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출생아 3.2%↓·사망자 22.7%↑… 역대 최소·최다생산가능인구도 감소세… 2040년 국민 절반만 일해"잠재성장률 저하 심각"… 2030년 0.8%, OECD '꼴찌'
  • ▲ 신생아실.ⓒ연합뉴스
    ▲ 신생아실.ⓒ연합뉴스
    올해 2월 출생아 수는 같은 달 기준으로 역대 최소를, 반대로 사망자는 역대 최다를 기록하면서 인구가 28개월째 자연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생산가능인구(15~64세)가 감소하는 가운데 저출산·고령화의 늪에 빠지면서 우리나라의 잠재성장률에 빨간불이 켜졌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오는 2030년 이후 한국의 1인당 잠재성장률이 캐나다와 공동 꼴찌인 0.8%까지 떨어질 거로 내다봤다.

    27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2년 2월 인구동향'을 보면 2월 출생아 수는 2만654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해 674명(-3.2%) 감소했다. 2월만 놓고 봤을 때 월간 통계작성을 시작한 1981년 이래 역대 최소 기록이다.

    월별 출생아 수는 2015년 12월부터 75개월째 전년 동월 대비 감소했다. 인구 1000명당 출생아 수를 보여주는 조(粗)출생률은 5.2명으로 2월 기준으로 최소 기록을 갈아치웠다.

    사망자 수는 2만9189명으로 1년 전보다 5394명(22.7%) 늘었다. 1983년 월간 통계 작성 이래 2월 기준으로 최대다. 이에 따라 2월 인구는 8535명 자연 감소했다. 2019년 11월부터 28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앞선 14일 통계청이 발표한 '장래인구추계를 반영한 내·외국인 인구전망(2020~2040년)'에 따르면 올해 5163만명인 대한민국 전체 인구(외국인 포함)는 2040년에 5019만명으로 줄어든다. 올해보다 144만명 적다. 내국인 수는 올해 5003만명에서 내년에 4992만명으로 줄어 처음으로 5000만명 선이 깨지고, 2040년에는 4803만명까지 줄어들 거로 예측됐다.

    고령화 추세도 가파르다.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 인구의 20% 이상을 차지하는 '초고령사회' 진입 시점은 3년 뒤인 2025년(1045만명·21%)으로 예측됐다.
  • ▲ 노인들이 거리 청소를 하는 모습.ⓒ뉴데일리DB
    ▲ 노인들이 거리 청소를 하는 모습.ⓒ뉴데일리DB
    저출산·고령화 문제가 한국 경제를 위협하고 있다. 우리 경제의 잠재성장률을 갉아먹는 요인이기 때문이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17일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국회에 낸 인사청문 답변서에서 "생산가능인구 감소는 생산에 투입되는 노동 공급의 감소요인으로 작용해 우리 경제의 전반적인 생산잠재력(잠재성장률)을 저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우리나라의 생산가능인구(15~64세)는 2017년을 정점으로 감소세다. 통계청의 최근 고용동향 자료를 보면 지난달 15~64세 인구는 3631만9000명으로 1년 전보다 23만6000명 줄었다. 같은 기간 취업자는 63만4000명 늘었지만, 60세 이상(33만1000명) 비중이 52%로 절반을 넘는다. 60세 이상은 인구가 1년 전보다 57만9000명 증가했다. 반면 우리 경제의 허리라 할 수 있는 30·40대 취업자(6만4000명)는 10%에 불과했다. 이 기간 30·40대는 20만7000명 감소했다.

    통계청이 추산한 내국인 생산가능인구는 올해 3526만명(70.5%)에서 오는 2040년 2676만명(55.7%)으로 떨어진다. 2040년엔 국민의 절반쯤만 일하는 나이가 되는 셈이다. 생산가능인구 100명당 부양해야 할 노인 수를 나타내는 노년부양비는 올해 25.3명에서 2040년 63.4명으로 치솟는다.
  • ▲ 잠재성장률.ⓒ한은
    ▲ 잠재성장률.ⓒ한은
    생산가능인구가 줄면서 잠재성장률도 점차 둔화하는 모습이다. 잠재성장률은 앞으로의 경제성장을 예측하는 지표다. 노동·자본 등 한 나라의 생산 요소를 모두 활용했을 때 물가 상승 압력을 일으키지 않으면서 최대한 이룰 수 있는 경제성장률을 말한다.

    우리 경제의 잠재성장률 하락은 빠르고 심각하다. 한국은행은 2021~2022년 잠재성장률을 2% 내외로 추정한다. 지난 2000년대 초반 5~6% 수준이던 잠재성장률은 2011~2015년 3.1~3.2%, 2016~2020년 2.5~2.7%에 이어 계속 떨어지고 있다.

    OECD는 지난해 11월 내놓은 2000~2060년 장기 재정전망 보고서에서 현 상황이 유지된다고 가정했을 때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생산성 저하로 한국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 잠재성장률이 2030년 이후에 0%대로 추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2010~2020년 연평균 3.09% 성장하다 2020~2030년 1.89%로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2020~2030년 잠재성장률은 OECD 평균(1.3%)보다 높다.

    문제는 2030년 이후다. OECD는 2030∼2060년 OECD 평균(1.1%)보다 낮은 0.8%로, 1%를 밑돌 거로 봤다. 이는 캐나다(0.8%)와 함께 38개 회원국 중 꼴찌에 해당한다. OECD는 더 나아가 2050~2060년에는 아예 마이너스(-) 0.03%로 역성장이 우려된다는 충격적인 진단을 내놨다. 잠재성장률은 일단 한번 성장세가 무너지면 돌이키기가 어렵다.

    이창용 총재는 "저출산·고령화가 급격히 심화하고 있어 앞으로 일본과 같은 저성장 구조가 고착화할 가능성에 유의해야 한다"며 "잠재성장률을 높이려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과정에서 한계기업에 투입했던 자원들이 새로운 성장동력과 신산업 육성으로 전환될 수 있게 구조조정에 주력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중장기적으로는 △민간 중심의 생산성 향상 △노동시장 유연성 제고 △교육제도 개선 △혁신생태계 조성 △소득 불평등·양극화 개선 등이 필요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