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 화물사업, 전날 이사회 문턱 넘어화물사업부 알짜지만…화물운임 하락 ‘변수’에어인천·티웨이·에어프레미아 등 후보 거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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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과의 합병을 위한 큰 고비를 넘기며 기업결합 작업도 급물살을 타게 됐다. 아시아나 이사회가 화물사업 분리 매각에 동의한 것인데, 향후 이 사업을 가져갈 유력 인수후보로 국내 저비용항공사(LCC)들이 꼽히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전날 아시아나항공 이사회의 화물매각안 가결에 따라 유럽연합(EU) 경쟁당국에 시정조치안을 제출했다. 이를 기점으로 빠른 시일 내에 승인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는 한편 남아 있는 경쟁당국의 기업결합 심사에도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시정조치안에는 유럽 4개 도시(프랑크푸르트·바르셀로나·로마·파리)행 슬롯(공항 이착륙 횟수) 반납과 화물을 분리 매각하는 내용이 담겼다. 유럽 4개 노선 운수권은 국내 LCC 티웨이항공에 양도하고, 아시아나 화물은 매각해 경쟁 제한 우려를 해소하는 방안이다.

    기업결합의 선결 조건인 아시아나 화물사업 매각안이 아시아나 이사회 문턱을 넘어선 만큼 EU 집행위원회(EC)의 긍정적인 심사결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실제 EC는 대한항공이 제안한 다양한 시정조치 방안 중 ‘아시아나의 전체 화물사업 매각’을 유일한 대안으로 지목한 것으로 전해진다.

    아시아나 화물사업 매각에 따라 국내 항공업계의 판도 변화가 예상된다. 화물사업을 인수할 후보군으로는 에어인천, 티웨이항공, 에어프레미아, 이스타항공 등이 꼽히고 있다. 외국 항공사의 인수 가능성은 국부유출 논란에 앞서 국내 항공법에 어긋나 불가능한 상황이다.

    절차상 대한항공은 EU, 미국, 일본 등 남은 경쟁당국으로부터 기업결합 승인을 받고 아시아나항공 신주를 인수한 이후 화물사업을 매각하게 되는데 이보다 앞서 화물사업을 넘겨받을 인수자 찾기에 착수할 예정이다.

    후보군으로 꼽히는 LCC들은 현재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그러나 기업결합이 임박하고 아시아나 화물사업 가치가 구체화하면 인수전 참여를 위해 물밑작업에 나설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항공업계는 LCC의 아시아나 화물사업 인수가 외형확장과 현금창출능력을 동시에 확보할 기회 판단하고 있다. 다만 올해 화물운임 하락으로 화물사업 매출이 둔화한 데다 수천억원에 달하는 몸값 탓에 화물사업 매각에 난항이 예상되고 있다.

    아시아나 화물사업은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며 알짜 사업으로 꼽혀왔다. 실제 아시아나항공은 2021년 화물매출이 3조1453억원으로 전체의 76.7%를 차지했다.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최근 5년 화물사업에서만 10조원이 넘는 매출을 올렸다.

    하지만 올 들어서는 화물운임 하락으로 매출이 크게 줄었다. 지난해에도 2조9892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53.1%를 차지했던 화물매출 비중은 올 상반기 7782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25.7%까지 축소됐다. 코로나19 여파 이전인 2018년 화물매출 비중(23.5%)에 가까워진 것.

    현재로선 아시아나 화물사업을 인수할 가장 유력한 후보로는 에어인천이 꼽히고 있다. 에어인천은 국내 유일한 화물 전용 LCC로 지난해 매출이 1079억원으로 2021년 대비 90.6% 성장했다.

    티웨이항공과 에어프레미아의 화물사업도 최근 급격하게 성장하고 있다. 지난 2019년 30억원 규모였던 티웨이항공의 화물사업 매출은 지난해 171억원으로 470% 늘었다. 에어프레미아 운송량은 올 1월 929t에서 지난달 1806t으로 94.4% 증가했다.

    이스타항공은 코로나19로 효력이 정지됐던 화물사업 항공운항증명(AOC) 재취득을 위한 절차를 밟고 있다. 연내 AOC를 획득하고 이른 시일 내 화물사업을 재개하겠다는 목표다.

    한편 대한항공은 아시아나 화물매각을 고용승계 및 유지를 조건으로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대상 직원에 대해 충분한 이해와 협력을 구하는 한편 원활한 합의가 진행될 수 있도록 현실적인 방안도 마련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