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M PE 인수 7년만에 첫 배당… 330억원 규모매각 앞두고 몸값 낮추기 위한 배당이란 관측도지난 6월부터 상시매각 체제… 주가도 급상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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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품 업계가 미샤를 운영하는 에이블씨엔씨를 주목하고 있다. 사상 첫 중간배당을 실시하면서 본격적인 매각작업에 착수했다는 관측이 나오는 탓이다. 업계에서는 분기 말도 아닌 오는 10월 배당이 이뤄진 배경도 매각을 앞두고 몸값을 조정하기 위한 과정으로 보고 있다.에이블씨엔씨는 지난 6월 매각을 위한 공개입찰이 무산된 이후 상시매각 체제를 이어온 바 있다.19일 에이블씨엔씨에 따르면 회사는 최근 10월4일 기준 1주당 1270원의 현금배당을 결정했다. 배당금 총액은 330억원 규모. 2017년 사모펀드 운용사 IMM프라이빗에쿼티(PE)가 에이블씨엔씨를 인수 한 이후 첫 배당이다.
이번 배당으로 지분 61.52%를 보유한 IMM PE는 203억원의 현금을 확보하게 된다.눈길을 끄는 것은 이 중간배당의 시점이다. 통상 중간배당은 분기 말에 진행하지만 에이블씨엔씨는 배당 시점으로 10월을 택했다.회사 측은 “매출과 이익 성장을 통해 수익성과 현금흐름이 큰 폭으로 개선되는 실적 성장 흐름이 지속되며 주주환원정책이 가능하다고 판단, 배당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하지만 에이블씨엔씨의 지난해 영업이익 100억원과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 67억원을 모두 더해도 2021년 영업손실 224억원에 못 미치는 상황을 고려했을 때, 이 시점과 규모에 대한 의문은 적지 않다. 무엇보다 이번 배당 규모는 에이블씨엔씨가 보유한 현금 및 현금성자산 대부분을 차지한다.
에이블씨엔씨는 지난 6월 말 기준 387억원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을 보유하고 있다.이 때문에 업계 일각에서는 에이블씨앤씨의 매각이 임박했다는 전망을 내놓는다.업계 관계자는 “배당을 통해 에이블씨엔씨의 몸값을 낮춰 보다 원활한 매각 협상에 임하기 위한 과정으로 보인다”며 “에이블씨엔씨는 지금까지 공개입찰에도 불구하고 가격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해 매각이 불발 된 바 있다”고 말했다.실제 IMM PE에게 에이블씨엔씨 매각은 적잖은 고민이다. 지난 5월 에이블씨엔씨의 공개매각 예비입찰이 본격화되면서 다수의 글로벌 기업이 관심을 보였지만 정작 뚜껑을 열어보니 결과가 신통치 않았기 때문이다. 당시 인수후보 측에서는 1000억원대 초반의 가격을 제안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IMM PE가 에이블씨엔씨 인수에만 4000억원을 들였던 것을 고려하면 받아들이기 쉽지 않은 금액이었다.결국 IMM PE는 지난 6월 에이블씨엔씨의 본입찰 일정을 정하지 않고 열어둔 채 원매자로부터 제안을 받는 ‘상시 매각’ 체제로 전환했다. 하지만 시간은 여유롭지 않다. IMM PE는 에이블씨엔씨를 인수하는 과정에 대주단으로부터 1630억원의 차입약정을 맺었는데, 대주단이 지난해 9월 인수금융 만기 도래에 따른 연장을 거부하면서 연체이자를 지급하는 처지가 됐다. 매각이 늦춰지면 늦춰질수록 이자 부담이 쌓여가는 구조다.다만 최근 상황은 IMM PE에게 상당히 유리하게 전개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기간 적자를 기록했던 에이블씨엔씨는 지난해 이후 흑자 기조를 이어가고 있고 중국인 단체관광이 지난달부터 허용되면서 본격적인 실적 개선기대감이 커졌다. 지난해 10월 4060원까지 추락했던 주가는 18일 종가 기준 1만4300원까지 회복 중이다. 1000억원대로 주저앉았던 시가총액도 3800억원대로 증가했다.업계 관계자는 “실적개선과 함께 중국 단체관광의 재개 등을 고려했을 때, 에이블씨엔씨의 매각은 지금이 적기라고 판단했을 수 있다”며 “코로나19 기간 상당히 줄었지만 에이블씨엔씨가 보유한 대규모 로드숍은 여전한 경쟁력으로 꼽힌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