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58억원 카뱅 지분법 이익…업계 1위 일등공신최근 카카오뱅크 지분 보호예수 해제…지분 활용에 관심"지분구조 변화 통한 자본 확충 유리…효율성 제고"
  • 지난해 증권업계 사상 최대 당기순이익을 기록한 한국투자증권의 실적에 일등공신 역할을 한 카카오뱅크 지분에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한국투자증권이 카카오뱅크 지분을 처분해 지분구조 변화를 통해 자본을 확충하는 것이 올해 사업을 영위하는 데 있어 더욱 유리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 1조4474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104.4% 증가한 수준이자 국내 증권사가 기록한 역대 최대 순이익이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69.4% 증가한 1조2889억원을 기록했다. 

    이로써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순이익 1조1872억원을 거둔 미래에셋증권을 제치고 증권업계 선두 자리를 1년 만에 탈환했다.  

    앞서 지난 2020년에는 미래에셋증권이 순이익 8343억원을 달성하며 4년 연속 증권업계 선두를 달렸던 한국투자증권을 제치고 1위로 올라선 바 있다. 당시 한국투자증권은 7078억원의 당기순익을 기록했다. 

    한국투자증권의 순이익 급증 배경에는 지난해 카카오뱅크 상장에 따른 지분법 처분이익이 자리 잡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의 모회사인 한국투자금융지주는 앞서 지난해 3분기 카카오뱅크 IPO에 따른 일회성 지분법 이익으로 4758억원(세전 기준)을 재무제표에 반영한 바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현재 100% 자회사인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을 통해 카카오뱅크의 주식 지분 23.25%를 보유하고 있다.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은 지난 2020년 말 카카오뱅크 지분의 장부금액을 6325억원 규모로 평가했으며, 한국투자증권은 그 중 일부인 4758억원을 작년 3분기에 지분법 이익으로 반영했다. 

    특히 한국투자증권의 카카오뱅크 지분법 이익은 지난해 사모펀드 관련 일회성 비용을 만회하는 데 큰 도움이 된 것으로 보인다. 회사는 앞서 지난해 6월 라임·옵티머스·팝펀딩 등 판매한 사모펀드 10여 개와 관련해 총 600억원에 달하는 피해 보상금 지급을 완료한 바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한국투자증권이 최근 보호예수가 해제된 카카오뱅크 지분을 언제 처분할지, 또 처분 후 충원되는 자본을 어떻게 활용할지 주목하고 있다. 

    최근 모회사 한국금융지주는 자회사 저축은행, 캐피탈에 각각 500억원, 부동산신탁에 1500억원의 유상증자를 실시하고 액셀러레이터(창업기획자)를 설립하며 200억원을 출자한 바 있다. 그러나 올해 이익 가시성이 크지 않고 비우호적인 영업환경이 예상되는 만큼, 카카오뱅크 지분 처분을 통해 자본 효율성을 제고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임희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지난 7일 카카오뱅크 지분 보호예수 해제에 따라 보유 지분 처분 개연성이 높아졌다”라며 “최근 조정된 주가를 고려할 시 처분 시점은 다소 불투명하지만, 처분 후 자본 활용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 또한 “지주와 밸류운용이 보유한 카카오뱅크의 보호예수 기간이 종료됐고, 증권의 공정위 제재가 해소되며 지분구조 변화의 환경은 마련된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박 연구원은 “자본 효율성을 고려한다면 지분 구조 변화를 통한 자본 확충이 훨씬 유리할 것으로 판단한다“라고 덧붙였다. 

    다만 한국투자증권의 카카오뱅크 지분 처분 여부는 미지수인 상황이다. 회사 관계자는 “처분 계획에 대해선 논의 자체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