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까지 임단협 미 타결시 전면 파업 예상3대 제조사 상대 동시 파업 시 수조원 피전동화 전환으로 인한 고용 불안정 원인
  • ▲ 전미자동차노조 새 지도자인 푠 페인 위원장이 지난달 24일 켄터키주 루이빌 포드공장 노조 862지부에서 연설하고 있다 ⓒ뉴시스
    ▲ 전미자동차노조 새 지도자인 푠 페인 위원장이 지난달 24일 켄터키주 루이빌 포드공장 노조 862지부에서 연설하고 있다 ⓒ뉴시스
    미국 자동차근로자 노동조합 전미자동차노조(이하 UAW)가 GM, 포드, 스텔란티스를 상대로 임금협상을 벌이면서 파업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노동자들이 자동차 업계의 전동화 전환으로 인해 인력 감축과 구조조정이 이뤄질 것을 우려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5일 뉴욕타임스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전미자동차노조는 지난달 25일 파업 찬반투표를 진행한 결과 97%의 찬성률을 기록했다. 14일까지 임금협상이 타결되지 않으면 파업에 들어갈 전망이다. 현지 매체들은 파업을 사실상 예정된 수순으로 관측하는 분위기다.

    UAW는 미국 자동차와 기계 부문 노동자 약 40만명이 가입한 단체다. 이 중 3대 자동차 제조사 제조사 조합원은 15만명 수준이다. UAW가 3대 제조사를 상대로 동시 파업을 벌이면 경제적 피해가 수 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3대 제조사와 UAW는 7월부터 단체교섭을 진행했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한 상황이다. UAW는 4년간 임금 40%대 인상, 의료 등 복지혜택 확대, 생활비 지급 확대 등을 요구하고 있다. 이와 같은 노조의 요구에 대해 제조사들이 부응하지 않으면서 협상이 결렬될 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미국 자동차 노조의 강성화 이유로는 업계의 전기차 전환으로 공장 폐쇄에 따른 감원과 구조조정이 본격화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에서는 전기차 생산에 필요한 인력은 내연기관차 대비 약 30%가 줄어들 것으로 분석한다. 이에 UAW의 요구안에는 전기차 공정 전환 시 고용 보장, 배터리 공장 노동자에게도 동일한 임금 적용 등 내용이 포함됐다.

    국내 상황도 미국과 크게 다르지 않은 모습이다. 현대자동차 노조는 지난달 25일 파업 찬반투표에서 90%가 넘는 찬성으로 가결시키며 5년 만의 파업 가능성을 높였다. 노조는 기본급 인상과 성과급 지급을 비롯해 별도 요구안으로 정년을 만 64세로 연장하는 내용을 포함시키면서 사측과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업계에서는 완성차 노조의 무리한 요구가 전동화 전환에 대한 부담감과 연결된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전동화 전환에 따라 필요 인력이 줄어들고 젊은 인력들을 중심으로 재편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라며 “전동화 전환이 어려운 고령 노동자를 중심으로 더 많은 임금과 복지를 보장받으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