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진 이달에만 10차례 자사주 매입책임경영 강화·주주가치 제고 의지 반영 실적 개선세 뚜렷, 배당 확대 기대 높아져
  • 대신증권이 주주친화 경영에 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시장에서는 배당 확대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거래대금 급증으로 뚜렷한 실적 개선세가 나타난 데다 경영진의 주주가치 제고 의지가 강한 만큼 배당성향 확대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대신증권 오너가 양홍석 사장은 이달 10차례에 걸쳐 자사 보통주 8만주를 장내 매수했다. 결제일 기준 평균 주가가 1만2000원 후반대인 점을 고려하면 매입 규모는 약 10억3000만원이다. 이로써 양 사장의 대신증권 지분율은 작년 말 9.08%(보통주 기준·461만498주)에서 9.24%(469만498주)로 0.16%포인트 증가했다. 

    양 사장의 자사주 매입은 주주가치 제고와 책임경영에 대한 의지가 강하게 반영됐다. 앞서 코로나19 충격으로 주가가 급락했을 당시에도 꾸준히 추가 매수에 나섰다. 

    회사 차원의 자사주 매입도 이어졌다. 지난해 9~12월 대신증권은 자사 보통주 300만주를 약 398억원에 취득했다. 작년 12월 30일 기준 대신증권 자사주 지분율은 28.74%에 달한다. 우선주의 경우 16.75%다.

    대신증권은 22년 연속 현금배당을 실시하며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을 펼쳐왔다. 2002년부터는 자사주 매입을 통해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노력을 지속했다. 

    오익근 대표는 지난해 3월 주주총회에서 "회사의 성장을 통해 주주가치를 제고하는 선순환 사이클을 만들어 가겠다"며 "일상적인 경영환경 아래에서는 별도재무제표 기준으로 30∼40% 수준의 배당 성향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지난해 하반기 주식투자 열풍에 힘입어 호실적을 거두면서 2020 회계연도 배당 규모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졌다. 

    대신증권의 지난해 3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900억원, 718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보다 각각 2528.0%, 843.4% 급증했다. 3분기까지 누적 실적은 영업이익 1266억원, 당기순이익 906억원으로 집계됐다. 

    직전 분기 라임펀드 관련 선보상 지급, 나인원한남의 종합부동산세, 재산세, 감가상각비 등으로 938억원의 일시적 비용이 발생하면서 283억원의 순손실을 냈지만, 단숨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2019 회계연도 배당성향(당기순이익 중 배당금의 비율)은 73.5%다. 전년 32.3%와 비교하면 무려 41.1%포인트 증가했다. 수익성 악화에도 배당 규모를 늘린 영향이다. 지난 2019년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997억원, 940억원으로 전년 대비 37.1%, 33.2% 감소했다. 보통주 1주당 배당금은 직전 회계연도(620원)보다 61.3% 증가한 1000원으로 정했다. 

    당시 배당금 증액 결정은 코로나19 이후 주가 급락에 따른 주주 보상 차원에서 이뤄졌다. 

    증권가에서는 증시 거래대금 증가로 호실적을 거둔 만큼 주주가치를 위한 배당 확대에 나설 것이란 기대감도 적지 않다. 구경회 SK증권 연구원은 "향후 배당성향을 높일 경우 주가 상승여력은 더 확대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더욱이 양 사장이 지분 확대에 공격적인 행보를 이어오는 점도 이 같은 해석을 뒷받침한다. 지난 2019년 하반기부터 작년 상반기까지 양 사장은 지분 매입을 위해 보유하고 있던 대신증권 주식을 담보로 대출을 받았다. 초기 차입금으로 주식 확보에 나섰지만, 최근 본인 자본으로 지분을 늘려오고 있다. 

    현재 양 사장(지분율 9.24%)을 비롯한 특수관계자의 지분율은 14.17%다. 작년 초 12%대보다 2%포인트 넘게 확대됐지만, 오너일가 지분율이 절대적으로 높지 않은 만큼 안정적인 오너십을 확립하기에 추가 지분확보가 필요하다는 시각이다.  

    올해 배당 계획과 관련해 대신증권 관계자는 "오는 3월 주주총회가 예정돼 있으며, 보통 한 달 전 임시 이사회에서 결정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