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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컴저축은행이 선의로 제안했던 마이데이터 협력이 업계의 시큰둥한 반응으로 흐지부지됐다. 중소 저축은행들은 이왕이면 메이저 업체들과 협력하는 것을 원하기 때문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웰컴저축은행을 중심으로 저축은행들간 마이데이터 동맹은 이해관계 차이로 진전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저축은행중앙회는 지난 3월 11일 '제1회 서민금융포럼'을 개최했다. 당시 김대웅 웰컴저축은행 대표는 양극화 해소를 위해 새로운 제안을 했다.
김대웅 대표는 “웰컴저축은행은 저축은행 중에 유일하게 마이데이터 본허가를 획득했다”며 “저축은행중앙회에서 플랫폼을 제공해주면, 중소 저축은행에 도움이 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금융당국으로부터 현재까지 마이데이터 본허가를 획득한 곳은 28곳이며, 저축은행 중에서는 웰컴이 유일하다. ▲은행 5곳(국민은행, 농협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 SC제일은행) ▲여전 6곳(국민카드, 우리카드, 신한카드, 현대카드, 비씨카드, 현대캐피탈) ▲금융투자 1곳(미래에셋대우) ▲상호금융 1곳(농협중앙회) ▲저축은행 1곳(웰컴저축은행) ▲핀테크 14곳(네이버파이낸셜, 레이니스트, 보맵, 핀다, 팀윙크, 한국금융솔루션, 한국신용데이터, NHN페이코, 비바리퍼블리카(토스), 민앤지, 쿠콘, 핀테크, 해빗팩토리, SK플래닛) 등이다.
이런 제안이 공식화된지 70여일이 지났지만, 성과는 아직 없다.
저축은행중앙회 관계자는 “중소 저축은행들에 의향을 묻고 있지만, 구체적으로 진행된 것은 없다”며 “우량업체와 조인하는 것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말했다.
우량업체는 웰컴저축은행이 될 수도 있지만, 메이저 금융사를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즉, 중소저축은행들 입장에서 이왕 마이데이터 사업에 합류할거면 웰컴보다는 메이저 은행이나 카드사, 혹은 핀테크 중에서 시너지를 극대화할 곳을 선택하는게 낫다는 얘기다.
웰컴저축은행 관계자도 “마이데이터 사업을 같이 하겠다는 저축은행은 아직 없다”며 “8월 이후에 개발이 마무리되면 얘기가 나올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결국 양극화 해소를 위해 업계 5위권의 웰컴저축은행이 내민 손은 다소 민망하게 됐다. 중간에서 업계를 조율하는 중앙회도 각사들의 자율적인 선택을 존중할 수 밖에 없어 난처하게 됐다. 마이데이터 신사업을 위해 저축은행업계가 다시 한번 뭉칠 수 있던 기회는 이해관계 차이로 사실상 무산됐다.
한편, 지난달 23일 금융당국에 총 31곳이 마이데이터 관련 예비허가 및 본허가를 추가로 신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