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금통위 주목미 긴축 장기화, 시장 불확실성 확대물가 오름세… 외화자금 유출 매달 2조한은 "필요시 금융·외환시장 안정화 조치"
  •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뉴데일리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뉴데일리
    미국의 긴축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한국은행이 오는 19일로 예정된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에서 기준금리 인상 카드를 꺼내들지 주목된다. 

    한은은 지난 1월 금리를 3.5%로 인상한 뒤 2월부터 8월까지 5회 연속 동결했다. 한‧미 금리 역전폭이 사상 최대인 2.0%p까지 벌어져 있음에도 금리를 지속 동결한 이유는 '경기 침체' 우려 때문이다.

    정부가 경제 전망으로 밀고 있는 '상저하고(상반기 저성장, 하반기 고성장)' 달성이 중국 경제 위기 등으로 요원해진 상황에서 기준금리마저 인상할 경우 경기를 더욱 어렵게 만들 여지가 컸다.

    하지만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지난달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매파적 동결'을 단행하고 내달 1일 FOMC에선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한은의 입장이 난처해졌다. 

    지난 3일(현지시간)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가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지난 2007년 8월 이후 16년 만에 최고치인 4.80%로 마감했고, 이 영향으로 미국 3대 증시가 모두 1%대 하락했다. 달러도 강세를 보여 달러인덱스는 작년 11월 이후 처음으로 107을 넘겼다. 

    국내 시장도 채권 금리가 상승하고 원‧달러 환율이 1365.5원까지 치솟으며 연고점을 다시 썼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지난 4일 증시에서만 약 1조 1000억원가량을 순매도했다. 이날 코스피와 코스닥은 각각 2.41%p, 4%p 하락했다.

    외국인들의 이탈은 이미 8월부터 감지됐다. 한은 발표에 따르면 8월 외국인의 주식‧채권 투자자금이 약 2조 3000억원 빠져나갔다. 아울러 지난달 주식시장에서도 외국인들은 2조 2000억원을 순매도했다.

    미국의 긴축이 길어지는 상황에서 외화자금 유출까지 가속화되자, 전문가들 사이에선 현재의 금리역전 폭을 언제까지 감내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이밖에 소비자물가가 상승 추세인 점도 금리 인상을 부추기는 요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전년 동월 대비 9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7%로 8월(3.4%)에 이어 2개월 연속 3%대로 높아졌다.

    이와 관련, 한 전문가는 "한은이 올해까지는 금리 동결을 이어갈 것으로 봤는데, 미국이 고금리를 예상보다 오래 유지할 것으로 보여 우리나라도 대응이 필요해졌다"며 "한은 입장에선 경기침체와 가계부채 우려 때문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답답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은은 최근 시장 혼란에 대해 시장 개입 가능성을 언급했다. 

    유상대 한은 부총재는 지난 4일 '시장상황 점검회의'을 열어 "최근 미 연준의 고금리 기조 장기화 가능성이 높아져 대외 여건의 불확실성이 높아졌다"며 "필요시 금융‧외환시장 안정화 조치에 나서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