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한화-교보 30년째 아성 구축자산규모 279조-126조-114조로 압도적4위 신한 68조, 8위 KB 33조 격차 커금융지주 지원, M&A 등 물량공세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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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은행지주계 생명보험사인 신한라이프와 KB라이프가 30년 이상 지속돼 온 생보 '빅3(삼성‧한화‧교보)' 구도를 깨뜨릴 것을 공언하고 나서면서 그 성사 가능성에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과거에도 굵직한 인수합병(M&A)이나 신규 사업자 진입 시 '빅3 진입'을 목표로 제시한 적은 있었지만, 실제로 빅3 구도가 깨진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업계에선 두 보험사가 국내 굴지의 금융지주사인 신한금융과 KB금융을 모회사로 두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에는 다를 것"이라고 전망한다. 자산 규모 면에서 압도적인 삼성생명을 제외하면, 한화나 교보생명은 추가적인 M&A를 통해 충분히 따라잡을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1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신한라이프와 KB라이프는 2023년 새해를 맞아 중장기 경영목표로 각각 업계 2위와 3위 달성을 공언했다.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신한라이프와 KB라이프의 총자산은 각각 68조 4156억원, 33조 5399억원으로 업계 4위와 8위다. KB라이프의 경우 통합 전 푸르덴셜생명과 KB생명의 총자산 합계치다.

    빅3 생보사 수장격인 삼성생명은 총자산 279조 1299억원으로 압도적인 업계 1위다. 그 다음으로 한화생명 125조 8248억원, 교보생명 114조 516억원 순이다. 현 시점에서 빅3 생보사와 신한‧KB라이프 간 격차는 꽤나 크다고 볼 수 있다.

    이에 업계 일각에선 "두 보험사가 다소 오버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신한라이프의 경우 은행 출신 이영종 사장이 새로 취임했고, KB라이프는 푸르덴셜생명과 KB생명의 통합 출범 첫 해라는 점에서 일종의 '컨벤션 효과'를 노린 것이란 분석도 있었다.

    그만큼 생보 빅3 구도는 철옹성과 같다. 독보적인 1위 삼성생명 밑으로 한화생명(전 대한생명)과 교보생명의 2위 다툼에 다른 생보사가 끼어들 여지는 없었다. 

    2000년대 중반 농협공제의 민간 시장 진입으로 출범한 농협생명이 빅3 구도를 흔들 것이란 전망이 있었지만, 결국 '찻잔 속 태풍'에 그쳤다. 2005년 미래에셋그룹이 SK생명을 인수해 출범한 미래에셋생명도 마찬가지였다.

    그럼에도 신한라이프와 KB라이프의 행보에 업계가 주목하는 이유는 두 회사의 뒷배가 든든하기 때문이다. 국내 1, 2위를 다투는 금융지주사인 신한금융과 KB금융이 떡하니 버티고 있어 향후 성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는 평가다.

    실제로 신한금융과 KB금융은 공격적인 M&A를 통해 업계 중하위권에 머물러 있던 생보 자회사의 덩치를 키웠다. 신한금융은 기존 신한생명에 오렌지라이프를 인수해 업계 4위 신한라이프를 탄생시켰고, KB금융은 푸르덴셜생명 인수로 존재감이 없던 KB생명을 업계 중위권사로 탈바꿈시켰다.

    그리고 시장에는 잠재매물이 남아 있어 1~2회 M&A를 성사시킨다면 자산 규모로 업계 2위권에 오르는 것은 전혀 불가능한 일이 아니다. 

    현재 주요 매물로 거론되는 생보사로는 동양생명(36조 5462억원), 메트라이프생명(23조 6303억원), ABL생명(19조 3904억원), KDB생명(20조 5920억원), AIA생명(17조 8192억원) 등이 있다. 당장 신한라이프의 경우 동양생명 인수 시 자산규모 100조원을 넘어 한화‧교보생명에 근접하게 된다.

    금융지주 산하 계열사들과의 시너지 효과도 무시할 수 없다. 은행‧증권‧카드 계열사들과 WM부문에서의 협업 및 계열사 고객DB 공유 등으로 영업력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계열사 사장이 대외적으로 업계 2위나 3위 등극을 공언한다는 것은 자신감만으로는 할 수 없는 일"이라며 "향후 M&A를 포함한 금융지주 차원의 전폭적인 지원이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