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부터 국회 주변 자율주행 순환버스 운행‘탭’ 애플리케이션 통해 누구나 이용 가능운전자 개입 최소화, 부드러운 주행 인상적
  • ▲ 현대차가 개발해 국회에서 운행중인 레벨4 자율주행 버스 ⓒ뉴데일리
    ▲ 현대차가 개발해 국회에서 운행중인 레벨4 자율주행 버스 ⓒ뉴데일리
    출발과 가속, 횡단보도에서 보행자를 마주했을 때 정거까지 숙련된 기사가 운행하는 버스와 다를 바 없게 느껴진다. 운전석을 보니 기사는 스티어링 휠에서 분명히 손을 떼고 있었다. 현대자동차가 국회에서 운행 중인 자율주행 셔틀버스에서 볼 수 있는 모습이다.

    7일 국회 소통관 정류장에서 자율주행 순환버스를 타고 한 바퀴를 돌아봤다. 현대차가 운영하는 자율주행차는 그간 판교 제로시티 등지에서 임직원 대상으로만 한정 운행해온 바 있다. 이번 국회에 도입하면서 모든 이용객으로 시범서비스 범위를 넓혔다.

    셔틀버스에는 현대차가 자체 개발한 레벨4 자율주행 기술이 적용됐다. 레벨4 자율주행은 특정 환경에서 운전자 없이도 자동차가 모든 자율주행 기능을 수행하는 단계다. 운전자가 필요없다는 부분에서 0~3단계 자율주행과 큰 차이가 있다.

    버스는 국회 내부 도로와 주변을 순환하는 코스로 7개 정류장을 운영한다. 시속 30km 이하 저속으로 주행하면서 총 3.1km 구간을 달린다.

    이용 방법은 포티투닷이 개발한 모빌리티 플랫폼 ‘TAP!(이하 탭)’을 통해 승·하차 장소를 입력하면 도착 예정 시간에 맞춰 탑승하면 된다. 차량의 실시간 위치도 알 수 있어 편리하다.
  • ▲ 세이프티 드라이버는 특별한 상황 외에는 자율주행에 개입하지 않는다 ⓒ뉴데일리
    ▲ 세이프티 드라이버는 특별한 상황 외에는 자율주행에 개입하지 않는다 ⓒ뉴데일리
    예정한 도착 시간에 맞춰 차량이 정류장에 도착했다. 현대차 쏠라티를 개조해 만들어 승객 10명까지 탑승할 수 있다. 내부에는 자율주행 데이터를 수집하고 기록하기 위한 장치들이 마련됐다.

    탭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확인한 좌석 번호에 앉으면 버스가 자율주행으로 운행한다는 안내가 나온다. 운전기사는 정류장에서 호출 탑승객의 탑승 여부를 확인하고 출발함과 동시에 자율주행으로 전환한다.

    버스 내부에서 확인할 수 있는 현황판에는 자율주행에 돌입할 시 ‘자율주행 중’이라는 안내 문구가 떴다. 스티어링 휠이 운행 경로에 맞춰 스스로 돌아가는 모습이 뒷자리에서도 관측됐다.

    도로 좌우에 차량이 늘어서 도로 폭이 좁아졌을 때는 자동으로 속도를 줄이며 좌우 여유공간을 확보하려는 움직임도 보였다. 방지턱에서는 속도를 줄이고 부드럽게 넘는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좌회전과 우회전 시, 교차로를 이동할 때에는 우선 정지한 뒤 주변 상황을 살피고 움직이는 모습이 포착됐다. 횡단보도 위에 보행자가 있으면 좌회전 이동 시에도 보행자가 지나갈 때까지 거동을 중지했다.
  • ▲ 경로상에 보행자와 다른 차량을 인식해 자율주행을 이어가는 모습 ⓒ뉴데일리
    ▲ 경로상에 보행자와 다른 차량을 인식해 자율주행을 이어가는 모습 ⓒ뉴데일리
    다만 교차로에 진입할 때, 도로 주변에 차량과 사람의 이동이 많을 경우에는 경로대로 움직이지 못하고 계속 브레이크를 밟으며 머뭇거리기도 했다. 결국 자율주행 모드를 해제하고 운전자가 직접 운행하는 상황이 연출됐다.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한 호출 방식에 어려움을 겪는 어르신들도 확인할 수 있었다. 소통관을 출발해 처음 도착한 정류장으로 둔치 주차장에서는 5명 정도 되는 대기 승객이 보였다. 탭으로 호출한 승객들은 탑승하고, 다른 사람들은 QR코드를 통해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해야한다는 안내를 받으며 탑승하지 못했다.

    국회 6문을 빠져나가 국회 3문까지 돌아오는 주변 도로에서는 어린이 보호구역이 포함됐다. 어린이 보호구역에서는 현행법상 4단계 자율주행을 이용할 수 없어 세이프티 드라이버가 운행을 이어갔다.

    한 바퀴를 도는 데에는 주변 도로 환경에 따라 10분에서 15분 정도 소요됐다. 탑승 전과 후 모두 실시간으로 도로 상황과 차량의 현재 위치를 연동해 도착 예정 시간을 시시각각 바꿨다.

    직접 탑승해본 시민들은 자율주행 차량에 대해 인상적이라고 평가했다. 탑승을 마친 시민 A씨는 “버스기사가 운전하는 것과 별 차이를 못 느꼈다”며 “주변 상황을 인식하고 안전하게 운행하려는 모습에 자율주행에 대한 믿음감이 생겼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