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회장 5명 중 4명이 관료(官) 출신'공공기능' 금융위 관리 받는 태생적 한계출범 10년 앞두고 내부인사 기용 주장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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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수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이 은행연합회장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차기 농협금융 회장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지금껏 농협금융 회장이 대부분 관 출신이었던 만큼 차기 후보군도 관 출신을 중심으로 거론되고 있다.하지만 농협금융이 출범 10년을 앞두고 5대 금융지주로 성장한만큼 '관치'에서 벗어나 내부 출신을 기용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30일 금융권에 따르면 차기 농협금융 회장에는 전직 관료들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손병두 전 금융위 부위원장, 진웅섭 전 금융감독원장, 서태종 전 금감원 수석부원장, 정은보 한미방위비분담 협상대표 등이다.신임 회장으로는 관료 출신이 주로 거론되는 것은 농협금융의 역대 회장 5명 중 4명이 모두 관료 출신이었던 영향이 크다.특히 초대 회장인 신충식 전 회장은 농협중앙회 전무이사 출신으로 농협의 신경분리를 진두지휘한 뒤 3개월여 만에 신동규 2대 회장에게 자리를 물려줬다. 1년 이상 임기를 채운 농협금융 회장은 모두 관료 몫이었던 셈이다.이후 신동규 전 수출입은행장, 임종룡 전 기획재정부 1차관, 김용환 전 수출입은행장, 김광수 전 금융위 금융서비스국장이 차례로 농협금융 회장을 지냈다.농협금융 회장을 관료출신이 꿰찬 것은 태생적인 원인이 있다. 농협금융은 농협중앙회가 지분 100%를 소유하고 있으나 정책 자금을 운영해 금융위의 관리를 받는다. 설립법상 공공기관은 아니지만 공공 성격이 강한 탓에 관 출신 회장이 유독 많았다.관료 출신에게는 민간 금융지주 회장 경력을 쌓을 기회가 돼 인기가 많다. 다른 금융지주보다 자회사에 대한 권한은 적으나 고액 연봉에다 금융사 경력이 없어도 선임될 수 있어 회장직을 희망하는 사람이 많다.일각에선 내부 출신 회장에 대한 목소리도 터져 나오고 있다. 코로나19 속 농협금융 계열사 실적이 양호한 데다 계열사 내 후보군이 충분히 갖춰졌다는 주장이다.최근 주요 금융협회장 자리를 관피아(관료와 마피아 합성어)가 독식하면서 '낙하산'에 대한 여론이 좋지 못한 점은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손해보험협회장에 정지원 전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취임했고, 생명보험협회장에는 정희수 보험연수원장이 내정됐다. 정 원장은 3선 의원 출신이다.이에 금융권 한 관계자는 "농협금융 내에서는 내부 출신에 대한 기대가 높지만 이성희 농협중앙회장의 의중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 개각을 비롯해 공석인 한국거래소 이사장 인사, 내년 금융감독원장 자리 등 여러 자리가 맞물려 농협금융 회장 후보군이 달라질 것"이라 덧붙였다.한편 농협금융은 지난 27일 임원후보추천위를 열고 경영승계 절차에 들어갔다. 절차 개시일 이후 40일 이내 최종 후보자를 추천해야 하며 신임 회장은 농협금융 주주총회서 최종 선임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