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기정통부 결정 아직도 '오리무중'… 사실상 11월 넘길 듯3G, LTE 가격 결정에 5G 투자 조건 연계는 '이중부과' 지적 부담LTE 15만국 8년 동안 확보… 5G는 2년만에 구축하라는 정부 빈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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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파수 재할당 대가 확정을 목전에 두고 극적 타결이 가능할지 주목된다.
이통사들에 대한 이중부담 논란이 거세지면서 비용은 그대로 유지하되 5G 기지국 설치 개수를 줄이는 것으로 타협을 볼 것이라는 관측이 높다.
27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주파수 재할당 대가 관련 막판 논의가 진행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정부가 제시한 최종안 확정 기한은 11월 말까지다. 이후 연말까지 이통사들에게 재할당 신청을 받겠다는 계획이었다.
이에 대해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11월 말에 최종 결정한다고 한 것은 계획일뿐, 일정이 변동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정부가 막판까지 고심하는 이유는 통신사들의 반발을 의식해서다. 앞서 정부는 LG유플러스의 2G 용도 20㎒ 폭을 제외한 3G, 4G LTE용으로 이용되고 있는 통신용 주파수 290㎒를 재할당하는 대가로 5년간 최대 4조4000억원을 책정했다.
단, 5G 기지국 15만국을 구축하면 약 3조2000억원만 내면 된다는 옵션을 제시했다. 12만~15만국을 구축하면 3조4000억원, 9만국~12만국은 3조7000억원, 6만~9만국은 3조9000억원이다. 2022년말까지 이 조건을 충족해야 옵션이 적용된다.
앞서 지난 17일 열린 공개 설명회에서 이통사들은 기지국 15만개 설치는 불가능한 수준이라고 입을 모았다. 특히 3G와 LTE 재할당 주파수 가격을 결정하면서 5G 주파수 대역의 무선국 투자 조건을 연계하는 것은 '이중부과'라고 지적했다.
김용희 숭실대학교 교수는 "기초가 3조2000억원이 어떻게 도출됐는지 설명이 필요하다"며 "5G에 대한 투자는 사업자의 영역인데 정부가 강제하고 투자를 더 많이할수록 인센티브처럼 깎아주는 것이 바람직한지에 대해 논의가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15만국은 LTE 구축 당시 8년 동안 확보한 결과로, 같은 숫자의 5G 무선국을 2년만에 구축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 측에서는 이통사들의 저항이 이렇게까지 심할 줄 몰랐던 것 같다"면서 "이통사를 비롯해 언론까지 이번 안에 대해 비판을 이어가자 정부 역시 적잖이 당황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
이런 상황에서 정부도 앞서 제시한 안을 고수하기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최종안에는 이통사들의 의견이 어느정도 반영될 것이란 예상이다. 당시 토론회에 참석한 한 전문가의 말에 따르면 금액 대신 기지국 설치 개수를 낮추는 것이 유력해 보인다.
해당 전문가는 "오랜기간 논의 끝에 나온 기준인 만큼, 가격을 깎지는 못하고 조건으로 제시한 기지국 설치 개수를 낮추지 않을까 예상한다"면서 "꼭 절대 금액을 받겠다는 기준이 있는 이상, 금액은 양보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고 귀띔했다.
이통사들도 입장을 충분히 전달한 만큼, 이제는 기다리는 일만 남았다고 말하고 있다. 칼자루는 정부가 쥐고 있는 만큼, 비용은 그대로 유지하되 기지국 구축 수라도 줄여달라는 요구다. 정부가 현실적인 기준을 내놓으면 받아들일 수 있다는 입장이다.
사실 정부와 이통사 모두 '모 아니면 도' 식의 극단적인 상황은 바라지 않고 있다. 이같은 갈등이 지속되면 정부와 이통사는 물론이고 고객까지 피해를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통신사 관계자는 "정부도 가이드라인을 현실에 맞게 어떻게 적용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는 것 같다"면서 "이미 사업자들은 해당 사안에 대한 입장을 전달했고, 과기정통부의 현명한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김용규 한양대학교 교수는 "정부가 제시한 안은 주파수 재할당 연구반에서의 많은 논의 끝에 나왔으며, 정부도 나름대로 상당히 고심하고 발표했다"면서 "정부가 토론회 당시 나왔던 여러가지 의견들을 검토한 뒤 곧 최종안을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