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 재고 5월 '피크아웃'… 하반기도 감산 기조D램 보다 회복 더딘 '낸드' 중심 감산 확대될 듯AI 급성장 속 내년까지 HBM '폭발'… 생산 확대로 대응선단공정 필수인 AI칩 공략 나선 파운드리...올인원 솔루션 강점 부각
  • ▲ 삼성 HBM-PIM_제품 이미지 ⓒ삼성전자
    ▲ 삼성 HBM-PIM_제품 이미지 ⓒ삼성전자
    삼성전자가 지난 5월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바닥을 찍고 반등하기 시작했다는 시장의 신호를 바탕으로 하반기 감산 기조를 이어가는 동시에 DDR5와 HBM 등 고부가 메모리 사업에 속도를 낸다.

    김재준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부사장은 27일 올 2분기 실적발표에 이은 컨퍼런스콜에서 "지난 1분기 공식 발표한 당사의 메모리 감산 등 업계의 생산량 하향 조정으로 업계 재고 수준이 지난 5월 피크(peak)를 기록한 이후 빠른 속도로 감소하고 있다"며 "하반기에도 생산 햐향 조정은 지속할 전망이고 특히 수요 회복세가 더딘 낸드 플래시 중심으로 생산량 하향 조정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 1분기 잠정실적발표에 이어 메모리 반도체 감산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당시 삼성은 레거시(범용) 제품을 중심으로 감산에 나서겠다고 공식화하면서 앞서 감산을 추진하고 있던 SK하이닉스, 마이크론에 이어 뒤늦게 감산 대열에 동참해 넘치는 시장 재고 상황 조정에 나섰다.

    이 같은 기조가 이어지는 동시에 하반기에는 특히 낸드를 중심으로 감산이 추진될 것으로 봤다. D램의 경우 김 부사장의 말대로 지난 5월 '피크아웃(Peak out, 정점 후 하락)' 상태에 진입하며 가격이 안정화되는 단계에 접어들었고 고객사 재고 조정도 어느 정도 마무리됐지만 낸드는 여전히 수요 전망이 불안하기 때문이다.

    김 부사장은 "예상처럼 고객사 재고 조정이 상당부분 진행된 PC나 모바일 등 소비자향 수요는 상대적으로 안정적이고 D램 가격 하락폭도 확연히 둔화됐다"면서도 "낸드는 시장 수요 변화 시점이 D램보다 늦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올 상반기에 사실상 메모리 반도체 업황이 바닥을 찍은 것을 확인했지만 삼성이 실적으로 입은 타격도 무시하기 힘든 수준이다. 삼성전자는 이날 실적발표를 통해 반도체(DS) 사업에서만 상반기에 8조 9400억 원의 누적 영업손실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 1분기에만 4조 5800억 원의 손실을 기록한데 이어 2분기에는 4조 3600억 원 손실을 냈다.

    하반기엔 범용 메모리 반도체 시장이 조금씩 되살아나는 것과 동시에 생성형 인공지능(AI)로 촉발된 AI 서버시장 수요가 고부가 메모리 반도체 시장을 대폭 키우는 동력이 될 것으로 전망됐다.

    김 부사장은 "최근 생성형 AI시장 성장으로 고성능 메모리, 특히 HM 수요가 빠르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데 중장기 관점에서 향후 5년 간 연간평균성장률(CAGR)이 30% 중후반대"라며 "단기적으로 보면 하이퍼스케일러들이 올해와 내년 사이 경쟁적으로 AI 서버 구축에 나서면서 가파른 성장이 예고된다"고 말했다.

    삼성의 예고대로라면 현재 뜨겁게 달아오르기 시작한 HBM 수요는 내년까지 무서운 기세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메모리 제조사들은 고객사들이 요구하는 수준의 HBM을 적기에 공급할 수 있는 '생산능력(CAPA)'이 관건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삼성은 이처럼 높아진 시장 요구에 맞춰 내년까지 생산능력을 올해의 2배 수준으로 키운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김 부사장은 "현재도 HBM 시장 내 메이저 공급업체로서 생산능력도 업계 최고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올해만 이미 10억 기가비트(GB) 고객 수요를 확보하고 있다"며 "이미 지난해 대비 2배 수준의 수요이고 하반기에는 생산성을 확보하기 위해 공급역량을 확대할 준비 중"이라고 했다.

    이어 "내년 증설로 올해 대비 최소 2배 이상 생산능력을 확보하고 향후 수요에 따라 추가적으로 확보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AI로 촉발된 반도체 수요에 대해선 파운드리 사업에서도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AI칩 제조를 위해선 삼성이 업계 최초로 양산에 성공한 3나노미터(nm) GAA(Gate-All-Around) 공정이 최적임을 자부하며 AI칩에 핵심인 HBM 제조는 물론이고 AI칩 핵심 공정으로 꼽히는 어드밴스드 패키징 단계까지 삼성의 올인원 솔루션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점을 고객사들에게 강하게 소구할 전망이다.

    정기봉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 부사장은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최근 고객사들이 GAA 공정기술에 대해 상당한 관심을 표하고 있다"며 "최근 고성능 컴퓨터(HPC)와 5G로 에너지 효율이 높은 컴퓨팅 수요가 높아지고 있는데 이는 곧 선단공정에 대한 요구로 이어지는데 GAA 기술은 고객사에 최적의 성능과 전력, 비용 효율성을 제공할 수 있는 AI칩에 최적화된 선단공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HBM과 어드밴스드 패키징까지 올인원으로 한 업체에 맡기고 싶어하는게 고객사들의 강력한 니즈이고 당사의 강점은 이 같은 공정기술을 모두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라며 "오는 2025년 2나노 공정 양산을 시작하며 AI칩 시장도 선도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외에도 삼성이 AI 시장을 겨냥해 다양한 응용처별 맞춤형 제품을 선보이기 위해 다각도로 개발 중이고 일부는 조만간 출시를 앞두고 있다고 밝혀 기대감을 높였다.

    김 부사장은 "클라우드 및 AI 시장 성장으로 다양한 응용처에서 메모리 제품 요구가 빠르게 변하고 있고 고용량 모듈 수요가 커지고 있다"며 "고성능 컴퓨팅용 제품 외에도 온디바이스(On-Device) AI 등에 특화된 D램 등도 개발 중으로 내년 양산이 목표"라고 말했다.

    이어 "초거대AI 모델 처리에 적합한 메모리 솔루션도 개발 중"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