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이스타항공·에어프레미아·에어인천 4파전적정가 놓고 ‘눈치싸움’… 현재까진 제주항공 유력인프라 없고 취항지별 허가… 일각선 “늦어질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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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매각에 대한 본입찰이 눈앞으로 다가오면서 새주인이 누가 될지에 이목이 쏠린다. 일각에서는 주요 자산이 매각 대상에서 제외됐고, 취항지별로 화물 사업에 필요한 운항 허가를 새롭게 받아야 한다는 점 때문에 매각 작업이 늦춰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22일 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매각 주관사인 UBS는 오는 25일 본입찰을 시행할 예정이다. 이르면 다음달 중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고 올해 상반기 내로 인수전을 매듭짓겠다는 계획이다.앞서 UBS는 지난달 저비용항공사(LCC) 4곳에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숏리스트 선정 사실을 통보한 바 있다. 숏리스트에는 제주항공, 에어프레미아(최대주주 JC파트너스), 이스타항공(VIG파트너스), 에어인천(소시어스) 등 4곳이 이름을 올렸다. 이들은 지난달 11일부터 이어진 가상데이터룸(VDR) 실사와 현장 실사 등을 마쳤다.현재 원매자들은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의 가격을 놓고 치열하게 주판을 튕기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의 매각가는 최대 1조원을 넘길 것으로 예상됐다. 통상 항공사 매각 가격은 상각 전 영업이익에 4.5에서 5배를 곱한 다음 부채를 합산하는 방식으로 산출한다. 이 같은 계산식에 따라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의 가격이 1조원을 웃돌 것으로 추산된 것이다. 아시아나항공 시가총액 약 8000억원 보다 많은 수준이다.그러나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적정 인수가를 5000억~7000억원 안팎으로 추산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이 보유한 화물기 대다수가 노후화됐다는 점과 최근 축소된 영업이익 규모 등을 반영한 결과다.가장 유력한 인수 후보로 꼽히는 곳은 제주항공이다. 제주항공은 애경그룹을 모회사로 뒀고, 국내 3위 항공사인 만큼 기업 규모 면에서 한 발 앞서있다는 평가를 받는다.다만 제주항공이 충분한 실탄을 마련했는지는 미지수다. 제주항공은 지난해부터 기단 운용 전략을 리스에서 직접 구매로 바꾸며 자금 사정이 여유롭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게다가 다른 경쟁자처럼 사모펀드 등 재무적 투자자와도 협력하지 않고 있다.반면 사모펀드를 대주주로 둔 나머지 3개 LCC는 전략적투자자(SI)와 재무적투자자(FI)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매각 준비를 본격화하고 있다. 에어프레미아는 스카이레이크에쿼티파트너스·파빌리온PE와, 에어인천은 한국투자파트너스 PE본부 등과 손을 잡은 것으로 알려진다.일각에서는 실사 과정에서 각종 변수들이 등장하면서 매각 작업이 늦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이번 매각은 초기 단계부터 ‘깜깜이 매각’이라는 지적이 많았다. 매각주관사가 배포한 투자설명서에 매각 대상의 손익, 자산, 부채 등 정보가 제공되지 않아 인수의향을 가진 기업들로서는 기업가치 산정에 어려움을 겪을 수 밖에 없었다. 또한 격납고나 지상조업사 등도 제외되면서 원매자들의 원성을 샀다.최근에는 취항지별 화물 사업에 필요한 운항허가를 새로 받아야 한다는 점도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신규로 화물 운항허가를 취득 할 때 기존 여객 사업만 영위한 곳의 경우 700일 가량이, 화물 사업을 영위했던 곳이라 해도 약 6개월 이상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진다. 아시아나항공은 현재 동아시아, 유럽, 북미 등을 포함해 약 29개 국가에서 화물 노선을 취항하고 있다.즉, 우선협상자로 선정되더라도 실제 화물사업을 하는데까지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린다는 얘기다. 고환율, 고유가, 인플레이션 등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인수자 부담이 커질 수 밖에 없다. 실제 기존 인수 의향을 강하게 내비쳤던 에어로케이는 해당 이유로 인수전에서 발을 뺐다.항공업계 관계자는 “매각 측의 궁극적인 목표는 유럽연합의 최종 승인이므로 인수희망가격보다는 확실하게 유럽에 화물기를 띄울 수 있는 역량을 증명하는 게 관건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