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4년 삼성사회봉사단 출범 통해 사회공헌 기틀 마련상생과 동반성장 각별히 챙겨… 스포츠 외교로 韓 위상 강화 일조12조원 상속세-의료 공헌 등 사회환원 실천 끝까지 실천
  • ▲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삼성전자
    ▲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삼성전자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생전에 펼친 봉사와 헌신을 통한 상생·사회발전이 주목받고 있다. 이건희 회장이 생전 삼성이라는 일류 기업을 이끄는 동시에 또 한가지 명으로 삼았던 것은 사회공헌활동과 상생 경영이다.

    이 회장은 지난 1987년 회장 자리에 오르는 취임사에서 "지금 사회가 우리에게 기대하고 있는 이상으로 봉사와 헌신을 적극 전개할 것"이라고 언급하며 경영에 있어 상생과 동반성장이 얼마나 큰 가치를 지니고 있는지를 보여줬다.

    이 회장은 지난 1994년 삼성사회봉사단을 출범시켜 조직적으로 사회공헌활동이 전개될 수 있도록 기틀을 마련했으며 이런 경영철학은 임직원들에게도 영향을 미쳤다. 매년 연인원 50만 명이 300만 시간 동안 자발적으로 고아원과 양로원 등의 불우 시설에서 봉사하고 자연환경 보전에 땀 흘리고 있다.

    사회공헌과 함께 산업계에서의 상생과 동반성장에도 각별히 신경을 썼다. 이 회장은 취임 직후인 1988년 다른 무엇보다 중소기업과 공존공생을 선언하며 상생 실천을 시작했다. 삼성이 자체 생산하던 제품과 부품 중 중소기업으로 생산이전이 가능한 352개 품목을 선정해 단계적으로 중소기업에 넘겨주기로 결정하면서 큰 화제가 됐다.

    이듬해 신년사에서 이 회장은 "삼성의 협력업체도 바로 삼성의 가족"이라며 "그들에게 인격적인 대우와 적극적인 지원을 해줘 회사와 협력업체가 하나의 공동체이며 한 가족이라는 자부심을 느끼게 해 참된 공존 경영을 이룩하는 것 또한 인간 중시 경영의 하나라고 믿는다"라고 강조하며 이 같은 철학을 지속적으로 이어갈 것임을 예고했다.

    또한 1990년대 내에 삼성 그룹을 세계적인 초일류기업으로 발전시키는 동시에 각종 사회봉사사업을 비롯한 문화진흥 활동을 전개하기 위한 별도의 기구를 구성하겠다고 선언했다.

    이어 지난 1993년 신경영 선언 당시에도 이건희 회장은 작게는 삼성의 발전을 위해, 크게는 대한민국 경제 성장을 위해 협력업체 육성을 다시 한번 역설하며 상생경영을 뼈에 새겼다. 이 회장은 삼성 계열사들에게 신뢰에 기반해 협력회사와 수평적이고 전략적인 파트너 관계를 맺을 것을 주문했다. 이에 따라 삼성에서는 '거래처, 납품업체, 하청업체'라는 말이 사라지고 대신 '협력업체'라는 표현을 쓰며 모두가 다 같은 삼성 가족임을 확인했다.

    이 회장은 스포츠 외교에도 힘쓰며 우리 스포츠계 발전과 세계적 위상 강화에 크게 기여했다. 그는 스포츠를 국제교류와 세계평화에 기여하는 중요한 촉매제로 인식하고 기업인도 할 수 있는 역할을 해야 한다는 지론을 가져왔다. 이에 삼성이 1997년 올림픽 톱 후원업체로 자리 잡았고 본인도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을 역임하는 등 한국의 글로벌 스포츠 발전 공헌에 일익을 담당했다.

    지난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해 꾸준히 스포츠 외교 활동을 펼쳐 2011년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에서 열린 IOC 총회에서 평창이 아시아 최초 동계올림픽 개최지로 선정되는데 크게 기여했다.

    아울러 이 회장은 12조원의 상속세까지 더하며 마지막까지 자신의 경영철학을 확실하게 실천하고 떠났다는 평가가 나온다. 유족들은 지난 4월 이건희 회장의 삼성생명, 삼성전자, 삼성물산 등 계열사 지분과 부동산 등 전체 유산의 절반이 넘는 12조원 이상을 상속세로 납부키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국내는 물론 전세계적으로도 역대 최고 수준의 상속세 납부액이다. 지난해 우리 정부의 상속세 세입 규모의 3~4배 수준에 달하는 금액이다. 여기에 의료 공헌에 1조원, 미술품 2만 3000여점 등을 기증했다.

    이와 관련 재계에서는 생전에 이처럼 사회 환원 철학이 각별했던 이 회장이 사후에도 '노블리스 오블리주'를 실천하며 사회에 유산을 남기고 떠났다는 평가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