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븐일레븐 유일 쌀 소믈리에 자격증 취득도시락·김밥 등에 사용되는 쌀 전 과정 관리"'편의점 음식은 싸고 품질 낮다'는 소비자 인식 변화가 가장 큰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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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들이 ‘편의점 도시락과 삼각김밥 품질이 이렇게 올라왔구나’하고 생각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다.”지난 2일 서울 세븐일레븐 본사에서 만난 김하영 푸드팀 MD는 “소비자들이 생각하는 편의점 제품의 가격 상한선이 있는 만큼, 가격 부담을 최대한 억누르면서 품질을 높이는 것이 관건”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세븐일레븐은 최근 도시락, 삼각김밥 등 미반 상품에 사용되는 쌀을 올해 수확한 햅쌀로 변경했다. 세븐일레븐은 매해 쌀 수확 시즌이 되면 햅쌀로 만든 상품을 판매한다. 갓 수확한 햅쌀은 수분함량이 높고 찰기와 윤기가 우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고급화되고 있는 소비자들을 공략하기 위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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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회사 유일의 쌀 소믈리에세븐일레븐 전체 MD 중에서 쌀 소믈리에 자격증을 가지고 있는 것은 김 MD가 유일하다. 김 MD는 제품 개발과 동시에 최종적으로 사용되는 쌀과 밥의 품질 관리를 전담하고 있다.2018년 세븐일레븐에 입사한 김 MD는 이듬해인 2019년 4월 쌀 소믈리에 자격증을 취득했다. 푸드팀에서 주로 취급하는 삼각김밥·초밥·김밥 등 제품의 경우 밥의 비중이 높은 만큼 쌀과 밥에 대한 전문가가 있어야지 않겠냐는 내부 의견에서부터 시작됐다.쌀 소믈리에 자격증은 일본의 공익사단법인 일본취반협회가 발급하는 자격증이다. 쌀의 품종 특성 및 품질 관리, 정미가공 기술, 쌀에 관한 일본법률 및 제도, 취반의 과학과 실제, 영양학 등 쌀에 관한 지식, 취반제품 위생관리 등의 너른 지식을 갖춰야한다.김 MD는 “우리나라의 경우 반찬에 조금 더 집중한다고 한다면, 일본은 밥을 온전히 즐기고 싶어서 반찬을 곁들인다고 생각할 정도로 밥을 더 중시하는 문화”라면서 “그러다보니 쌀과 가수(加水), 온도, 도정 등 각 요리에 따라 사용하는 쌀과 조리 방식도 세분화돼있다”고 말했다.국내에서 취득이 불가능한 만큼 일본어를 번역한 교재를 기반으로 공부해야하며, 취득 시험도 일본으로 건너가 치러야한다. 식품공학과를 전공했던 탓에 상대적으로 진입장벽을 낮았지만 쉽지 않은 일이었다. 실제로 쌀 소믈리의 시험의 회당 평균 합격률은 50% 수준에 불과하다.가장 까다로웠던 점은 시험과 관련돼 공부해야하는 쌀이 모두 일본 품종이었다는 점이었다. 단순히 쌀의 특징을 공부하는 것은 큰 문제가 없었지만 한국에서 취급하지 않다보니 실제 업무에 어떻게 적용해야할지가 관건이었다. 김 MD는 자격증을 취득한 이후 한국 시장에 맞추는 데 가장 공을 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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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정부터 제조까지 전 과정 집중 관리현재 세븐일레븐이 주요 제품에서 사용하고 있는 쌀은 ‘삼광미’ 단 한 품종이다. 현재 국내 주요 편의점 본사에서 삼광미를 사용하는 곳은 세븐일레븐 뿐이다.삼광미는 농촌진흥청이 개발한 최고품질 품종이다. 국립종자원 쌀 종자별 성분자료에 따르면 삼광미는 쌀알 중 단백질 함량이 5.7%로 전체 중 가장 낮은 수준이다. 쌀은 단백질 함량 등급을 ‘수’, ‘우’, ‘미’ 3단계로 구분하는데 단백질이 낮을 수록 등급이 높다. 삼광미는 이 중 ‘수’ 등급에 책정돼있다. 삼광미는 밥 자체가 부드럽고 찰기가 있는 것이 특징이다.품종 외에도 쌀 소믈리에로서 관리해야하는 부분은 많다. 도정부터 세척, 취반(밥짓기), 제조 등 소비자가 제품을 구매하기까지의 전 과정이다.김 MD는 “쌀은 도정 이후 백미가 되면 수분이 날아가고 곧배로 산패가 진행된다”면서 “ 때문에 세븐일레븐은 ‘3일 이내 도정 원칙’을 준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세븐일레븐 벼 껍질이 그대로 있는 상태에서 받아 도정을 하고 3일 이내에 공장으로 옮겨진다. 제조공장에서는 쌀을 받은 당일 생산에 들어간다. ‘벼’인 상태에서 도시락, 삼각김밥 등의 제품으로 소비자가 구매 가능한 시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3~4일에 불과하다.동일 품종인 삼광미를 사용하지만 제품에 따라 과정에 차이를 둔다. 김밥의 경우 제조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밥이 눌리게 되는데 다른 제품과 동일하게 밥을 지을 경우 뭉개지기 때문이다. 또 밥 자체에 양념이 돼있는 제품도 있다.김 MD는 “제품에 따라 물의 양과 가열 방식을 바꾸는 등 세분화된 매뉴얼을 구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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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렌드에 밀접하게 반응… 소비자 인식 개선이 목표”편의점은 소비 트렌드의 변화를 가장 민감하게 반영하는 곳으로 꼽힌다. 소비 수요가 많은 데다 신제품 출시 주기도 짧기 때문이다. 실제로 세븐일레븐 푸드팀이 선보이는 신제품은 일주일에 2~3개에 달한다.식품 트렌드의 경우 빠르게 변화하는 만큼 기획부터 제조·판매 결정을 빠르게 내려야 한다. 일반적인 김밥·삼각김밥 등은 제품 개발에 3개월 가량 소요되지만, 트렌드성 제품의 경우 1개월 안에 완성도 있게 출시해야하기 때문에 팀워크와 의사결정이 매우 중요하다.김 MD는 “가장 애정이 가고 성공했으면 하는 제품은 전주식비빔밥과 정통 유부초밥”이라면서 “스스로 생각해도 편의점 음식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로 맛있어서 임직원들에게도 가장 인기 좋은 상품”이라고 말했다.세븐일레븐은 최근 삼양식품의 불닭볶음면 소스를 활용한 삼각김밥과 햄버거, 김밥을 선보이기도 했다. 또 최근 트렌드인 청양마요 맛을 활용한 신제품 출시도 다음 주로 앞두고 있다.그럼에도 소비자들이 생각하는 심리적 가격 저항선을 넘지 않아야한다. 아무리 고품질의 원료를 쓰더라도 삼각김밥 하나에 3000~4000원이 되어선 판매 자체가 일어나지 않기 때문이다.김 MD의 목표는 ‘편의점 음식은 싸고 퀄리티가 낮다’는 소비자들의 인식을 점진적으로 개선하는 것이다. 과거에 비해 제품 퀄리티와 인식이 나아진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 아쉽다는 이유다.김 MD는 “MD 개인으로의 목표는 누구나 들어도 알 수 있는 메가셀러 제품을 선보이는 것”이라면서 “최종적으로 소비자들의 인식이 바뀌는 것이 꿈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