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분양무덤' 평택에 428가구 적체중…미청구공사액 1년새 16.2%↑ 2020년 5814억→2021년 7981억→2022년 9274억원 3년연속 '급증'이라크 비스마야 미수금 약 8300억원 남아…작년매출 20%수준 달해 경쟁사 작년 도시정비서 최고실적…한화 건설부문 오히려 '반토막'
-
도급순위 109위 중견건설업체인 대창기업이 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업계내 줄도산 공포가 다시 확산하고 있다. 도급순위 133위 에이치엔아이엔씨이 법정관리를 신청한지 한달도 채 되지 않은 시점에 전해진 소식탓에 충격파가 상당해 보인다.이들의 공통점은 건설경기 침체에 따른 일감감소와 미분양물량 적체로 인한 재무부담 증가, 여기에 회수하지 못한 미청구공사 금액이 늘어나면서 재무건전성이 급격히 악화된 까닭이다.
공교롭게도 흡수합병된지 2년차를 맞이한 한화 건설부문도 이들과 비슷한 길을 걷고 있다.12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 건설부문은 지난해 경기 평택시와 대전 등에 공급한 단지들이 흥행에 줄줄이 실패하면서 미분양리스크에 직면했다.지난해 11월 공급한 '포레나 평택화양'은 1·2순위 청약에서 959가구 모집에 584명만 접수해 미분양됐다. 이지역 미분양현황자료를 보면 2월말 기준 428가구가 주인을 찾지 못했다.현재 선착순계약을 진행중이지만 평택시 경우 '미분양무덤'으로 불리는 만큼 완판까지 쉽지만 않을 것이란 게 업계 시각이다. 실제 2월말 기준 평택시 미분양물량은 1176가구로 경기지역중 가장 많다.대전지역 미분양물량도 골칫거리다. 지난해 7월 분양한 '한화 포레나 대전월평공원 1·2단지'는 2월말 기준 1349가구중 605가구가 아직까지 주인을 찾지 못했다.다만 대전의 경우 평택보단 상황이 나은 편다. 정부가 대전 유성구 교촌동을 나노·반도체 우주항공분야 국가산업단지 후보지로 선정하면서 시장수요가 급격히 늘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한화 건설부문 관계자는 "대전의 경우 주변 개발호재로 최근 '포레나 대전학하' 단지가 완판되는 등 분위기가 점점 좋아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평택도 다수 개발사업이 예정돼 시장분위기가 나아질 것"이라고 기대했다.이밖에 지난해 3월 공급한 '한화 포레나 미아'도 고분양가 논란으로 1년째 미분양 상태로 남아있다.미청구공사가 증가한 것도 재무건전성 악화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한화 건설부문 미청구공사 금액은 9274억원으로 직전년대비 16.2% 증가했다.연도별 미청구공사 금액은 2019년 6799억원에서 2020년 5814억원으로 줄었다가 다시 2021년 7981억원으로 늘었고 지난해 결국 9000억원대를 찍었다.미청구공사 금액은 공사를 진행하고도 발주처에 대금을 청구하지 못한 미수채권을 뜻한다. 대금을 회수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아 위험자산으로 분류된다. 이번에 법정관리를 신청한 대창기업도 미청구공사 금액이 204억원까지 불어나면서 재무부담이 가중된 것으로 알려진다.한화 건설부문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은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프로젝트다. 본사업은 공사대금 101억달러(13조3700억원)에 달하는 초대형 프로젝트로 현재 공정률은 약 46.7% 수준이다.한화 건설부문은 지난해 8월말 공사를 완료한 부분에 대해 이라크 국가투자위원회(NIC)에 49억5100만달러(약 6조5500억원)를 청구했지만 실제 수령한 금액은 43억2200만달러(약 5조7200억원)에 그쳐 아직까지 미수금이 8300억원정도 남아있는 상태다. 이는 지난해 매출의 20%에 달하는 적지 않은 금액이다.다만 한화와 흡수합병을 통해 유동성 위기대응력을 갖춘 것은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한화 건설부문 유동자산은 합병전인 지난해 상반기 기준 2조4516억원에서 합병후 22조원으로 급증했다. 현금성자산 역시 같은기간 3765억원 수준에서 6조6730억원까지 늘었다.하지만 당분간은 한화내 '미운오리'로 남을 것으로 보인다. 도시정비사업부문 경쟁력이 바닥을 친 까닭이다. 경쟁사들은 역대 최고 수주실적을 냈던 지난해 한화 건설부문 정비사업 수주액은 3552억원으로 오히려 직전년보다 54%나 급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