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직원 공감대 형성 노력…업무 효율성 제고 개편3분기 깜짝 실적…리스크 관리·시장 대응 성공 평가올해 7월 사명 변경 단행…새 브랜드 알리기 앞장
-
내년 3월 첫 임기를 마치는 이은형 하나금융그룹 부회장 겸 하나증권 대표가 지난 2년간 성공적인 변화의 바람을 일으켰다는 평가가 나온다. 취임 후 가파른 외형 상승세를 이어 가면서도 내부에서는 소통 경영을 이어가고 있다는 평가다.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3월 하나증권 수장에 오른 이은형 대표는 내년 3월 임기가 만료된다. 취임 이후 파격적인 개편을 여러 차례 단행한 그는 대내외적으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경영 역량 측면에서 가장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취임 첫해인 지난해 5066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두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데 이어 올해 시장 악조건 속에서도 나홀로 영업이익 증가세를 기록했다.하나금융지주에 따르면 하나증권의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153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7.6% 증가했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9.3% 증가한 1464억원을 기록했다.올 3분기 성적표를 받은 증권사 대다수 실적이 급감한 것과 비교하면 더욱 돋보이는 성적이다. 대다수 증권사는 증시 불황과 더불어 기준금리 급등에 따른 실적 급감을 겪었다.반면 하나증권은 선제적 리스크 관리로 투자은행(IB) 부실 자산을 최소화했다. 회사는 그간 디폴트 위험이 발생할 수 있는 부동산 PF, 대체투자 등의 IB 자산을 정리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레고랜드 부동산 PF 자산유동화증권(ABCP) 또한 보유하고 있지 않다.회사 관계자는 “지속적인 금리 인상의 여파가 증시로 확산하며 시장이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전사적인 노력을 통해 선제적 리스크 관리와 전략적인 시장 대응으로 3분기 개선된 실적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외형 성장세도 심상치 않다. 하나금융지주의 지원에 힘입어 지난해와 올해 두 차례에 걸쳐 총 1조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한 하나증권은 올해 상반기 기준 자기자본이 5조8588억원으로 확대, 자기자본 6조원을 바라보는 초대형 투자은행(IB)으로의 도약을 예고하고 있다.회사 내부적으로는 이은형 대표의 소통 경영도 주목을 받고 있다. 그는 지난해 취임과 동시에 가장 먼저 임직원 소통 및 복지에도 노력을 기울인 바 있다.이 대표는 우선 직원들의 주택자금 대여제도를 개선했으며, 복장 완전 자율화 등을 도입했다. 또 임직원과 임직원 가족이 함께할 수 있는 브랜드데이를 개최하는 등 유연한 조직문화를 형성하는 데 힘썼다.직원들과의 소통방식도 주목받고 있다. 취임 후 페이퍼리스 제도를 도입해 회의 때 사용하는 각종 자료를 종이문서에서 전자문서로 대체, 불필요한 절차를 없애고 업무 과정에서의 효율성을 높였다.이에 따라 임원 회의에 참석하는 하나증권 임원들은 종이 서류 없이 회의에 참석해 자유로운 토론을 벌일 수 있게 됐다. 이 자리에는 임원뿐만 아니라 과장급 실무자들도 배석해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것으로 전해졌다.임직원들과 격의 없는 소통은 새로운 금융상품 출시로도 이어졌다. 대표적으로 글로벌 기업에 장기 투자하며 가족에게 물려줄 수 있는 ‘증여랩’이 있다.증여랩의 경우 이 대표가 하나증권에 합류하며 처음 아이디어를 내 출시한 상품이다. 상품 이름 또한 이 대표 본인이 직접 지은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상품은 출시 3개월 만에 판매액 1000억원을 돌파하며 큰 인기를 얻었다.금융사의 중요 지표로 꼽히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사업 또한 한 단계 발전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회사는 증권사 중 선제적으로 자발적 탄소배출권 시장에 진출해 활발히 활동 중이다. 지난해 5월에는 환경부가 선정하는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시장 시장조성자로 최종 선정되기도 했다.한편 지난 7월 기존 하나금융투자에서 7년 만에 서명을 바꾼 하나증권은 스포츠 후원 사업을 통해 새 브랜드 알리기에 앞장서고 있다.올해 K리그2에서 8년 만에 K리그1로 승격한 프로축구팀 대전하나시티즌 후원과 더불어 최근에는 큰 인기를 얻고 있는 테니스에도 후원하기 시작했다. 지난 9월부터는 대한테니스협회와 메인 스폰서 계약을 맺고 후원을 이어가고 있다.업계에서는 이 대표가 호실적을 바탕으로 연임에 성공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실적 부진으로 인해 상당수 증권사 CEO의 연임에 대한 불확실성이 증대된 상황에서도 실적을 입증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