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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켜버린 ‘비대면 진료’ 논의… 당분간 조율점 찾기 어려울 듯

약사회, 화상투약기 문제로 대정부 소통 채널 차단의협, 비대면 협의체 구성 중… 개원가 중심 원칙 준용복지부 장관 공석 등 구체적 논의 진행 어려운 한계도 지적

입력 2022-06-24 11:23 | 수정 2022-06-24 11:23

▲ ⓒ연합뉴스

비대면 진료는 코로나19 장기화와 맞물려 의료 생태계 변화의 중심으로 자리 잡았고 또 윤석열 정부의 핵심 과제로도 꼽혔다. 전폭적 드라이브가 걸린 상황이지만 아직 갈 길은 먼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정부 및 의료계 관계자 등에 따르면 비대면 진료과 관련 직접적 이해관계자들을 한데 모으는 형태로 협의체 구성을 준비하고 있지만 조율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현재 비대면 진료와 관련 내용은 보건의료발전협의체, 규제혁신 현장간담회 등에서 다뤄지고 있으며 구체적 내용은 ‘비대면 진료 협의체’를 통해 논의가 진행된다. 각 논의체계에서 연결고리를 형성해 합의 과정을 거칠 것으로 보이는데 현시점 난관에 봉착했다. 

반발이 심한 단체는 대한약사회다. 정부가 화상 투약기(약 자판기) 시범사업을 승인함과 동시에 대화의 채널을 막았다. 지난 22일 열린 보건의료발전협의체(보발협) 참여도 보이콧했으며, 비대면 진료 논의과정에도 참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화상 투약기는 약국 앞에 설치된 자판기를 통해 일반의약품을 구매할 수 있는 기기다. 약사회측은 “약 자판기가 도입되면 잘못된 투약 사례가 늘고 약국에서만 약 판매를 허용한 약사법 위반 소지가 있다”고 반발하고 있다.

비대면 진료와 관련 직접적 이해관계자인 약사들이 정부와의 소통을 중단하고 투쟁 노선을 강화하는 상황이라 현시점 추가 논의를 진행하는 것은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대한의사협회(의협)는 보발협 회의에 참여했지만, 당시 비대면 진료와 관련 얘기는 나오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내부적으로 비대면 진료 협의체를 구성하고 있지만, 확정되진 않았다. 

다만, 의료계는 정해진 원칙을 준용하지 않는 형태의 비대면 진료는 허용돼서는 안 된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애초에 전면 반대의 입장에서 전향적 변화가 있긴 했지만 주도권 싸움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각오다. 

의협 관계자는 “비대면 진료는 워낙 이해관계자가 많고 논의해야 할 부분도 많다”며 “아직 구체화된 내용이 하나도 나온 것이 없다”고 밝혔다. 

그는 “상업화 영역까지 이어지는 구조를 막고 동네의원이 주도로 비대면 진료가 이뤄져야 하는 원칙을 세웠다”며 “대형병원 쏠림 현상 등 부작용을 방어할 수 있는 기전이 최우선 과제로 논의돼야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비대면 진료 업체는 법제화 논의를 원하고 있지만 의료단체, 정부와의 교통정리가 이뤄지지 않으면 섣불리 추진이 어려운 영역이기도 하다. 

의료계 고위 관계자는 “충분한 고민의 시간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각 직역과 정부의 갈등이 커지고 있는 데다가 복지부 장관도 공석이고 국회도 공전하는 상황이라 구체적 논의가 진행되는 것은 불가능한 실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비대면 진료가 규제개혁의 영역으로 해석되곤 하지만 국민 건강권과 직결된 부분임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며 “의료의 본질적 부분을 지키면서 다양한 합의의 과정이 필수적”이라고 덧붙였다. 

 
박근빈 기자 ray@newdaily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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