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회사 매각하며 '덩치 줄이기'하나·국민 등 인수 관심업황 부진 겹쳐 장기화 예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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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롯데카드가 자회사 로카모빌리티를 매각하면서 '본체' 매각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됐지만 여전히 답보 상태에 머물고 있다.

    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롯데카드 최대주주 MBK파트너스는 지난달 맥쿼리자산운용과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하고 로카모빌리티 지분 100%를 약 4000억원에 매각했다. MBK파트너스는 2019년 1조3810억원에 롯데카드 지분의 59.83%를 인수한 최대주주다.

    로카모빌리티는 선불 교통가드 단말기 사업자로, 한국스마트카드(티머니)에 이은 교통카드 시장 점유율 2위(37%)인 '캐시비'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MBK파트너스는 JP모건을 매각 주관사로 선정하고 롯데카드 매각에 착수했지만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당시 전체 매각 가격으로 제시한 금액은 3조원인데 지나치게 높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MBK파트너스는 앞서 인수 당시 산정한 기업가치가 자본 총계 대비 0.8배 수준으로 평가된 것을 고려해 매각가를 책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고평가 논란이 제기되자 자회사를 처분하는 등 분리매각으로 선회하면서 '덩치 줄이기'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로카모빌리티 매각 이후 롯데카드의 적정 인수가격은 2조5000억~2조7000억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롯데카드의 자회사인 베트남 해외법인 '롯데파이낸스베트남'이 매각된다면 2조원대 초반까지 가격이 낮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재 가장 유력한 인수 후보로는 KB금융지주와 하나금융지주가 거론되고 있다. 특히 KB국민카드는 올해 경영전략으로 '1등 카드사로의 도약'을 명시할 정도로 인수합병을 통한 양적 성장에 적극적일 것이라는 분석이다. 업계 3위 KB국민카드가 인수한다면 업계 1위 신한카드를 넘어서는 규모가 된다.

    하나금융지주 역시 2019년부터 꾸준히 롯데카드 예비입찰에 참여하면서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하나카드가 인수하는 경우 현재 업계 7위에서 한번에 3위로 올라설 수 있다.

    다만 불안정한 업황이 방해요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와 고금리 기조 유지 등 카드 업계가 처한 상황에 따라 수익성 저하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특히 카드사는 수신 기능이 없어 대부분의 자금을 채권 발행으로 조달하기 때문에 고금리 기조가 유지되는 것은 카드사 입장에서 원자재를 비싼 값에 들여오는 것과 같다.

    고금리는 인수 희망자에게도 부담으로 작용한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인수하는 입장에서도 고금리는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면서 "인수자금의 상당 부분을 대출을 통해 충당하는데 현재 금리가 높아서 여러모로 시간을 두고 천천히 진행될 소지가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