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올 상반기 레벨3 단계 G90, EV9 출시 예정"아르고AI 사업중단 등 완전자율주행 당분간 어렵다"올해 양산 시작. 2025~2027년 관련 기술 안정화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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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자동차 업계가 자율주행 분야를 두고 치열한 기술 경쟁을 벌이고 있다. 특히 무리하게 완전 자율주행을 목표로 하기보다 레벨3 상용화 및 완성도 높이는 것이 관건이 될 전망이다.19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그룹은 올해 상반기 레벨3 자율주행 기술(HDP)이 적용된 제네시스 ‘G90’와 기아 ‘EV9’을 출시할 예정이다.HDP는 고속도로나 자동차 전용도로에서 운전자가 운전대에서 손을 떼는 것은 물론 차선 변경이나 고속도로 진·출입까지 차 스스로 하는 기술이다.또한 모셔널을 통해 미국에서 우버 등 차량공유 기업과 협력해 운전자가 개입하지 않는 레벨4 ‘아이오닉5’ 로보택시 서비스를 상용화할 계획이다.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도 지난 3일 신년사에서 “그룹의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자율주행 등 다양한 사업 영역에 도전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미국자동차공학회(SAE)는 자율주행 단계를 레벨0에서 레벨5까지 총 6단계로 구분하고 있다.레벨2까지는 운전자가 전방을 주시하고 운행 방향을 바꾸는 등 개입을 해야 하지만 레벨3부터는 시스템이 스스로 앞차를 추월하거나 장애물을 감지하고 피할 수 있다. 또한 시스템이 사고나 교통 혼잡을 감지해 피할 수도 있다.레벨4에서는 운전자가 출발 전에 목적지와 이동 경로만 입력하면 되며, 수동 운전으로 복귀하지 못할 때에도 시스템이 안전하게 자율주행을 해야 한다.레벨5는 완전 자동화 단계로 사람의 개입 없이 시스템이 판단해 스스로 운전하게 된다. 이 단계에서는 엑셀, 브레이크, 스티어링 휠 등 조작장치가 필요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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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글로벌 자동차 업계에서는 완전 자율주행에 대한 회의론이 강하게 불었다. 자율주행 4단계 기술력에서 선두두자로 평가받던 자율주행 스타트업 ‘아르고AI’는 지난해 10월 문을 닫았다.테슬라는 지난해 미국에서 자율주행 기능과 관련해 허위광고를 했다는 이유로 캘리포니아 차량국(DMV)에 의해 주(州) 행정청문국에 고발됐다. DMV는 고발장에서 테슬라의 오토파일럿과 완전자율주행(FSD) 기술이 주행을 돕는 보조 장치에 불과하지만 마치 자율주행 제어 기능을 제공하는 것처럼 과장 광고를 했다고 주장했다.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은 완전 자율주행 기술개발에 대한 한계를 경험하고, 레벨 3단계의 상용화로 방향을 선회했다.벤츠는 지난해 하반기 플래그십 세단 ‘S클래스’와 럭셔리 전기차 ‘EQS’에 ‘드라이브 파일럿(Drive Pilot)’ 시스템을 장착해 레벨3 단계를 갖춘 차량을 이미 출시했다.이번 CES 2023에서도 이같은 경향이 두드러졌다. 혼다와 소니의 합작사인 소니혼다모빌리티는 첫 전기 콘셉트카인 ‘아필라’를 공개했다. 아필라에는 차량 외관 곳곳에 카메라와 레이더 등 45개 센서가 내장됐으며, 레벨3 단계 성능을 갖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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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가 이번 CES에서 공개한 콘셉트카 ‘아이비전 디(iVision Dee)’는 레벨1~4 단계에 따라 서로 다른 증강현실을 구현한다. 현대모비스는 퀄컴과 손잡고 레벨3 자율주행 통합제어기 개발에 나섰다고 밝혔다. 자율주행 통합제어기는 레벨3 자율주행 구현에 필요한 핵심 제어 장치다.한편, 전문가들은 자동차 업계가 당분간 자율주행 3단계를 중심으로 관련 기술을 안정화하는 기간을 가질 것으로 전망했다.이동현 현대차그룹 경제산업연구센터 자동차산업연구실장은 “지난해 아르고AI가 사업을 중단하면서 업계에서도 완전 자율주행 기술 구현이 쉽지 않다는 점을 깨닫게 됐다”면서 “이를 반영해 웨이모, 크루즈 등을 제외한 대다수 레거시 업체들은 레벨2~3의 고도화로 전략을 선회했다”고 진단했다.정구민 국민대학교 전자공학부 교수는 올해부터 자율주행 프로세서의 본격적인 양산이 시작되고 2025~2027년 사이 주요 자동차사들의 자율주행 기술이 안정화될 것으로 전망했다.정 교수는 “올해부터 전용 프로세서와 라이다 센서의 대량 양산으로 자율주행 발전이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이어 “레벨3 자율주행 단계가 본격화되면 고속도로는 물론 도심까지 자율주행이 이뤄져야 한다”면서 “이를 위한 ▲지도 제작 ▲실시간 정보 수집 시스템 구축 ▲차량 및 보행자 움직임 예측 등의 기술 개발 및 안정화 여부가 자동차 업체들의 자율주행 성패를 좌우할 요소”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