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악재 속 '삼성·애플' 스마트폰 사업 굳건5G 본격 개화, 기판 사업 외형성장 이어가미래먹거리 '전장사업' 확장 속도… 사업다각화 주력
  • ▲ ⓒLG이노텍
    ▲ ⓒLG이노텍
    스마트폰 산업이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에도 불구하고 삼성과 애플 등 프리미엄 제조사들의 선전으로 선방했다는 평가다. 이에 삼성전기와 LG이노텍 등 부품업계도 카메라모듈 사업에 힘입어 코로나19 악재를 뚫고 호실적을 거뒀다.

    또 5G 확산에 따른 패키지기판 사업이 성장하고 있는 가운데 전장사업 전한에도 속도를 내면서 사업다각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코로나 불구 '갤럭시·아이폰' 승승장구

    코로나19 국면으로 스마트폰 산업은 해외 생산시설이 일부 셧다운되는 등 어려움을 겪으면서 부품업체들의 동반 부진도 우려됐다. 하지만 스마트폰 시장이 예상 외로 선전하면서 삼성전기와 LG이노텍도 호실적을 이어갔다.

    먼저 웃은 쪽은 LG이노텍이다. 주요 매출처인 애플이 스마트폰 비수기인 상반기에 출시한 보급형 모델 '아이폰SE2'가 흥행하면서 호실적을 거뒀다.

    실제 LG이노텍 광학솔루션 부문의 2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2% 증가한 9296억원을 기록했다. 2분기는 통상 카메라모듈 수요가 크게 줄어드는 시기지만, 아이폰SE2 출시와 함께 고화소 카메라모듈 및 3D센싱모듈 등 제품 라인업 확대와 안정적 생산 관리를 통해 시장의 우려를 씻는 양호한 실적을 거둔 것으로 분석된다.

    3분기에는 애플의 플래그십 모델인 '아이폰12' 시리즈의 출시가 지연되면서 실적 공백이 생겼지만, 지연된 물량이 4분기에 고스란히 지연되면서 역대 최대 실적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김지산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LG이노텍이 트리플카메라와 라이다(LiDAR) 스캐너 모듈을 주도적으로 공급하는 아이폰12 프로 모델이 인기를 끌고 있고,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한 상황이 이어질 것"이라며 "내년 2분기까지 이어질 아이폰12 사이클에서는 판가, 물동량, 가동률, 수율 등에서 전반적으로 긍정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상반기 주춤했던 삼성전자의 갤럭시 시리즈는 하반기 들어 가파른 회복세를 보였다. 삼성전자는 올 하반기 들어 갤럭시노트20, 갤럭시Z폴드2에 이어 갤럭시S20 FE(팬 에디션) 언팩을 잇따라 개최하며 시장 공략에 속도를 냈다.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올 3분기 스마트폰 출하량은 7980만대로, 전년 동기 대비 7820만대로 성장했다. 시장점유율은 22%를 기록, 2위 화웨이와 격차를 8%p로 벌렸다.

    갤럭시 시리즈 흥행을 바탕으로 삼성전기 실적도 호조를 보였다. 삼성전기는 3분기 매출 2조2878억원, 영업이익 302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2%, 59.9% 증가했다.
  • ▲ 삼성전기 수원사업장. ⓒ삼성전기
    ▲ 삼성전기 수원사업장. ⓒ삼성전기
    ◆5G 확산이 이끈 '블루오션' 패키지기판 성장

    지난해 개화된 5G가 빠르게 확산되면서 삼성전기와 LG이노텍의 패키지 기판 성장도 돋보이고 있다.

