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시즌 종료, 가입자 이탈 상쇄 취지구독자 부담 증가 흐름, 역효과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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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빙이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업계를 대표하는 넷플릭스 정책을 벤치마킹하고 있다. 광고요금제 도입으로 성과를 낸 것에 이어 ‘계정공유 금지’ 도입도 검토 중이다.18일 업계에 따르면 최주희 티빙 대표는 3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을 통해 계정공유 제한을 고려한다고 전했다. 최 대표는 “넷플릭스가 계정공유 금지를 단행하면서 15~20% 가입자 증가를 이끌었는데 우리는 아직 시작하지 않아서 이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계정공유 금지는 넷플릭스가 2022년 하반기부터 언급한 정책으로, 시장 침체와 구독자 정체현상을 개선하기 위한 방안으로 사용됐다. 시범운영을 시작한 초기에는 가입자 반발에 부딪혔지만, 결과적으로는 가입자 증가에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왔다.넷플릭스는 지난해 11월부터 국내에서 같은 IP를 쓰지 않으면 계정을 공유할 수 없도록 하는 정책을 시행 중이다. 같은 가구가 아닌 계정과 공유 상태를 유지하려면 한 명당 추가 요금 5000원씩을 지불해야 한다. 디즈니플러스도 9월부터 미국과 유럽 등 일부 국가에서 추가 요금을 부과하는 계정공유를 시행하는데 한국은 적용 대상에서 제외됐다.앞서 티빙은 넷플릭스가 먼저 선보인 광고요금제를 도입한 바 있다. 한국프로야구 온라인 독점 중계권을 확보하며 무료 중계에 익숙한 이용자들의 반발을 잠재우기 위해 개막에 맞춰 광고요금제를 선보였다. 가격은 월 5500원으로 넷플릭스 광고요금제 가격과 동일하게 설정했다.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조사업체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10월 티빙의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는 810만명을 기록하면서 성공을 거뒀다. 이는 전년 동기(561만명) 대비 44.2% 증가한 수치로 역대 최대 수치다. tvN 드라마 ‘정년이’ 등 오리지널 콘텐츠의 힘도 있었지만, 포스트시즌까지 흥행을 기록한 한국프로야구 효과를 톡톡히 봤다는 평가가 나온다.가입자 성장을 이끈 프로야구 시즌 종료로 가입자 이탈이 현실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최 대표는 “야구 경기가 있던 날 기준 전체 트래픽의 5~10%가 빠진 정도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계정공유 제한은 이탈분을 만회할 카드로 풀이된다. 시즌 종료 후 야구 시청 트래픽이 줄어드는 것을 막을 수는 없지만, 가입자 규모는 유지하겠다는 방침으로 풀이된다. 현실화된다면 넷플릭스 방식처럼 공유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추가 요금을 지불하는 형태가 유력하다.다만 적잖은 후폭풍도 예상된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이 발간한 ‘OTT 서비스 변화에 대한 이용자 반응 보고서’에 따르면 계정공유 제한 정책 시행 시 공유 이용자 63.7%는 해당 OTT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겠다고 응답했다. 평균 2개 이상 OTT를 구독하고, 요금이 지속 인상되는 등 부담이 커지는 상황에서 정책을 시행한다면 역효과가 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업계 관계자는 “디즈니플러스 등 해외 OTT는 수익성 개선을 위해 구독료 인상과 계정공유 금지 정책을 내놓는 것과 동시에 일시적인 연간 구독료 할인 프로모션도 병행하고 있다”며 “야구를 대체 할만한 킬러 콘텐츠 없이 계정공유 금지 정책을 시행한다면 오히려 가입자 이탈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