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1월부터 거점점포 전국 확대, '기업금융‧자산관리' 지점시너지 기대일각 “지점통폐합, 구조조정 신호탄”…우리은행 “구조조정 아냐” 선긋기지역본부 13개↓, 직할VG그룹 20개 신설, 본부장직 늘어 승진 확대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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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은행이 전국 영업점 840여개 중 자산 상위 110여곳을 '거점점포'로 지정해 인근 영업점 5~7개를 그룹으로 관리하는 'VG'(Value Group)체제를 시행한다.

    지난 2018년 7월부터 일부 지점에 ‘투게더 그룹(TG)’을 도입해 하나의 영업 거점(허브)에서 주변 4개의 소규모 영업점(스포크)을 지원하는 ‘허브 앤드 스포크’ 전략을 보완해 전국 영업점으로 확대하는 것이다.

    고객입장에서는 기업금융이나 자산관리 면에서 보다 전문적이고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내년 1월 4일부터 VG(Value Group) 체제로 영업점포를 운영해 기업금융과 자산관리 등 고부가가치 마케팅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VG는 영업점 간에 협업을 강화해 내부 경쟁을 완화하기 위한 것으로 개별영업점 단위 평가가 아니라 VG그룹 단위로 평가하고 영업점 간 인력교류도 유연하게 할 수 있다”며 “이를 통해 개별영업점 전문가들이 서로 협업해 고객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VG전략은 그동안 개별 영업점별로 움직였던 자산관리와 퇴직연금, 집단대출, 중소기업 영업 등을 VG단위로 확대, VG그룹별 관리와 권한이 늘어나게 된다. 특히 기업금융이나 자산관리 면에서 개별 영업점의 한계를 보완해 고객에게 더 전문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VG 전략이 점포와 인력통폐합으로 연결되고 구조조정까지 이어지는 게 아니냐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 우리은행 측은 “점포 축소가 아닌 현재 운영하는 영업점의 효율성을 높이는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에 따라 조직과 인사 변화 폭도 확대될 전망이다. 우리은행은 현재 33개 지역영업본부 아래 일반 영업점이 포진하고 있는데 지역본부를 20개로 축소하는 대신 직할 VG그룹이 20개 신설된다. VG장(본부장) 직급이 늘어나는 셈인데 내달 예정된 조직개편과 인사에서 승진인사가 소폭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은행권의 이같은 점포 혁신 실험은 이미 지난 2016년부터 시작됐다. 인접 영업점끼리 전면 경쟁을 자제하고 협업을 강화하기 위한 전략적 차원의 행보다.

    신한은행은 지난 2016년부터 리테일 영업점과 금융센터를 포함한 인근 6~7개 영업점을 그룹화해 ‘커뮤니티 협업체계’를 운영하고 있다.

    국민은행은 지난 2016년 파트너십 그룹(PG)을 통해 일정 지역의 6~7개 지점을 묶어 거점지점을 중심으로 영업하는 공동영업 체계를 운영하고 있으며, 하나은행 역시 이와 유사한 콜라보그룹을 통해 지점 협업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지점 간 협업 체계는 시너지 효과도 있으나 거점 점포장에게 권한이 집중되면서 인근 영업점 직원들의 인사평가나 영업점 경비 배분 등에서 잡음이 발생하고 있다”며 “일반영업점 직원들이 거점점포로 이동하고 싶어 혈안이 된 곳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