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0월 유예 기간 만료…日 니혼게이자이 "유예 1년 연장 유력" 보도삼성·SK 일단 '안도'…무기한 연장 가능성 나와 긍정적韓·대만 기업 더불어 美 기업 타격 커…선거 전 공급망 안정화 목적 해석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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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0월 기한 만료를 앞두고 있는 대중(對中) 반도체 장비 수출통제 유예 조치가 1년 더 연장되는 방안이 유력시 되고 있다. 여기에다 별도의 기한을 두지 않고 유예가 무기한 연장될 가능성까지 나오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중국에 생산시설을 가동하고 있는 국내 반도체 기업들도 조심스럽게 안도하는 분위기다.24일 반도체업계와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미국 정부가 한국과 대만 기업들에 적용했던 대중 반도체 장비 수출통제 유예 조치를 추가로 1년 더 유예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지난해 10월 미국 상무부는 미국 기업이 중국에 첨단 반도체 생산장비를 수출하는 것을 금지하는 내용을 담은 조치를 시행했다. 한국과 대만 등 중국 내에 반도체 생산시설을 보유한 외국 기업에 장비를 수출하는 경우에 대해서는 개별심사를 통해 수출 여부를 결정키로 했다.다만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에 급격한 혼란이 야기될 것을 감안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한국 반도체 기업과 대만의 파운드리사 TSMC에 미국산 장비를 도입하는 사안에 대해선 규제 적용을 1년 유예했다. 지난 1년 간 해당 기업들은 개별 심사 없이 장비 도입을 할 수 있었지만 이 유예가 조만간 끝나고 향후엔 수입길이 막힐 수 있다는 점에서 리스크를 떠안고 있었다.중국에서 메모리 반도체 40% 가량을 생산하고 있는 삼성과 SK는 정부와 함께 미국 측에 유예 연장을 지속적으로 요청해왔다. 지난 6월에도 미 상무부 차관과의 회동에서 유예 조치를 연장해달라는 강력한 요청에 나섰고 미국 측도 긍정적 답변을 내놓은 바 있다.이후 반도체업계에선 미국이 추가 유예 조치를 허용할 가능성을 높게 점쳤지만 불확실성은 여전하다는 평가였다. 하지만 이번에 미국이 규제 유예 연장 조치에 더불어 유예 기한을 사실상 무기한 늘리는 방안을 내놓을 가능성까지 제기되면서 기대감을 갖고 상황을 지켜볼 필요성이 높아졌다.닛케이는 지난 23일(현지시간) 보도를 통해 미국 대중 반도체 장비 수출 규제 조치가 글로벌 공급망에 혼란을 주고 내년 대통령 선거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한 결과라고 해석했다. 이 규제와 관련해 장비 조달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한국과 대만 반도체 기업들 뿐만 아니라 중국시장에 장비를 팔지 못하는 미국 기업들의 타격이 상당했고 이들의 불만을 받아들일 수 밖에 없는 분위기인 것이다.실제로 미국이 대중 반도체 장비 수출 규제에 나서자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 등 미국 주요 장비업체들의 실적이 즉각 반응했다. 지난해 미국 장비업체들은 중국 수요가 급감하며 예년 대비 부진한 실적을 거뒀다. 올들어 다시 구형 반도체 장비를 중심으로 수요가 되살아나는 분위기인데 규제 유예 조치가 이어지지 않으면 다시 분위기가 냉랭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컸던 상황이다.미국 반도체업계 단체들도 정부에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지난 7월에는 대중 반도체 규제 조치가 지나치게 광범위하고 모호할 뿐만 아니라 일방적이라 공급망 혼란을 초래한다고 비판했다. 이 같은 미 정부의 조치가 시장 불확실성을 키운다는 점을 강조한 결과 유예를 1년씩 연장하는 방안에서 나아가 사실상 무기한으로 규제가 유예될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