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21개 기업에 마이데이터 예비허가경쟁관계서 디지털 혁신 파트너로 '변신'산업은행은 토스, 신한은행은 넥슨과 '맞손'
  • 올해 금융권의 마이데이터 경쟁의 키워드는 '협업'이다. 

    1월 말 본허가를 앞두고 일찍이 시중은행을 포함한 21개 기업이 금융당국으로부터 예비허가를 받았다. 시장 조기 선점을 위해 금융권은 빅테크나 정보통신기업(ICT) 기업과 협업에 적극적이다. 

    '마이데이터'라는 새로운 시대를 맞아 독자생존을 꿈꾸기 보단 디지털경쟁에 우위에 있는 빅테크와 협업을 통해 온·오프라인을 넘나드는 새 플랫폼을 마련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 게임회사·통신사 등과 손잡고 MZ세대 겨냥 

    신한은행은 디지털 혁신의 파트너로 '넥슨'을 공개했다. 얼핏보면 금융과 게임의 '결합'이지만 실상은 MZ세대를 겨냥한 새로운 고객 경험의 예고편이다. 

    진옥동 신한은행장은 경기도 판교의 넥슨 본사를 직접 방문, 비대면으로 업무협약을 맺었다. 두 회사는 앞으로 ▲AI(인공지능) 데이터 기반 신규사업 발굴 ▲금융인프라 기반 결제 ▲금융·게임 연계한 콘텐츠 개발 등을 추진하게 된다.  

    KB금융 역시 게임회사인 엔씨소프트와 합작법인 출범을 앞두고 있다. 주식투자도 AI 시대가 열린 만큼 간편투자의 증권사 진출을 준비하는 모습이다. 

    앞서 윤종규 KB금융 회장은 "KB금융이 업종 간 경계를 넘어 빅테크와 디지털경쟁을 벌이겠지만 금융플랫폼에서도 넘버원이 되도록 구체적 계획을 가지고 실행할 것"이라 밝힌 바 있다. 

    하나금융은 SK텔레콤과 손잡고 2016년 핀테크 기업인 핀크를 설립해 모바일 기반 생활금융 플랫폼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하나금융은 또 하나의 디지털 전환을 준비중이다. 네이버 손자회사인 라인파이낸셜아시아와 손잡고 인도네이사 라인뱅크를 내년 2월 오픈 준비 중이다. 라인 메신저를 활용한 인도네시아 '라인뱅크'는 금융사와 빅테크 간 최초의 디지털 뱅크 설립 사례가 될 전망이다. 

    우리금융은 통신기업인 KT와 마이데이터 합작회사를 설립했다. 두 회사는 인터넷전문은행인 케이뱅크 주요 주주로서, 금융업 노하우와 AI 기술을 함께 향상시킬 수 있는 AI 인재 육성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 ▲ 산업은행 이동걸 회장이 산은 본점에서 비바리퍼블리카(토스)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있다. ⓒ산업은행
    ▲ 산업은행 이동걸 회장이 산은 본점에서 비바리퍼블리카(토스)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있다. ⓒ산업은행
    ◆ 산업은행·기업은행, 각각 토스·네이버와 '맞손' 

    국책은행도 디지털금융 활성화에 적극적이다. 직접 마이데이터 사업을 신청하진 않았으나 해당 사업 진출에 적극적인 빅테크와 결합을 통해 시중은행에 뒤쳐지지 않는 금융을 선보이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산업은행은 최근 플랫폼 기업인 비바리퍼블리카(토스)와 '핀테크 기술협력 및 금융/비금융 상품·서비스 공동 개발, 판매를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의 높은 신뢰와 안정성을 바탕으로 새로운 금융상품 및 서비스 출시를 앞두고 있다. 

    두 회사는 이번 업무협약으로 ▲핀테크 기술에 기반한 비대면 거래 확대 ▲수신상품 판매 및 제휴 신상품 공동개발·마케팅 협력 ▲마이데이터 협력 등을 예고했다. 

    기업은행은 네이버클라우드와 디지털 금융 혁신을 위한 협약을 맺었다. 앞으로 두 회사는 클라우드, 인공지능 분야에서 협력하게 된다. 금융 혁신 기술과 아이디어를 보유한 스타트업을 발굴해 협업하겠다는 구상도 함께 내놨다. 

    하나금융투자 김효섭 연구원은 "언택트 기조 확산으로 디지털 전문은행 수요 증대는 유지될 것"이라며 "기존 은행들은 핀테크 친화적 정책기조에 맞춰 새로운 경쟁 상대에 대비, 디지털 혁신금융 전략 방안을 강구해야할 것"이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