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글로벌리서치에 경영진단실 신설미전실 해체 후 컨트롤타워 부재사업지원TF 한계 극복 차원관계사 경영 컨설팅 등 시너지 창출 본격화한종희-전영현-정현호 더불어 '라인업' 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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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이 관계사들의 경영 컨설팅 업무를 맡는 조직을 신설해 컨트롤타워 재건에 속도를 낸다. 최윤호 삼성SDI 사장이 삼성글로벌리서치 내 신설되는 경영진단실장으로 옮겨가 중책을 맡는다. 삼성전자에 한종희, 전영현, 정현호 부회장 등 3인과 함께 삼성을 잘 아는 OB(올드보이)들이 위기 극복을 위해 뭉쳤다는 평가다.28일 삼성글로벌리서치는 사장단 인사를 통해 최윤호 삼성SDI 대표이사 사장을 삼성글로벌리서치 내 신설되는 경영진단실장(사장)으로 위촉한다고 발표했다.경영진단실도 이날 날짜로 신설됐다. 이 조직은 관계사 경영진단과 컨설팅 기능을 수행하는 사장급 조직으로, 관계사의 요청에 따라 경영·조직·업무 프로세서 등을 진단하고 개선 방안 도출을 지원하는 전문 컨설팅을 맡는다.삼성글로벌리서치는 경영진단실 신설에 대해 "불확실한 경영 환경을 극복하고 새로운 도약의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관계사의 사업경쟁력 제고와 경영 건전성 확보 미션을 수행하게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재계에서는 이번 삼성글로벌리서치 경영진단실 신설이 과거 미래전략실(이하 미전실) 해체에 따른 한계를 돌파하기 위한 대안으로 보는 시각이 다수다.삼성전자 내 그룹 컨트롤타워 역할을 했던 미전실은 지난 2017년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사태를 계기로 해체했다. 이후 삼성전자 내에 사업지원TF와 금융 계열사의 금융경쟁력TF, 삼성물산 계열의 EPC TF 등이 사실상 미니 컨트롤타워를 맡아왔다.사업지원TF가 미전실을 대체해 지난 7년 여 동안 삼성의 대소사를 챙겼지만 그룹 전체의 시너지 창출과 역할 분담 등의 큰 그림을 그리는데는 한계가 여실히 드러났다는게 삼성 안팎의 공통적 평가다.이번에 신설된 경영진단실이 삼성전자 내부가 아니라 삼성의 글로벌 경영전략과 해외 유망 기업들에 대한 인수합병(M&A) 등과 같은 투자업무에 집중했던 삼성글로벌리서치에 세워진 것도 이런 맥락으로 풀이된다. 사업지원TF가 주요 현안과 당면한 과제와 전략 수립에 집중한다면 경영진단실은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계열사들이 사업 시너지와 투자 효율성을 갖출 수 있게 외부에 둔 제 2의 컨트롤타워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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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초대 수장을 맡은 최윤호 사장은 삼성그룹 내에서도 대표적인 전략통으로 불리는 인물로, 삼성전자와 전자 계열사 상황을 두루 알고 있는 적임자로 평가된다. 최 사장은 삼성전자 구주총괄 경영지원팀장과 미래전략실 전략팀, 사업지원TF를 거쳐 삼성전자 경영지원실장까지 역임했다. 그러다 지난 2021년 말 삼성SDI 대표이사로 이동해 어려운 대내외 환경 속에서 배터리 사업 성장의 토대를 만들어낸 핵심 경영진으로도 꼽힌다.이 같은 인사 조치로 삼성에 그야 말로 'OB(올드보이) 전성시대'가 시작됐다는 의미도 남다르다. 전날 삼성전자 사장단 인사를 통해 한종희 부회장과 전영현 부회장 투톱 시대가 본격화됐고 그 중에서도 전 부회장은 DS사업부문장에 더불어 메모리사업부장까지 직접 맡아 진두지휘하는 중책을 맡았다.사업지원TF장을 맡고 있는 정현호 부회장도 유임돼 한 부회장, 전 부회장과 함께 3명의 부회장이 모두 자리를 유지하고 유례없는 위기 상황의 삼성 살리기에 힘을 합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또 한 명의 OB 전략통 최윤호 사장까지 글로벌 전략 및 계열사 경영 효율화 선봉에 서면서 삼성의 OB 라인업이 완성됐다는 평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