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KS&D-애경마포타운 합병 결정 보름만에 원점으로 지난해 평택역사 합병 이후 AKS&D적자폭 크게 늘어애경마포타운 최근 2년간 유상증자에도 적자 지속
-
AK플라자를 운영하는 에이케이에스앤디(AKS&D)가 애경마포타운과의 합병을 철회하기로 하면서 그 배경에 눈길을 끌고 있다. AKS&D가 지난 11월9일 계열사 애경마포타운을 흡수합병하겠다고 밝힌지 약 보름만에 이를 철회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지주회사인 AK홀딩스는 공시번복에 따른 불성실공시법인 지정에 대한 심의까지 받게 됐다.업계에서는 이들의 합병과 합병 취소 과정에서 적자에 대한 부담이 주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29일 애경그룹에 따르면 AKS&D는 지난 11월25일 이사회를 열고 점포 운영 및 부동산개발 자회사 마포애경타운의 흡수합병을 철회하기로 결정했다. 합병 철회의 주요 이유는 합병의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판단이었다. 마포애경타운은 AK플라자가 위치한 홍대입구역 민자역사를 개발, 운영하는 계열사다.회사 측은 “합병 진행과정에서 사업구조를 재검토하고 중장기 방향성을 고려한 결과 합병결정의 재검토 필요성이 발생했다”며 “수합병과 관련된 제반 절차는 모두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앞선 9일 AKS&D는 마포애경타운을 1.0000000 : 1.1695402 비율로 흡수합병 한다고 밝힌 바 있다. 경영효율성 제고 및 사업 경쟁력 강화가 주요 이유였다. 당시 일정대로라면 오는 30일부터 구주권제출이 시작돼 내년 1월 1일 합병이 종료될 예정이었다. 이 계획이 이사회 결의 보름만에 뒤집어진 셈이다. 이로 인해 애경그룹 지주사인 AK홀딩스는 상장공시위원회로부터 공시 번복에 따른 불성실공시법인 지정 및 벌점 여부에 대한 심의를 받게 됐다.AKS&D의 이사회가 보름만에 합병을 뒤집은 배경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알려진 바는 없다. 다만 업계에서는 적자에 대한 부담이 주효했다는 관측이 나온다.사실 AKS&D의 점포운영 계열사의 합병은 수년 전부터 유력하게 점쳐져왔던 사안이다.지금까지 AKS&D는 애경그룹의 흩어져 있던 유통사업을 통합하는 역할을 맡아왔다. 이를 위해 쇼핑몰과 매장 브랜드를 AK플라자로 통합하고 2018년부터는 별도 대표이사 체제로 운영되던 평택역사, 마포애경타운의 대표이사를 AKS&D 대표이사가 겸임하는 구조로 재편되기도 했다.지난해 7월 AKS&D가 AK플라자 평택점을 운영하는 계열사 평택역사를 흡수합병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문제는 이들의 적자구조다. 평택역사는 합병 직전인 2019년에 21억의 순손실을, 2018년에 15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합병 당시 이미 결손금을 제외하고 남은 자본총계는 56억원에 불과했을 정도.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이 본격화된 지난해 개별 점포의 손실은 더욱 커졌으리라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이런 상황에서 마포애경타운의 합병은 부담이 적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마포애경타운 역시 만년 적자를 기록 중인 계열사다. 마포애경타운의 순손실 규모는 지난 2019년 28억원, 지난해에도 6억원 규모다. 누적되는 적자로 인해 AKS&D는 지난 2019년에 45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지난해 55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했지만 손실이 지속되면서 남은 자본총계는 60억원에 불과하다.마포애경타운에 꾸준하게 자금을 수혈해온 AKS&D의 상황도 좋지 않기는 마찬가지다. AKS&D는 올해 3분기 기준 324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하면서 적자 폭이 전년 동기 대비 32.0% 늘었다. 이 회사는 지난해에도 302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한 바 있다.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명품 경쟁력이 높은 일부 백화점에 소비가 집중되면서 상대적으로 명품 경쟁력이 낮은 중견 백화점은 실적 회복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부진한 계열사를 통합해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결정이었지만 모회사까지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며 재고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