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보복소비에 백화점 매출 껑충…1조클럽 두 배로명품 수요 폭발…매장 줄 서는 ‘오픈런’ 연출되기도대세로 떠오른 MZ세대, 줄줄이 폐점하는 중견 백화점
  • ▲ 백화점 매장의 모습.ⓒ뉴데일리DB
    ▲ 백화점 매장의 모습.ⓒ뉴데일리DB
    2021년은 유통업계에 있어 많은 변화가 이뤄진 해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영향이 지속되는 가운데 ‘보복소비’와 ‘집콕 소비’가 본격화되면서 이에 발맞춘 백화점의 진화가 전향적으로 나타난 것. 올해를 달군 백화점의 10대 뉴스를 꼽아봤다. 

    ◇ 백화점, 일제히 반등…실적 개선 중

    지난해 코로나19의 영향으로 타격을 받았던 백화점의 매출이 올해를 기점으로 지난 2019년 이상의 성장률을 보였다. 현재까지 실적이 공개된 3분기 누계 기준으로 롯데백화점은 매출 2조530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8.5% 신장했고 신세계는 4조3824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27.9% 신장했다. 현대백화점 역시 2조4718억원의 매출로 전년 동기 대비 51.8% 늘었다. 

    4분기의 전망도 좋다. 지난 11월부터 코로나19 확산세가 무섭게 번지고 있지만 백화점의 매출은 여전히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지난해 코로나19의 신규 확진자 수에 따라에 등락을 반복하던 백화점 매출이 이제 안정적인 회복세를 타고 있다는 평가다. 이같은 추세는 내년에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 ▲ 최근 1조 클럽에 가입한 갤러리아 명품관.ⓒ한화솔루션
    ▲ 최근 1조 클럽에 가입한 갤러리아 명품관.ⓒ한화솔루션
    ◇ 매출 1조 클럽 점포 2배 늘었다

    특히 백화점 업계에서 가장 극적인 소식은 매출 1조 클럽 점포의 급증이다. 지난해 기준 1조 클럽에 오른 백화점 점포는 롯데백화점 본점과 잠실점, 신세계 강남점과 센텀시티점, 현대백화점 판교점이다. 

    여기에 올해 신세계 대구점과 현대백화점 압구정본점, 무역센터점, 갤러리아 명품관, 롯데백화점 부산본점이 새로운 1조 클럽에 이름을 올렸다. 1조 클럽에 가입된 점포가 1년만에 두 배 늘어난 것이다. 백화점 업계 전반의 성장이 이뤄진 것이다.

    ◇ 본격화된 보복소비 

    여기에는 코로나19로 억제됐던 소비에 대한 욕구가 터져나왔다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보복소비’라는 단어가 유통업계에 있어 핵심 키워드가 된 것도 올해 벌어진 일이다. 코로나19의 공포가 본격화되면서 지난해 내내 위축됐던 소비심리가 올해 백신과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 등으로 폭발적으로 터져나오기 시작한 것. 

    소비가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을 상회한 것도 보복소비의 특징과 무관하지 않다. 보상심리로 기존의 소비 이상의 프리미엄 제품에 대한 수요가 커진 것. 백화점은 이런 소비 트렌드의 최대 수혜자로 꼽혔다. 
  • ▲ 백화점 오픈 전부터 줄을 선 모습.ⓒ뉴데일리DB
    ▲ 백화점 오픈 전부터 줄을 선 모습.ⓒ뉴데일리DB
    ◇ 명품 ‘오픈런’…전날부터 백화점 줄서기

    이 과정에서 가장 불티나게 팔린 것은 바로 명품 브랜드였다. 올해에는 백화점 오픈 전부터 길게 늘어선 줄이 늘어선 경우가 적지 않게 나타났다. 모두 백화점 오픈과 동시에 명품 매장에 들어가기 위한 줄이다. 원하는 명품 제품을 구매하기 위해 전날 새벽부터 줄을 서고 대기하는 것. 

    여기에는 주요 명품 브랜드가 수차례 가격을 인상하고 있다는 점도 주효했다. ‘오늘이 가장 싸다’라는 유행어가 생길 정도로 명품 브랜드의 가격인상은 고스란히 수요의 폭증으로 이어졌다. 여기에는 명품을 구매 후 되파는 리셀러의 수요도 적지 않게 반영된 것으로 분석됐다.
  • ▲ 현대백화점 더현대 서울.ⓒ뉴데일리DB
    ▲ 현대백화점 더현대 서울.ⓒ뉴데일리DB
    ◇ 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 신규점 일제히 오픈

    올해 백화점 업계 가장 큰 뉴스는 바로 신규점의 오픈이었다. 지난 2월 현대백화점이 여의도에 ‘더현대 서울’을 오픈했고 9월 롯데백화점 동탄점과 신세계 대전 아트&사이언스점이 각각 오픈하면서 백화점 빅3가 모두 신규점을 출점한 것. 롯데백화점은 7년만의 신규점이고 신세계와 현대백화점은 각각 5년, 6년만의 출점이다. 

