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이어 9월 명품 성장세도 마이너스… 8년 6개월만가격 줄인상 및 고물가로 인한 소비 위축 영향편의점, 백화점 매출 비중 추격… 연간 매출 역전 가능성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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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요 백화점 3사 명품 매출이 두 달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고물가와 경기침체의 영향으로 과열됐던 명품 소비가 줄어들며 전체 유통업태에서 백화점이 차지하는 비중도 위축되고 있다.

    31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9월 주요 유통업체 매출 현황에 따르면 지난달 백화점 명품 매출은 -3.5%를 기록하며 8월(-7.6%)에 이어 역신장했다. 백화점 명품 매출이 두달 연속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2015년 2·3월 이후 8년 6개월만이다.

    지난해 1월 명품 매출이 47% 성장한 이후 매월 두자릿수 이상 성장했던 것과 비교했을 때 대조적인 현상이다. 성장세가 잦아들면서 백화점 전체 매출에서 명품이 차지하는 비중도 9월 기준 29%로, 30%대가 무너졌다.

    이는 주요 명품 브랜드들의 지속적인 가격 인상으로 인해 피로도가 높아진 데다, 고물가와 경기침체의 영향으로 소비가 위축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지난해 4차례 가격을 인상한 샤넬은 지난 2월과 5월 두 번 가격을 올렸다. 최근에는 샤넬 발레리나 플랫 슈즈 가격을 2.1% 인상했다. 여기에 이달 호주와 일본 등 해외 국가에서 클래식 핸드백 가격을 인상한 만큼, 국내 가격 인상도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티파니앤코는 올해 2월과 6월 가격을 인상한 데 이어 지난달에도 주요 제품 가격을 5~10% 인상했으며, 명품 시계 브랜드 IWC는 다음 달부터 마크 시리즈, 포르토피노의 국내 가격을 4~5% 인상한다. 

    명품 외에도 잡화, 여성·남성패션, 스포츠 등 전 부문의 성장이 둔화됐다. 식품이 35.1% 성장하며 하락폭을 낮췄지만 추석 특수로 인한 단기적인 효과로, 이를 제외하면 사실상 백화점 3사의 9월 매출은 -3.1%를 기록한 셈이다.

    고물가로 인한 소비 위축은 업태에도 큰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백화점 성장이 둔화된 사이 편의점이 급격하게 성장하고 있는 것. 실제로 올해 상반기 백화점이 유통업태에서 차지하는 매출 비중은 17.6%로, 편의점(16.6%)에 1%P 앞서는 수준에 그쳤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2%P 앞섰던 것과 비교 했을 때 1년 만에 절반으로 줄어든 것이다.

    이미 하반기에는 편의점 매출이 백화점을 넘어선 역전 현상도 눈에 띈다. 실제로 편의점이 전체 유통업에서 차지하는 매출 비중은 7월 17.9%, 8월 18.1% 9월 17.5%를 기록하며 같은 기간 16.7%, 15.7%, 17.1%에 그친 백화점을 넘어섰다. 편의점 연간 매출이 백화점을 넘어설 가능성도 크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보복소비 주체가 명품에서 해외여행 등으로 넘어간 것과 더불어 플랫폼·해외직구 등 구매 채널 다변화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