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손보 5.8조, 생보 3.8조 등 역대급주주들 배당 기대 높지만 계속 늦춰1위 삼성생명 조차 순익 추정 유보
  • ▲ 2023년 상반기 보험회사 경영실적.ⓒ금융감독원
    ▲ 2023년 상반기 보험회사 경영실적.ⓒ금융감독원
    보험사들이 올해 상반기 새 회계기준(IFRS17) 도입 효과로 9조원이 넘는 역대급 순이익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주주들의 배당 확대 기대감이 커지고 있지만 정작 보험사들은 구체적인 주주환원 정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올 하반기부터 IFRS17에 대한 가이드라인 적용으로 재무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섣불리 배당을 늘리는데 위험 부담이 크다는게 보험사들의 입장이다.

    2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상반기 전 보험사 53곳(생보사 22곳, 손보사 31곳)의 당기순이익은 9조144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조 5399억원(63.2%) 증가했다. 지난해 전체 당기순익 9조2000억원에 육박할 정도로 역대급 실적을 거뒀다.

    생보사는 3조815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조6352억원(75.0%) 증가했다. 손보사 역시 전년 동기 대비 1조9047억원(55.6%) 늘어난 5조3281억원의 순익을 기록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보장성 보험 등의 판매 증가에 따른 실적개선 영향과 더불어 회계제도 변경 효과에 주로 기인한다"며 "하반기에는 가이드라인의 적용 및 금리·환율 등 시장 변동성 확대 등으로 손익 및 재무 영향이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실제 보험사의 올 상반기 수입보험료는 111조3362억원으로, 보장성 보험 판매 증가 등에 따라 전년 동기 대비 7조9201억원(7.7%) 증가했다. 순익에 직결되는 계약서비스마진(CSM)을 늘리기 위해 보장성 보험 위주로 영업을 한 결과다.

    같은 기간 총자산이익률(ROA)과 자기자본이익률(ROE)은 1.56%와 10.95%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0.72%포인트(p), 1.14%p씩 상승했다.

    다만 보험사들이 이처럼 역대급 실적을 기록하면서 이들이 내놓을 주주환원 정책에 관심이 쏠리지만 어느 보험사도 나서서 주주환원 정책에 대한 언급을 피하고 있는 실정이다.

    대표적으로 삼성생명은 올해 초 배당 성향을 35~45%로 제시했다. 하지만 상반기 실적 컨퍼런스 콜에서 배당 등 구체적인 주주환원 정책에 대한 요구가 나왔지만 말을 아꼈다.

    김선 삼성생명 경영지원실장은 "기존의 배당성향을 유지하고 배당금을 지속적으로 상향하겠다는 기조는 수차례 말했고 변화도 없다. 금년 가이드라인을 달라고들 말하는데 연간 순이익이 어느 정도 구체화되어야 말해줄 수 있을 것 같다"며 "가이드라인 이슈라든가 남아있는 변수들이 꽤 있어서 연간 순이익은 그런 상황 지켜보며 소통 드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업계 1위 보험사조차 올해 순익 추정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배당 등 구체적인 주주환원 정책을 내놓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다. 

    부채를 원가로 아닌 시가로 평가하는 IFRS17가 올해 도입된 데다 금융당국도 시장의 잠재 위험에 대비해 자본 확충과 자본건전성 관리 강화 등을 보험사에 주문하고 있어서다. 여기에 계리적 가정 등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3분기부터 적용되면 하반기부터 실적 악화가 불기피한 상황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IFRS17 도입 초기 혼란이 있었지만 3분기 이후부터는 예측 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면서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올해 보험사들의 배당 성향은 크게 낮아지는 수준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