    코로나19의 우려 속에 신규점 오픈에 대한 부담도 적지 않았지만 우려와 달리 이들 점포는 폭발적인 방문자로 인해 일부는 아예 주차 제한 및 사전예약을 받았을 정도로 흥행이 이뤄졌다.

    ◇ 화두로 떠오른 MZ 세대

    차세대 소비 주역으로 MZ세대가 백화점의 화두가 됐다는 점도 올해 백화점 업계의 특징이다. MZ세대는 1980년 초대~2000년대 초 출생한 밀레니얼 세대와 1990년 중반~2000년대 초반 출생한 Z세대를 통칭하는 말이다. 이들이 소비의 주역으로 급부상 하면서 백화점도 이들을 잡기 위한 다양한 변화를 맞이하는 중이다. 

    이를 위해 현대백화점은 30대 이하 고객만을 위한 VIP라운지를 도입하는가 하면 롯데백화점 일산점은 지난 9월 백화점 1층에 247평(약 817㎡) 규모 다락별장을 열었다. 이른바 MZ세대를 위한 공간이다. 신세계 강남점도 지난해 점포 안에 가장 유동인구가 많은 1층 중앙광장에 위치한 ‘더 스테이지’에 글로벌 럭셔리 브랜드들을 줄줄이 선보이며 MZ세대를 유혹하고 나섰다.
  • ▲ 대구백화점 폐점.ⓒ뉴데일리DB
    ▲ 대구백화점 폐점.ⓒ뉴데일리DB
    ◇ 중견 백화점의 폐점…심화된 양극화

    다만 모든 백화점이 호황을 맞이하는 것은 아니었다. 지역의 중견 단일 백화점은 사실상 몰락의 수순을 밟고 있다. 올해 7월 대구 동성로의 대구백화점이 영업을 중단했고 서울 동작구의 태평백화점도 지난 10월을 끝으로 문을 닫았다. 지난해 대구 동아백화점의 폐점을 감안하면 코로나19가 사실상 중견 백화점의 몰락에 쐐기를 박았다는 평가다. 
  • ▲ 더현대 서울의 지붕 붕괴현장.ⓒSNS
    ▲ 더현대 서울의 지붕 붕괴현장.ⓒSNS
    ◇ 백화점 안전사고도 적신호

    백화점 내 사건 사고도 적지 않았다. 대표적으로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은 천장 배수관 연결 부위가 빠지면서 누수가 발생했다. 단순 사고로 안전에 문제나 부상자가 발생한 것은 아니지만 이로 인해 강남점장이 교체되는 등 문책성 인사가 이어진 것이 특징. 

    현대백화점 더현대서울에서도 비슷한 사고가 생겼다. 3층 속옷매장의 천장이 붕괴하면서 내려앉은 것. 당시 이 사고로 직원 3명이 경상을 입었다. 이로인해 현대백화점은 점포 모든 천장에 대한 안전진단에 들어갔다.
  • ▲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의 휴점 당시 모습.ⓒ뉴데일리DB
    ▲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의 휴점 당시 모습.ⓒ뉴데일리DB
    ◇ 코로나 확산 진원지 된 백화점 업계

    백화점 업계가 코로나19로 인해 호황을 기록했다 하지만 코로나19 감염의 위험으로부터 자유로운 것은 아니었다.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이 직원들이 줄줄이 코로나19 확진을 받으며 집단감염을 일으킨 것. 이에 현대백화점 측은 약 일주일간 영업을 중단하고 위생 및 방역 대책을 마련해야 했다. 

    대규모 인파가 몰리는 백화점 특성상 이런 사례는 적지 않다. 신규점에서 확진자가 발생하거나 일부 매장에서 확진자가 생기면서 해당 매장이 영업을 중단한 사례는 손으로 꼽기 힘들정도로 늘었다.

    ◇ 롯데백화점, 창사 후 첫 희망퇴직도 

    코로나19로 백화점이 내부 효율화를 추진하면서 이에 따른 구조조정도 현실화됐다. 10월 롯데백화점은 창사 42년만에 처음으로 희망퇴직을 진행했다. 근속연수 20년 이산 직원을 대상으로 전체 직원 4700명 중 2000명이 그 대상이었다. 실제 이로 인해 500여명이 회사를 떠난 것으로 전해진다. 대상자 4명 중 1명이 신청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