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LH 사장 후보자 재추천 요청""역량 갖춘 적격자 없다" 평가 눈길
  • ▲ 김세용 SH 사장.ⓒ뉴시스
    ▲ 김세용 SH 사장.ⓒ뉴시스
    국토교통부가 임명절차를 진행 중이던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 후보자가 집단 땅 투기 의혹이 불거진 현 상황을 헤쳐나가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원점에서 재추천을 받기로 했다.

    국토부는 LH 임원추천위원회에 사장 후보자 재추천을 요구하겠다고 12일 밝혔다. 엄중한 현재의 LH 사태를 고려할 때 후보자 중 충분한 역량을 갖춘 적격자가 없다는 이유를 들었다.

    LH는 변창흠 사장이 국토부 장관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사장이 공석이 되자 지난해 12월29일부터 공모를 진행했고, 최근 기획재정부 공공기관운영위원회(공운위) 심의를 거쳐 후보자를 통보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국토부는 구체적인 후보자 인적사항을 밝히지 않았지만, 공모과정에서 김세용 서울주택도시공사(SH) 사장과 허정도 LH 상임감사 등 2명이 유력한 후보로 거론됐다. 지난 9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현안질의에선 정의당 심상정 의원이 출석한 변 장관에게 "김세용 SH 사장이 공석인 LH 사장에 내정됐느냐"고 질의하기도 했다.

    국토부의 이번 결정은 LH 직원들의 집단 땅 투기 의혹 속에 변 장관마저 이날 오후 갑자기 사의를 표명한 상황에서 이뤄져 눈길을 끈다. 공공주도개발의 중심축인 LH가 흔들리는 상황에서 또 따른 구심점인 SH의 현 사장마저 '부적격자'로 낙인찍힐 상황에 부닥쳤기 때문이다.

    김 사장은 고려대 건축학과 교수 출신으로 2018년 당시 변창흠 사장 후임으로 SH 사장에 임명됐다. 김 사장이 LH 사장으로 낙점되면 변 장관에 이어 SH 사장에서 바로 LH 사장으로 자리를 옮기는 두 번째 사례가 될 수 있었다.

    김 사장이 사실상 인선 막바지에서 고배를 마신 것은 LH 땅 투기 의혹이 일파만파 퍼지는 가운데 SH도 부동산 관련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은 지난 8일 기자회견을 열고 "SH 사장 출신 변 장관과 김 사장은 서울시 부동산 적폐의 양대 축"이라며 "변 장관과 김 사장이 SH 사장으로 재직하던 시절 쥐꼬리 공급·바가지 분양가·원가 은폐 등 부동산 적폐 3종이 구현됐다. 문재인 대통령은 면밀히 살펴서 인사조치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더불어 김 사장은 다주택 논란도 불거져 최종 국토부 장관 제청단계에서 미역국을 먹은 것으로 전해졌다. 심상정 의원은 지난 9일 "김 사장은 전국에 땅을 많이 가진 부동산 부자"라며 "이분을 차기 LH 사장으로 임명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지적했다.

    김형석 국토부 토지정책관은 "임명절차를 신속히 진행할 수 있게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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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토부.ⓒ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