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까지 판매량 지난해보다 10만대 이상 증가트레일블레이저, 트랙스 크로스오버 수출 견인
  • ▲ 쉐보레 트랙스 크로스오버가 수출을 위해 선적되는 모습 ⓒ한국지엠
    ▲ 쉐보레 트랙스 크로스오버가 수출을 위해 선적되는 모습 ⓒ한국지엠
    한국지엠이 수출 위주 판매전략을 통해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다만 사업 지속을 위해 전동화 모델 국내 생산과 더불어 단가가 높은 차량 위주 판매개선이 과제로 꼽힌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지엠은 7월 판매량 4만705대를 기록하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6.2% 증가했다.

    13개월 연속 전년 대비 상승세로 내수 판매량 3위 자리를 지켰다. 6월 판매량은 4만9831대로 5년 내 월 최대 판매량을 갱신하기도 했다. 7월까지 수출과 내수를 더한 누적 판매량은 25만5000여대로 지난해 14만9000여대보다 71.4% 늘었다.

    이는 트레일블레이저와 트랙스 크로스오버 수출 증가에 힘입은 결과다. 6월 기준 트레일블레이저와 트랙스 크로스오버는 수출로만 각각 2만대를 돌파하며 수출물량 1, 2위를 꿰찼다. 7월까지 누적된 트레일블레이저 수출물량은 13만7000여대로 지난해보다 79.8% 증가했고, 올해 출시한 트랙스 크로스오버도 9만5000여대로 가세했다. 

    지난해 영업이익 2766억원을 기록하면서 2013년 이후 9년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한 이후 상승세가 지속되는 모습이다. 회사를 정상 궤도에 올려놓은 로베르토 렘펠 사장에 이어 헥터 비자레알 신임 사장이 8월부로 임기를 시작하면서 흐름을 이어갈 리더십 교체도 마무리됐다.

    수출을 통해 활기를 찾은 한국지엠의 다음 과제는 전동화다. 한국지엠 노조는 사업 지속을 위한 전기차 물량 배정을 요구하고 있다. 지엠 본사는 2025년까지 총 10종의 전기차를 출시할 계획이지만, 국내 생산 모델은 없기 때문이다.

    정부에서도 지엠에 국내 전기차공장 투자를 요청했다. 장영진 산업통상자원부 1차관은 지난 5월 부평공장을 찾아 실판 아민 지엠 인터내셔널 사장과 만나 전기차 관련 투자를 논의하기도 했다. 장 차관은 정부에서 전기차 관련 투자 지원을 늘리고 있으며, 시설투자 세액공제를 상향 조정하는 등 지원할 뜻을 전했다.

    하지만 아민 사장은 미래차 배정에 대한 결정을 내리기는 이르다며 즉답을 피했다. 전동화 전환 보다는 현재 생산 중인 트레일블레이저와 트랙스 크로스오버에 집중하겠다는 차원에서다. 지엠이 미국 본사에서 한국 기업과 전기차 배터리 합작공장을 건설하는 등 공급망 관련 대규모 투자에 나선 것과 상반되면서 아쉬움을 남겼다.

    국내에서 판매 비중이 소형 세그먼트에 치우친 점도 개선할 점으로 꼽힌다. 7월 기준 국내 판매량에서 트랙스 크로스오버와 트레일블레이저의 비중이 85%를 차지하고 있다. 매출과 수익성 증대뿐만 아니라 고객의 선택 다양성 확보 측면에서도 고가모델 위주 판매가 절실한 상황이다.

    다만 볼트 EV와 EUV를 비롯한 이쿼녹스와 트래버스, 콜로라도와 타호 등은 수입 과정에서 가격이 상승하는 단점이 있다. 현지에서 내년 초 출시 예정인 트래버스 풀체인지 시작 가격은 한화 약 4300만원으로 알려진 반면, 국내에서 현재 판매중인 트래버스 최저 가격은 5640만원으로 1000만원 이상 차이가 발생한다.

    전문가들은 한국지엠이 전동화 전환에 부담을 가지는 부분을 노조 리스크로 해석한다. 고급화 전략은 국산차 대비 신차 출시 주기와 디자인 등에서 열세로 타개가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이호근 대덕대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전동화를 포함한 국내 사업의 지속성에 있어서 노조 리스크로 인한 예측 불가능성이 가장 큰 문제”라며 “노사관계에 대한 해결책을 찾지 못한 상황에서 현재 전동화 전환에 발을 빼는걸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어 “고가모델 판매를 위해서는 고급화 전략에 맞는 디자인과 신차 출시 등 고객과 소통이 중요하다”며 “국내에서 우위를 점하는 현대차와 기아 대비 가격과 더불어 커뮤니케이션 측면이 열세로, 이를 극복하는 게 관건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