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 세계 최대 클러스터 결정… 미래 반도체 중심 '국내로'30조 넘게 투입되는 美 신공장 투자… 3조 보조금 독소조항 '가득'이달 중 美 '가드레일 조항' 세부사항 발표… 미래 중국 투자 여부 걸려
  • ▲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전경 ⓒ삼성전자
    ▲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전경 ⓒ삼성전자
    삼성전자가 경기도 용인에 세계 최대 규모의 시스템반도체 클러스(산업단지) 조성에 참여키로 하며 미래 반도체 중심은 '한국'이라는 점을 명확히 했지만 여전히 남은 과제들이 많아 고민은 여전하다. 당장 이달 안으로 미국이 삼성의 추가적인 중국 투자를 금지하는 내용을 담은 '가드레일 조항'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지며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15일 정부가 발표한 세계 최대 규모 반도체 메가클러스터 조성에 삼성이 오는 2042년까지 20년 동안 총 300조 원을 투자해 파운드리 공장 5곳을 신설한다고 밝히면서 반도체 제조 중심을 '국내'로 쐐기를 박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국내에선 20년이라는 장기 투자를 통해 기존 생산기지인 경기도 화성과 평택에 이은 세계 최대 규모 반도체 제조 클러스터를 구축한다는 점에서 삼성이 미래 반도체 핵심 기지를 국내에 두겠다는 의지가 드러났다는 해석이다. 여기에 국회가 이른바 K칩스법으로 불리는 반도체 산업 지원을 위한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까지 최종 통과되면 국내에서 삼성과 SK하이닉스 같은 반도체 기업들의 투자는 날개를 달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에서 정부, 정치권과 반도체 산업 지원을 잘 이끌어내면서 미래 비전을 실행하기 위한 기반을 닦을 수 있게 됐지만 이미 진행 중인 미국 내 신공장 투자에 대해선 회의적인 시각이 여전하다. 삼성전자는 미국 텍사스 오스틴에 이어 인근 테일러에 지난 2021년부터 제2 파운드리 공장을 신설하고 있는데 이 공장을 신설하면서 미국 정부에서 받을 수 있는 보조금을 두고 골머리를 앓고 있다.

    우선 미국 정부가 보조금을 지급받기 위해 지켜야 할 조건들을 추가로 제시하고 나서면서 삼성전자와 같은 기업들이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예상에 없던 초과이익 환수 부분이나 반도체 시설 공개 등과 같은 기업 기밀이 담긴 회계장부나 연구·개발(R&D) 내용들을 공개해야 한다는 조건이 붙은 것이다.

    삼성은 미국 측의 이 같은 요구에 응하면서까지 전체 설비투자 규모의 5~15% 수준에 불과한 보조금을 받아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삼성전자가 당초 밝힌 테일러 신공장 투자금이 총 170억 달러 수준임을 감안하면 보조금은 최대 25억 5000만 달러 가량 받을 수 있는 셈이다. 약 3조 원 남짓한 보조금을 받고 향후 미 정부 측의 무리한 요구에도 응해야할 수 있다.

    게다가 최근 물가와 원자재 상승 등으로 건축비 부담이 커지면서 삼성이 당초 비용보다 80억 달러 이상 늘어난 250억 달러 규모 투자에 나서야 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면서 비용 문제는 겉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 물론 이런 상황이 삼성만 겪는 특수한 경우는 아니고 미국 현지에 새롭게 반도체 공장을 짓고 있는 기업들은 대다수 겪는 애로사항이다. 대만 TSMC와 미국기업인 인텔도 신공장 건설비를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해진다.

    결정적으로 아직 발표 전인 미 정부의 반도체 보조금 '가드레일(안전장치)' 조항이 발표되면 중국으로의 추가 투자 마저 막힐 수 있어 우려가 크다. 중국은 삼성이 국내와 미국에 이어 반도체 생산시설을 갖추고 있는 곳이다. 중국에서는 이미 삼성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반도체 생산의 상당부분이 이뤄지고 있어 가드레일 조항에 중국 투자 금지 조건이 붙는다면 사실상 탈(脫) 중국 전략을 새롭게 짜야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