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헌법재판관" 임명 보류 방침에 野 "탄핵"국내 증시 하락 전환…환율도 금융위기 수준 급등증시 상승 모멘텀 부재…약세 지속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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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치적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국내 증시가 연일 하락하고 있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0.85포인트(0.44%) 하락한 2429.67에 마감했다. 

    지수는 이날 전장 대비 9.0포인트(0.37%) 오른 2449.52로 강세 출발했지만 하락 전환한 뒤 오후 들어 낙폭을 확대했다.

    이는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헌법재판관 임명을 보류하겠다는 긴급 담화를 발표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날(26일)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은 담화를 통해 "여야가 합의해 안을 제출할 때까지 헌법재판관 임명을 보류하겠다"고 밝혔다.

    한 권한대행은 "대통령 권한대행이 대통령의 중대한 고유 권한을 행사하기에 앞서 여야가 합의하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한 이유는 법리 해석이 엇갈리고 분열과 갈등이 극심하지만 시간을 들여 사법적 판단을 기다릴 만한 여유가 없을 때 국민의 대표인 여야의 합의야말로 민주적 정당성을 확보하고 국민의 통합을 이끌어낼 수 있는 마지막 둑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 권한대행의 발표에 더불어민주당은 즉시 탄핵소추를 추진하며 맞섰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한덕수 총리는 권한대행을 수행할 자격도, 헌법을 수호할 의지도 없음이 분명해졌다"며 "민주당은 한덕수 총리 탄핵안을 즉시 발의하고 오늘(26일) 본회의에서 탄핵안을 보고하겠다"고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사태 이후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에 이어 권한대행에 대한 추가 탄핵 이슈가 겹치면서 정국 불확실성은 확대되고 있다. 

    이에 환율도 급등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8.4원 오른 1464.8원에 마감했다.

    한 권한대행 담화 직전 1462~1463원을 오가던 환율은 오후 2시께 1464원도 넘어섰다. 환율이 1460원을 넘은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3월 이후 처음이다.

    채권시장도 약세를 보였다.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이날 오전 10시 51분 기준 전 거래일 민간 평가사 금리보다 1.6bp 올라 2.640%를 기록했다. 10년 금리는 1.3bp 상승해 2.897%를, 30년 금리는 3.3bp 올라 2.798%를 기록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원화 변동성과 정치적 불확실성이 확대되며 원·달러 환율이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1460원선을 돌파, 금융시장 하방 압력으로 작용했다"며 "4.6%대로 상승한 미국채 10년물 금리 역시 비우호적 환경을 조성했다"고 분석했다.

    연말 미국 증시는 산타랠리 흐름을 타고 있지만 국내 증시는 부진한 흐름을 지속하고 있다.

    올해 한국 증시는 글로벌 주요 증시 수익률에서 사실상 꼴찌를 기록할 만큼 최악이다. 올 들어 코스피 수익률은 26일 종가 기준 -8.49%, 코스닥은 -22.03%를 기록했다.

    유독 국내 증시가 약세를 보이는 건 국내 경기 둔화와 더불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에 따른 관세 우려가 확산하는 가운데 정국 불안까지 겹친 탓이다.

    여러 악재가 동시다발적으로 터지고 있지만 뚜렷한 반등 모멘텀은 찾아볼 수 없는 상황인 만큼 국내 증시가 당분간 약세를 지속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김지원 KB증권 연구원은 "주요국 통화정책 이벤트가 종료된 가운데 반등을 모색할 지표와 모멘텀이 부재해 연말 랠리 기대가 어려운 상황"이라며 "당분간 불안 심리가 이어지며 환율과 금리 흐름에 연동되는 장세가 불가피하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