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업계 반발에도 유지보수 실적관리 키스콘 이관신축은 협회, 유지보수는 키스콘에 각각 나눠서 신고전문협회 "건설산업 혁신에 역행하는 것"
  • ▲ 지난해 7월 시설물유지관리업계 전국 사업자 2200여명이 정부세종청사 앞에서 업종 폐지 철회를 촉구하는 대규모 집회를 개최하고 있다.ⓒ대한시설물유지관리협회
    ▲ 지난해 7월 시설물유지관리업계 전국 사업자 2200여명이 정부세종청사 앞에서 업종 폐지 철회를 촉구하는 대규모 집회를 개최하고 있다.ⓒ대한시설물유지관리협회

    대형건설사와 중소건설사간 업역폐지를 이유로 폐지되는 시설물유지관리공사의 실적관리 문제를 두고 건설업계가 또다시 반발하고 나섰다. 멀쩡히 존재하는 실적관리시스템을 두고 유지관리실적만 별도로 구분해 산하에 두겠다는 정부 방침에 건설시장을 유지보수와 신축으로 구분하려는 새로운 칸막이 규제라는 입장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대한전문건설협회 등은 지난해말 국토교통부가 행정예고한 '시공능력평가공시 등의 위탁기관 지정 일부개정고시(안)'의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이 개정안은 각 건설단체협회에서 위탁 수행중인 건설공사 실적관리 사무중 시설물 유지보수공사의 실적관리 사무를 분리회수해 건설산업종합정보센터(KISCON)에 이관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오는 2023년까지만 유지되는 시설물유지관리업은 전문대업종 3개나 종합건설업으로 전환해야 한다. 게다가 공사실적을 신축과 유지보수로 이원화해 신축은 협회, 유지보수는 키스콘에 각각 나눠서 신고하도록 했다.

    이에 시설물유지관리업계 관계자는 "시설물유지관리업은 종합건설업과 전문건설업 양쪽에서 실적을 두루 쌓아왔는데 이중 하나의 업종을 택해 전환하면 나머지 업종에서 쌓아온 실적을 한순간에 날아가게 되는 것"이라며 "한쪽의 실적을 일부 가산해준다고 하더라도 실적관리 측면에서는 손해가 막심할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이러한 지적이 잇따르자 국토부는 지난해말 시설물유지관리업의 기존 실적 전환 세부사항 발표를 연기했다. 하지만 국토부는 건설업계의 강력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이 개정안을 이달중 확정고시하겠다는 입장이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조치가 건설기업의 성장과 발전을 저해할 것이라고 우려한다. 신축과 유지보수공사를 동시에 수행할 수 있는 건설사업자의 시공능력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전문협회는 "건설시장의 현실을 무시하고 인위적으로 건설시장을 신축공사와 유지보수공사로 재단해 일방적으로 구분 운영하려는 처사는 건설사업자의 실적신고에 대한 혼선과 행정부담을 가중시키고 건설산업 혁신에 역행하는 것"이라며 탄원서를 제출하는 등 지속적으로 반대 의견을 개진해 왔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그동안 정부 수탁사무인 건설공사 실적관리를 충실히 수행해오던 민간기구의 역할을 위축시키고 정부주도로 회귀하려는 시도는 시대착오적 발상"이라며 "건설사업자는 실적을 구분 신고해야 하는 행정적 불편을 겪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