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진·소급법 논란 지속보험사들 대체로 안도… 한 분기 시간 더 벌어KB손보 실적 발표 스타트… 순익 6.9% 증가
  • ▲ ⓒ연합뉴스
    ▲ ⓒ연합뉴스
    보험사들이 2분기 실적 발표를 시작했다. 관심을 모은 새 회계기준(IFRS17) 가이드라인 적용은 3분기로 한 분기 더 늦춰질 전망이다.

    '전진법'과 '소급법'에 대한 이견이 여전하자 금융당국도 탄력적 적용을 인정하고 있다.

    가이드라인의 영향으로 수천억원의 계약서비스마진(CSM) 감소가 우려됐던 보험사들은 대체로 안도하는 분위기다. 당국이 다음달쯤 정확한 지침을 마련할 것으로 보여 2분기 실적 발표는 당초 계획대로 진행이 가능한 실정이다.

    25일 KB손해보험은 2분기 당기순이익은 2714억원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CSM 상각 수익 증가와 장기보험 손해율 개선으로 보험영업이익이 전분기 대비 6.9% 증가했다.

    원수보험료는 3조1903억원으로 전분기와 유사한 수준이나 CSM이 8조400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약 2.6% 증가한 것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KB손보 관계자는 "일반보험 실적 감소와 전년 동기 부동산 사옥 매각에 따른 기저효과에도 불구하고 손해율 개선과 시장금리 변동에 따른 수익증권 평가익 증가 영향으로 전년 동기와 유사한 수준의 실적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KB라이프생명은 2분기 채권금리 상승으로 투자손익이 축소됨에 따라 2분기 개별기준 당기순이익은 전분기 대비 269억원 감소한 944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2분기 신계약연납화보험료(APE)는 2292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약 65.6% 늘었다.

    이날 KB손보와 KB라이프를 시작으로 오는 27일 신한·하나금융지주계 보험사 등이 2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다음달에는 9일 롯데손보, 14일 삼성화재·삼성생명·메리츠화재·DB손해보험·현대해상 등이 각각 실적 발표를 예고했다.

    보험업계는 이번 실적 발표를 앞두고 눈치싸움에 돌입했다. 앞서 보험사들의 지난 1분기 실적 발표를 두고 회계기준 변경에 따른 '실적부풀리기' 의혹이 커지자 금융당국이 관련 가이드라인을 제시해서다.

    금융당국은 실손보험 손해율, 무·저해지보험 해지율 등 계리적 가정에 대한 기준을 제시했으나 실적 변경치를 한꺼번에 반영하는 '전진법'과 과거 재무제표 변경을 통해 1분기와 나눠서 반영하는 '소급법'을 두고 보험사 간 의견이 갈리고 있다.

    생명보험사들과 금융당국은 전진법을 적용하기로 의견 조율이 됐지만 손해보험사들은 소급법을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상황이다. 특히 현대해상, DB손보, KB손보, 롯데손보 등 전진법 적용 시 손실 반영액이 커 소급 적용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아직 가이드라인에 대한 정확한 지침이 내려온 상황이 아닌데다 보험사마다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며 "당장 2분기 실적에는 대부분 가이드라인을 적용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2분기 보험사 실적은 1분기에 비해 크게 변화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회계제도 전환에 따라 결정되지 않은 계리적 가정 방식은 오는 3분기에서야 주로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은 현재 업계 의견을 수렴하고 있으며 늦어도 다음달 안에 전진·소급법 적용과 관련해 개선사항을 발표할 계획이다. 

    업계 한 전문가는 "보수적인 가이드라인이 적용되면 일부 보험사는 실적 하락이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특히 낙관적인 가정으로 CSM를 크게 늘린 회사나 매각을 앞둔 회사의 경우 실적 발표에 대한 부담이 크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