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 줄줄이 신임 대표 선임, 분위기 반등 나서위메프, 이베이코리아, 롯데온 등… "쇄신 드라이브"온·오프라인 경쟁 심화에 불가피한 선택 목소리
  • ▲ 하송 위메프 대표, 전항일 이베이코리아 대표, 이제훈 홈플러스 대표, 나영호 롯데온 대표ⓒ각사
    ▲ 하송 위메프 대표, 전항일 이베이코리아 대표, 이제훈 홈플러스 대표, 나영호 롯데온 대표ⓒ각사
    유통업계에 거친 ‘인사 태풍’이 몰아치고 있다. 침체된 내부 분위기를 끌어올리고 새로운 ‘혁신’ 동력을 마련하겠다는 의지와 함께 더욱 치열해지는 온·오프라인 경쟁 속에서 업체들의 위기감이 인사를 통해 고스란히 나타나고 있다는 평가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유통업계에서 단행한 인사를 보면 신임 대표이사 선임으로 분위기를 반등을 꾀하는 업체가 늘고 있다. 

    위메프는 지난 2월 초 신임 대표이사 사장에 하송 부사장을 선임했다. 위메프 대표이사 자리는 지난해 8월 박은상 대표가 물러난 이후 약 6개월간 공석이었다. 하 부사장이 그동안 대표이사 직무대행으로 활동했다.

    위메프는 대표를 새로 선임하고 미래 전략을 다시 그렸다. 하송 대표는 취임 직후 “사용자(user) 관점에서 경쟁력 있는 플랫폼이 될 수 있도록 기술 고도화하겠다”고 밝혔다. 

    큐레이션 등이 가능한 플랫폼을 위해 기술에 투자하고, 사용자가 느낄 수 있는 수준으로 가격 경쟁력 있는 상품도 제공하겠다는 설명이다. 앞서 2019년 투자받아 아직까지 사용처를 구체화하지 못했던 3700억원도 기술 고도화 등에 사용될 전망이다. 

    사내 분위기에도 변화를 주고 있다. 기존 직급 체계를 폐지하고 부장 이하 구성원 호칭을 ‘매니저’로 일원화했다. 대외적으로는 기존에 적용하던 상품별 차등수수료 대신 모든 카테고리에 2.9%의 수수료를 적용하는 정률제 제도를 시행해 경쟁력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매각을 앞둔 이베이코리아도 지난달 신임 대표로 이베이재팬 전항일 사장을 선임했다. 지난 8년간 이베이코리아를 이끌어온 변광윤 대표는 퇴임했다. 

    전 대표는 롯데백화점, LG상사, 삼성물산 등 국내 대기업에서 영업, 마케팅 등 다양한 업무역량을 쌓아 온 전문경영인이다. 2003년 이베이코리아에 입사해 2016년 이베이코리아 영업본부장을 거쳐 2018년 이베이재팬 대표로 취임했다. 이베이재팬 실적을 2년 만에 두 배 이상 성장시키는 높은 성과를 낸 바 있다. 

    전 대표는 지난 8년간 이베이코리아를 국내 전자상거래 대표기업으로 키워낸 변 대표의 성과를 이어받아 다시 한번 경영 능력을 입증해야 할 중책을 맡고 있다.

    롯데그룹도 지난 12일 나영호 전 이베이코리아 전략기획본부장을 롯데온 e커머스사업부장으로 임명했다.

    그는 2007년부터 이베이코리아에서 근무했다. 전략기획본부장을 끝으로 롯데로 자리를 옮겼다. 스마일카드와 간편결제 등을 기획한 이커머스 전문가로 통한다. 롯데온 살리기에 적임자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업계에서 이번 인사가 이베이코리아 인수를 위한 사전 밑그림이라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나 부사장은 이베이코리아의 장단점을 훤히 꿰뚫고 있다. 인수전략과 금액 책정에 경쟁사보다 유리한 셈이다.

    실제 강희태 롯데쇼핑 대표는 지난달 주주총회에서 "이베이코리아 인수에 충분히 관심을 갖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홈플러스도 30년 이상 소비재 분야에 종사한 '리테일 전문가' 이제훈 카버코리아 대표를 새 대표로 선임했다. 지난 1월 임일순 전 대표가 사임한 지 3개월 만이다. 

    이 신임 대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폭발한 비대면 소비에 맞춰 홈플러스를 O2O(온·오프라인 연계) 유통 기업으로 변신시켜야 하는 중책을 맡게 됐다. 아울러 홈플러스 최대주주인 MBK파트너스가 향후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할 경우 홈플러스와 온라인 시너지를 낼 수 있는 협력 체계를 구축하는 것도 이 신임 대표의 중요한 과제가 될 전망이다. 

    유통 업계 관계자는 “체질 개선을 위한 수장 교체는 현재 경쟁이 심한 유통 환경에서 불가피한 선택”이라며 “유통업계가 전반적으로 변화의 터널을 지나고 있는 만큼 위기 극복이나 선제 대응 차원에서 핵심 인력 교체는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