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타 '오너 악몽' 벗을까… 이상직 체포동의안 국회 통과

이스타항공 창업주인 이상직 무소속 의원의 체포동의안이 가결됐다. 안건 통과에 따라 이 의원은 구속 상태로 수사를 받게 된다. 이 의원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관련법과 정당법 위반 등의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의원의 구속은 이달 말 진행될 이스타항공 재매각에도 영향을 줄 전망이다. 법원 주도의 스토킹호스 매각(사전 수의계약)을 진행하던 이스타는 원매자 부재로 현재 공개 매각을 준비 중이다. 이에 앞서서는 제주항공과의 인수합병이 무산됐다.

국회는 21일 이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을 통과시켰다. 전체 255표 중 찬성 206표로 가결됐다. 반대는 38표, 기권은 11표로 집계됐다. 체포동의안은 재적의원 과반의 출석과 출석 의원 과반이 찬성해야 통과된다.

그간 이 의원 관련 논란은 이스타항공의 매각 걸림돌로 작용했다. 이른바 ‘이상직 리스크’로 회자되며 잠재 인수자들은 입찰 막판에 계획을 거뒀다. 관심을 갖던 인수 측은 관련 논란이 이후 경영정상화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을 우려했다.

공개 매각은 이달 말 이뤄진다. 회사 측은 매각 무산을 우려해 이 의원 관련 논란에 대해 선을 긋고 있다. 최근 이스타항공은 서울회생법원에 신고된 채권 중 일부 채권에 대해 '전액 부인' 의사를 표명한 것으로 전해진다.

해당 채권은 이 의원 측근이 보유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스타홀딩스(6억원) △이스타포트(19억6000만원) △IMSC(35억원) △이스타젯에어서비스(65억원) 등이 이에 해당한다.

지난달 이스타 채권신고 당시 정치권과 업계는 “이상직 의원이 사태에 대한 책임감 없이 매각금 챙기기에 급급하다”는 비판을 냈다. 회사 측의 채권 부인은 이같은 여론을 고려한 판단으로 풀이된다.

재매각 성사 가능성에 대한 업계 시각은 반반이다. 가장 큰 리스크 였던 이 의원 관련 논란을 덜어 매각이 수월할 것이라는 전망이 있는 반면, 회사 부실이 상당해 높은 가치를 평가받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상직 의원의) 구속 결정으로 매각 관련 리스크를 상당 부분 덜어냈지만, 이스타 자체 경쟁력은 의문”이라며 “코로나19 이후 항공산업 재편, 시장 내 구조조정 등을 고려할 경우 인수 측은 보수적인 판단을 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회생 법원은 이스타항공의 존속가치보다 청산가치를 더 높게 평가했다. 법원은 이스타항공의 존속가치를 5억6546억원으로 봤다. 청산가치는 24억9737억원이다. 수치상으로는 청산가치가 높아 회사를 접는 것이 더 효율적이다. 

보통 기업 회생은 존속가치가 높은 기업을 대상으로 하지만, 이스타는 코로나19 특수성을 고려해 회생을 결정했다. 여기에 2000억원에 달하는 부채와 수백억 대의 운항 준비비를 추가할 경우 인수자의 부담은 더욱 커진다.

한편, 이 의원의 체포동의안 가결은 헌정사상 15번째다. 21대 국회에서는 민주당 정정순 의원에 이어 두 번째다. 앞서 전주지검은 이 의원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은 지난 15일 국회에 접수됐다. 국회는 체포동의안 접수 후 24~72시간 이내에 본회의를 열어 표결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