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운임 1469.03포인트… 연중 최고치외국계, 수요 높은 중국에 집중HMM, 부산-LA 직기항 컨테이너선 긴급 투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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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운임이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선화주 간 희비가 갈리고 있다. 선사들은 과거 불황에서 벗어나 수익성 개선을 기대하고 있는 반면, 국내 수출업체들은 선박을 확보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내년도 운임 장기 계약을 앞두고 있는 만큼, 관련 협상에도 난항이 예상된다.
대표적 해운운임 지수인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지난 23일 기준 1469.03포인트를 기록했다. 전주보다 20.16포인트 상승하며 연중 최고치를 경신했다. SCFI가 1400선을 돌파한 것은 2012년 7월 이후 8년 만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SCFI는 3분기 이후 미주 노선을 중심으로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미주 동안의 8월 말 운임은 FEU(40피트 길이의 컨테이너 크기)당 4207달러로 2015년 이후 5년 만에 4000달러를 돌파했다. 같은 기간 미주 서안도 3639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같은 상승세는 코로나19 관련 상품을 비롯한 제품 수요가 회복세를 나타내면서 물동량이 크게 개선된 덕분이다. 코로나19로 해운사들이 인위적으로 노선을 줄였지만, 최근 미주 노선을 중심으로 화물 수요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여기에 3분기 성수기 효과와 유가 하락 등 호재가 겹치면서 운임이 크게 뛰고 있다.하지만 선사들과 달리 최근의 시황 상승세로 국적화주들은 물류난을 겪고있다. 해운 성수기에 진입하자 외국계 선사들이 수요가 높은 중국에 선박을 집중 배정하면서 국내 수출기업들은 선박 확보조차 어려운 상황이 됐다.
수출업계 관계자는 "선사들이 미국 경기 회복으로 인해 물량이 많은 중국에 선박을 우선 배정하고 있다"면서 "국내 기업들은 선박 확보가 어려워 수출 납기가 지연되는 등 차질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수출기업 지원을 위해 나선 건 국적선사 HMM이다. HMM은 10월 말 2척의 선박을 추가 투입하기로 했다. 이 선박은 중국 등 타 지역을 거치지 않고 부산~LA 구간만 직기항 서비스할 예정이다. 이는 지난 8월과 9월에 이어 세번째 긴급 추가 운항이다.
다만, 이같은 조치도 국내 기업들의 어려움을 해결하는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더 큰 문제는 내년도 계약 협상이다. 수출업체들은 통상 4분기부터 글로벌 선사들과 내년도 장기 계약 운임 협상을 시작하는데, 높아진 해운 운임 때문에 협상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그동안 불황에 허덕이며 어려움을 겪었던 선사들은 올해 운임을 근거로 내년도 계약을 체결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화주들은 최근 운임이 중국발 화물 운송 때문인 만큼, 이를 근거로 계약을 체결하는 건 과도하다는 주장이다.
운임이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선화주 간 미묘한 온도차가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해운업계에선 그간 해운사와 국내 수출기업들이 상생기조를 이어왔다면 이런 상황이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씁쓸한 뒷말도 나오고 있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과거 해운업계가 힘들 당시 화주들은 국적 선사 이용을 하지 않고 값싼 해외 선사를 선호했다"면서 "지금은 입장이 바뀐 상황이다. 외국 선사들의 운임 상승을 감당하기 어려워 국적선사에 도움을 요청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무역업계는 선사와 정부에 협력과 지원을 요청했다. 한국무역협회는 지난달 24일 국내 주요 대기업들을 포함한 수출기업들과 HMM, 머스크 등 주요 선사들이 참여한 민간 차원의 회의를 개최한 바 있다.
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의 '해운 서비스 수출 부진 현황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운송 서비스 수출액은 최근 10년간 연평균 3.9% 감소하며 2010년 세계 5위에서 지난해 11위로 하락했다. 2010년 390억달러였던 우리나라 운송서비스 수출액은 지난해 263억달러로 크게 감소했다.
무역협회 관계자는 "무역업계와 물류업계의 상생 발전을 위해선 국적선 적취율 제고가 우선적으로 필요하다"면서 "올해 도입한 '우수 선화주 인증제' 기준을 완화해 제도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