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기준금리 인상, 우크라 전쟁, 中 상하이 봉쇄 장기화스태그플레이션 공포, 미국 주식시장 폭락네이버, 카카오 등 빅테크 기업 불똥... 시가총액 25조 증발
  • ▲ ⓒ각사
    ▲ ⓒ각사
    대표 성장주로 꼽히는 빅테크 기업이 올 초부터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강도 높은 긴축과 중국 수출 증가 둔화로 연일 주가가 곤두박질치는 형국이다.

    18일 미국 CNBC 방송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테슬라, 아마존, 알파벳, 엔비디아, 메타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최근 3거래일 간 1조 달러(1277조원) 규모가 증발했다. 

    애플의 시총은 최근 3거래일 동안 2200억 달러(약 281조원) 감소하며 가장 큰 폭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어 마이크로소프트(1890억 달러↓), 알파벳(1230억 달러↓), 아마존(1730억 달러↓), 테슬라(1990억 달러↓), 메타(700억 달러↓), 엔비디아(850억 달러↓) 등이 줄줄이 하락했다.

    이는 미 중앙은행이 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원자재발(發) 인플레이션 우려가 맞물린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경기침체와 물가상승이 동시에 발생하는 '스태그플레이션' 공포로 미국 뉴욕증시가 주저앉았다는 것. 여기에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상하이 봉쇄 장기화로 수출이 둔화되면서 미국 주식시장의 폭락세를 유발했다.

    실제 9일 뉴욕증시의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지난해 3월 이후 최저치인 32,245.70에 거래를 마쳤다. S&P500도 지난해 3월 이후 처음으로 4000선 아래로 떨어졌다. 나스닥 지수는 2020년 11월 이후 종가 기준 최처가인 11,623.25를 기록했다.

    국내 대표 빅테크 기업인 네이버와 카카오 역시 미국 증시의 폭락에 불똥이 튀면서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연초 대비 네이버 주가는 25%, 카카오 주가는 22% 떨어졌다. 주가 하락으로 올 들어 두 회사의 합산 시가총액은 25조원 넘게 증발했다. 

    코스피 시가총액 순위도 작년 말 네이버 3위, 카카오 5위에서 현재 네이버 5위, 카카오 7위로 두 계단씩 내려갔다. 코스피 역시 17개월여 만에 처음으로 2600선 아래로 하락한 2,555.79를 기록하면서 연중 최저점을 찍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금리 인상 속도 둔화, 지정학적 리스크 등으로 주식시장이 불안정한 상황"이라며 "해당 리스크가 해소되지 않으면 투자자들의 투자심리를 되돌리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