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성수 금융위원장 "인정할 수 없는 화폐" 맹비난KB, 신한, 농협 잇따라 디지털자산과 전략적 투자"미래시장 아무도 모른다"… 해외금융사 관련 펀드 출시
  • 금융당국이 암호화폐를 금융자산으로 인정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하는 가운데 금융사들은 계속 암호화폐 시장에 투자에 뛰어들고 있다. 

    미래 시장의 판도가 기존 화폐중심에서 가상자산으로 이동할 지 예단할 수 없는 상황서 일단 발을 들여놓고 대비하겠다는 차원으로 풀이된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사들의 암호화폐 시장 진출은 관련회사에 투자하는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다. 

    국민은행이 지난해 11월 블록체인기업인 해시드, 해치랩스와 디지털자산 수탁사인 한국디지털에셋(KODA)에 투자한 게 대표적이다. 

    신한은행은 1월 코빗, 블로코, 페어스퀘어랩과 한국디지털자산수탁(KDAC)에 대한 전략적 지분 투자를 진행했다. 신한은행은 이번 투자를 통해 고객의 가상자산을 외부 해킹이나 횡령 등 금융사고로부터 막는 서비스를 구축할 것이라고 밝혔다. 

    농협은행도 잰걸음이다. 지난해부터 블록체인업체인 렉슬란트와 가상자산 보관모델 연구에 들어갔다. 가상 대여금고 등을 조성해 다양한 영역으로 서비스를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최근 DGB금융은 경영진 회의를 메타버스 플랫폼인 제페토에서 진행했다. 가상세계인 메타버스 내에서는 모든 거래가 암호화폐로 이뤄진다. DGB금융은 앞으로 메타버스 내 가상은행을 운영해 신규 고객과 접점이 되는 채널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글로벌 금융사들은 암호화폐 진출에 더 적극적이다.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 등 주요 투자은행들은 암호화폐 관련 서비스를 속속 출시하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최근 비트코인 가격와 연동한 파생상품 거래를 출시했다. 지난 3월에는 투자은행인 모건스탠리가 암호화폐 관련 펀드 출시 계획을 내놨다. 

    국내외 주요 금융사들이 암호화폐를 새로운 시장으로 인식하고 사업에 진출하는 반면 암호화폐를 둘러싼 우리 금융당국의 인식은 싸늘하다. 

    앞서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지난달 국회에서 "암호화폐 거래소가 200개 있으나 9월까지 등록이 안되면 다 폐쇄될 수 있다"면서 "가상자산에 투자한 이들까지 정부에서 다 보호할 수는 없다"고 발언해 논란이 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