    밀리미터파(mmWave) 안테나기판(AiP) 시장은 올해 1억달러에서 내년 3억5000만달러, 2022년 6억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기는 올 3분기에 28㎓ 대역인 mmWave용 고사양 안테나 모듈 공급을 시작했다. 5G mmWave가 아직 시장 초기 단계지만, 신규 서비스 및 어플리케이션의 등장으로 해당 제품의 채용이 점차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며 향후 다양한 거래선으로 사업을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삼성전기 관계자는 "5G용 안테나 기판은 기술력이 요구되는 고다층 기판으로 생산능력(CAPA) 잠식이 큰 제품이기에 소수의 업체만이 대응 중에 있으며, 삼성전기는 올 초부터 보완투자 및 제품 믹스 개선을 통해 필요 CAPA를 사전에 준비했다"며 "향후에도 생산성 개선 및 적절한 CAPA 확대 등을 통해 증가하는 고다층 5G용 기판의 시장 수요에 적극 대응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LG이노텍도 모바일·IoT 통신용 반도체 기판인 RF-SiP를 중심으로 성장하고 있다. RF-SiP는 스마트폰, 웨어러블 기기의 통신칩, AP 등을 메인기판과 연결해 전기신호를 전달하는 부품이다. 이 제품은 LG이노텍이 지난해 글로벌 시장 점유율 32%를 차지하는 등 2018년부터 글로벌 1위를 이어오고 있다.

    5G 및 폴더블폰 확산, 반도체 메모리 용량 증가로 최첨단 반도체 기판에 대한 수요가 지속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LG이노텍은 지난 7월 기판소재사업 신규시설투자에 1274억원을 투입, 통신용 반도체기판 수요에 대응하고 있다.

    ◆전장사업 확장 시동… 사업다각화 주력

    삼성전기와 LG이노텍은 미래 먹거리로 점찍은 전장사업에 박차를 가하면서 사업 다각화에 주력하고 있다.

    삼성전기의 경우 전장용 적층세라믹케패시터(MLCC) 매출 비중을 올 4분기 10% 이상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삼성전기는 그간 IT용 MLCC 위주로 성장해왔지만, 최근 스마트폰 산업의 성장이 정체되고 있어 전장 MLCC를 통해 점유율을 늘려간다는 방침을 세웠다.

    시장에서는 IT용 MLCC 시장의 연평균성장률(CAGR)이 5% 미만인 반면, 전장용은 25% 이상인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삼성전기는 2018년 전장사업 확대를 위해 5733억원을 투자해 중국 천진에 MLCC 생산공장을 신축했다. 다수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이 중국에 공장을 두고 있는 만큼 중국 시장 내 전장용 MLCC 사업의 성장성이 클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부산에도 전장 전용 생산라인을 구축하면서 전장용 MLCC 사업을 육성하고 있다.

    삼성전기는 3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상반기에는 자동차 수요가 약세였지만, 3분기부터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며 "3분기 전장용 MLCC 매출 비중은 약 10% 못미치는 수준이지만, 4분기 지속적인 매출 성장이 예상돼 매출 비중 10% 이상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LG이노텍은 경쟁력을 잃은 일반 조명사업을 접고 차량용 조명에 집중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지난해 LED 사업부를 축소하면서도 차량용 조명 사업에 대해서는 차량LS 사업담당을 따로 둔 것도 이 때문으로 풀이된다.

    LG이노텍의 차량용 조명 사업은 지난 2014년 자체 브랜드 '넥슬라이드' 출시로 본격화됐다. 넥슬라이드는 차량용 플렉서블 입체조명으로, 주간주행등과 후미등 같은 차량 외장 램프에 장착해 빛을 내는 광원으로 쓰인다.

    LG이노텍은 고부가 제품인 차량용 조명 모듈에 역량을 집중하며 사업 포트폴리오를 한층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이와 함께 적자 사업 정리를 통한 회사 전체의 수익성도 적극 개선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LG이노텍의 전장부품은 해외생산 공장 확장 과정에서 나온 수율 손실, 고정비 상승 등이 점차 해결되고 저가 수주 물량이 많이 해소되면서 4분기에는 손익분기점(BEP) 근처까지 올라오고 내년에는 연간 흑자가 기대된다"며 "내년 전장부품 매출액은 1조3000억원 규모로, 매년 수백억원 수준의 적자를 면하면 실적 개선에 큰 보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