위츠, 하반기 두 번째 ‘따블’ 기록…140%대 급등상장 철회·연기 사례 발생…공모주 투심 얼어붙어‘포스트 IPO’ 지수, 일주일간 7%↑…“정상화 구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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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IPO(기업공개) 시장이 하반기 들어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신규 상장주들 대부분의 주가가 공모가를 하회하고 있는 데다 ‘트럼프 리스크’로 국내 증시가 부진한 영향이다. 다만, 투자자들은 석 달 만에 ‘따블(공모가 대비 2배 상승)’을 달성한 위츠와 향후 공모주 시장에도 온기를 가져다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디비금융제13호스팩은 오전 11시 5분 기준 공모가(2000원)보다 66.50% 오른 333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날 개장 직후에는 125% 뛴 4500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시장 분위기를 바꾼 것은 위츠였다. 전력 전송 솔루션 기업 위츠는 지난 20일부터 27일까지 공모가(6400원)보다 140.31%(1만5380원) 급등했다. 이 기간 매수 주체는 개인투자자로 149억원어치를 사들였다. 반면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23억원, 125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앞서 위츠는 코스닥 시장 입성 첫날 삼성전자의 거래 대금 규모도 제치며 공모가 대비 129.53% 상승했다. 이는 지난 8월 21일 상장한 티디에스팜(300%) 이후 4개월 만의 최고 상승률이자 올 하반기 두 번째 ‘따블’ 기록이다.

    국내 공모주 시장은 올해 상반기까지만 하더라도 ‘따블’과 ‘따따블(공모가 대비 4배 상승)’을 기록하는 종목이 다수 배출됐지만, 하반기 들어서는 침체를 겪었다. 특히 이달 국내 증시에 신규 입성한 기업 가운데 더본코리아(51.18%)와 위츠를 제외한 탑런토탈솔루션(-23.67%), 에이럭스(-38.25%), 에이치이엠파마(-28.70%), 토모큐브(-37.06%), 에어레인(-23.52%), 노머스(-35.76%), 닷밀(-33.77%), 쓰리빌리언(-8.89%), 엠오티(-22%), 에스켐(-29.10%), 사이냅소프트(-24.53%), 알에프시스템즈(-29.23%) 등이 모두 상장 첫날 약보합 마감했다.

    공모 절차에서 상장을 철회·연기하는 사례도 잇따라 발생했다. 올해 하반기 IPO 시장 ‘최대어’로 꼽혔던 케이뱅크는 지난달 18일 금융위원회에 상장 철회신고서를 제출했으며 동방메디컬, 미트박스글로벌, 씨케이솔루션 등도 철회를 결정했다. 이 밖에 다원메닥스와 에이스엔지니어링 등은 예비 심사 청구를 자진 철회하기도 했다.

    이처럼 새내기주들이 최근 힘을 쓰지 못하는 이유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미 대선 승리에 따른 ‘트럼프 리스크’로 국내 증시의 변동성이 높아진 점과 신규 상장 종목이 급증하면서 나타난 수급 분산 이슈 등이 꼽힌다.

    조대형 DS투자증권 연구원은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단기 차익실현을 기대한 시장의 수요예측 참여에 따라 밴드가 상단을 초과해 공모가가 확정되는 현상이 이어졌다”면서도 “그러나 수요예측 이후 상장 시점에 확대된 시장 변동성과 급증한 신규 상장 종목에 따라 수급이 분산되며 주가는 부진한 흐름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이에 새내기주 대한 투자심리가 얼어붙은 가운데, 모처럼 ‘따블’을 기록한 종목이 나타나자 시장에서는 공모주 시장이 다시 회복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실제 신규 상장 종목들로 구성된 ‘KRX 포스트 IPO 지수’는 최근 일주일 동안 7.4%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IB 업계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는 공모주 시장이 과열됨에 따라 수요예측에 기관투자자들이 몰리면서 기업가치가 지나치게 높게 측정된 것이 문제였다”며 “하반기 새내기주들의 주가가 공모가를 하회한 것은 시장이 침체됐다기 보단 ‘정상화’ 구간으로 보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조 연구원은 “신규 상장 종목의 전반적인 주가 반등 시점은 앞당겨지고 있다”며 “신규 상장 종목의 특성상 단기 변동성이 크고 최근 상장일 주가 상승률은 제한적이지만 오히려 상장 이후 반등을 노리기 좋은 환경이라고 판단되며 단기 차익보다는 기업의 내용을 바탕으로 한 포스트(Post)-IPO 전략이 필요한 시기”라고 평가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공모주 시장의 부진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봤다.

    이창희 삼성증권 연구원은 “최근의 IPO 시장은 리스크는 커지고 수익률 달성이 매우 어려워지고 있는 모습”이라며 “투자자들의 수요예측 경쟁률은 높아지고 있지만, 의무 보유 확약 비율은 낮아지고 있으며 공모가 대비 큰 폭의 주가 하락이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향후 IPO 시장의 흥행 여부는 국내 주식시장의 지수 반등이 선행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며 “한동안 국내 IPO 시장에 대한 변동성은 확대될 것으로 예상돼 리스크 확대에 대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