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출 수 있는 게 진정한 용기… 흔들린 LG家 가풍 국민 앞에 다시 바로 세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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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그룹까지..."LG 상징인 '인화(人和)' 정신이 흔들린다.구광모 ㈜LG 회장 모친인 김영식 여사, 여동생인 구연경 LG복지재단 대표, 구연수씨가 '유언장이 없다는 사실을 몰랐기 때문에 상속재산을 다시 분할하자'는 소송 소식이 뒤늦게 전해지면서다.충격적이다. 구광모 회장이 유언장이 없다는 사실을 다른 가족들에게 숨기고 기망했다는 것 아닌가? 소송 목적은 분명하다. 상속재산을 법정비율대로 다시 나누자는 것이다.사실 유언장이라는 것은 기본적으로 직접 보거나, 못 봤으면 달라고 요구해야 한다. 또 그마저도 없다면 찾아봐야 한다. 유언장이 없었다는 사실을 5년이 다된 시점에서야 알게 됐다니 고개가 갸우뚱 거린다.LG그룹은 1947년 창업 이후 LG家의 일관된 원칙과 전통을 바탕으로 단 한 차례의 분쟁 없이 '연암 구인회 창업회장→상남 구자경 회장→화담 구본무 회장'으로 이어져 왔다.구광모 회장 역시 이 같은 전통에 따라 2018년 6월 취임했다. 이 과정에서 가족들과 5개여월 동안 수차례 협의를 통해 경영권 관련 재산은 구광모 회장이, 김 여사와 두 여동생은 주식 일부와 선대회장의 개인 재산인 금융투자상품, 부동산, 미술품 등을 포함해 5천억원 규모의 유산을 받는 것으로 협의서를 작성한 것으로 전해진다.순탄 할 것 같았던 경영권승계는 예상과 달리 화담이 귀천한지 5년, LG창업 75년 만에 뒤늦게 불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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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구본무 회장이 남긴 유산은 LG그룹 지주사인 ㈜LG 주식 지분 11.28%를 포함해 약 2조원. 김영식 여사는 이미 4.2%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그동안의 원칙과 전통은 경영권 관련 재산인 ㈜LG 지분 모두 광모 회장에게 상속돼야 했지만, 다른 상속인 3인의 요청을 받아들이면서 구연경 대표(2.01%. 당시 약 3300억), 구연수씨(0.51%. 약 830억)와 나눴다.누가 봐도 협의를 했다는 정황이다. 특히 유언장이 있었다면 그대로 이행하면 되는 것이지, 수개월간 협의를 통해 경영권 재산 일부까지 떼 줄 필요는 없다.게다가 가족간 통화 내용이 녹음된 파일까지 등장하면서 곧 화해 할 것으로 보였던 소송은 진흙탕 싸움으로 번지기 일보직전이다. LG家에서는 상상조차 못할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이번 분쟁을 단순하게 접근해 보면 구광모 회장이 '친자'가 아니라는 데서 시작되는 것 처럼 보인다.고 구본무 회장의 불행한 가족사. 1975년생 장남 고 구원모씨가 1994년 불의의 사고로 만 19세의 나이에 세상을 떠났다. 이 사건 이후 50세인 1995년 LG 회장 취임했고 다음해인 1996년 늦둥이인 셋째 구연수씨를 얻었다.이후 구광모 회장은 '장자상속' 원칙에 따라 집안회의를 통해 2004년 양자로 입양돼 큰아버지를 아버지로 부르게 된다.20년 전에 이미 LG그룹의 승계자로 정해진 셈이다. LG의 승계자는 의무만 있다. 경영권 주식은 소유할 수 있지만 단 한 주도 결코 처분할 순 없다. 그대로 다시 물려 줘야 할 문중의 선산(先山)의 성격일 뿐이다.그동안 기업 후계구도를 놓고 많은 기업들이 국민들의 눈살을 찌뿌리게 했다. 이번 사건 역시 시선은 따갑고, 우려는 커지고 있다.하지만 해결책은 멀리 있지 않다. 이미 LG家 역사에 깊이 새겨져 있다.경남 진주 지수면 승산리 연암 구인회 생가 본당 우측 모춘당에는 '형제간과 종족 사이에는 서로 좋아할 뿐 따지지 마라', '작은 분을 참지 못하면 마침내 어긋나게 된다', '선대 훈계를 삼가 이어서 바르게 할 뿐 변하지 말라' 등 10개 덕목이 기둥을 떠받치고 있다고 한다.멈출 수 있는 게 진정한 용기다.소송을 제기한 세모녀는 이제라도 싸움을 멈추고, 유언장 조차도 남기지 않고 본인이 가꾸던 화담숲 한그루 나무 밑에서 영면에 든 화담(和談) 고 구본무 회장의 참 뜻을 헤아리고 잠시 흔들린 LG家 가풍을 국민 앞에 다시 바로 세워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