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이 약 111m, 너비 약 157m에 달하는 초대형 돔 스크린에 세계적 관심 쏠려'스피어' 외부의 디지털 스크린 '엑소스피어', 광고판으로서의 활용 가능성 무궁무진'엑소스피어' 최초의 광고주는 유튜브… 하이네켄, 드림웍스, NBA 등 줄 이어모서리 없는 돔 형태 스크린의 효과적 활용은 과제로 남아
  • ▲ 라스베이거스 스피어 전경. ⓒSphere Entertainment
    ▲ 라스베이거스 스피어 전경. ⓒSphere Entertainment
    압도적인 크기와 화질, 몰입감을 자랑하는 지상 최대 규모의 디지털 옥외광고(Digital Out of Home, DOOH) 스피어(Sphere)의 광고비는 얼마일까. 

    17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9월 공식 공개된 미국 라스베이거스(Las Vegas)의 '스피어'는 높이 366피트(111.5568m), 너비 516피트(157.2768m)에 달하는 돔 형태의 초대형 디지털 스크린을 선보이며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내고 있다.

    '스피어'의 내부는 약 1만8000명의 관객에게 압도적인 몰입감을 제공하는 랩어라운드(wraparound) 스크린이 설치돼 있다. 최근 아일랜드 록밴드 U2의 'U2:UV Achtung Baby Live at Sphere' 콘서트와 영화 감독 대런 아로노프스키(Darren Aronofsky)가 제작한 '지구에서 온 엽서(Postcards from Earth)'를 선보여 호평 받았다.

    '스피어' 외부는 하키퍽 크기의 LED 120만개로 구성된 디지털 스크린으로 덮혀있다. 이는 지구상에서 가장 큰 규모이자, 가장 높은 해상도를 자랑한다. '엑소스피어(Exosphere)'라고 불리는 이 외부 스크린은 완벽하게 프로그래밍이 가능해 광고판으로서의 활용 가능성이 무궁무진할 것으로 기대된다. 
  • '스피어' 광고판에 뛰어든 브랜드들… 최초의 광고주는 '유튜브'
    '스피어'의 외부 스크린인 '엑소스피어'에 최초로 광고를 집행한 브랜드는 유튜브(YouTube)다. 유튜브는 지난 9월 1일, NFL(미국프로풋볼) 선데이 티켓 구독을 홍보하기 위해 '엑소스피어'에 대형 미식축구 헬멧을 띄웠다.

    하이네켄(Heineken)과 US 오픈 결승전, 드림웍스(DreamWorks)의 영화 '트롤스 밴드 투게더(Trolls Band Together)', NBA(미국프로농구)의 여름 리그 등이 홍보를 위해 '엑소스피어'에 대형 옥외광고를 내걸었다. 

    '스피어'의 데이비드 홉킨슨(David Hopkinson) 회장 겸 최고 운영 책임자(Chief Operations Officer, COO)는 "스피어는 광고뿐만 아니라 예술을 보여주는 공간이 되고자 한다. 스피어 운영 시간의 절반은 예술로 채워질 것"이라면서 "나머지 절반은 스피어를 통해 브랜드와 제품을 선보이고 싶어하는 광고주들의 광고를 내보낼 것"이라고 밝혔다.

    '스피어' 광고비는?
    '스피어'는 몸집만큼이나 거대한 광고비를 자랑한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스피어'에 하루 약 4시간 동안 노출되는 광고비는 45만 달러(한화 약 5억8725만원), 일주일 동안 최소 414분(약 7시간) 노출되는 광고비는 65만 달러(약 8억4825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스피어'는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영향과 기술적 문제로 완공이 지연되면서 최종 건축 비용이 23억 달러(약 3조 15억원)에 육박한데다, 지난 9월 30일 끝난 회계 분기에 1억 달러(약 1305억원)에 달하는 손실을 기록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스피어'는 핵심 수익 모델로 광고를 적극 활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 ▲ '스피어'에 뜬 NBA 여름 리그 광고. ⓒSphere Entertainment
    ▲ '스피어'에 뜬 NBA 여름 리그 광고. ⓒSphere Entertainment
    '스피어'의 광고 효과는?
    막대한 광고비를 쏟아 부은 만큼, '스피어'의 광고 효과도 확실할까?

    '스피어' 측에 따르면 '엑소스피어' 광고는 하루에 470만 개의 광고 임프레션(impressions, 광고 노출 횟수)을 생성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그 중 440만 건은 소셜미디어 플랫폼에서 발생하고 있다. 현재 틱톡(TikTok)에서만 해시태그 '#spherelasvegas'(스피어라스베이거스)가 붙은 동영상의 조회수는 이미 3억 건을 돌파했다.

    산업 무역 그룹 DPAA는 '스피어' 공식 오픈에 앞서 자사 블로그에 "스피어를 활용한 광고 집행을 결정한 브랜드들은 단순히 광고 공간을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의 주목을 확실히 받을 수 있는 독특하고 몰입감있는 경험을 구매하는 것"이라며 큰 기대감을 드러냈다.

    업계의 기대감을 증명하듯, '스피어'를 활용한 대형 이벤트들이 예정돼 있다.

    세계에서 가장 권위있는 국제 자동차 프로 레이싱 대회인 포뮬러1(Formula1)은 오는 18일과 19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그랑프리 스트리트 서킷 경기를 '스피어'의 '엑소스피어'를 통해 선보일 계획이며, 2024년 2월 11일 예정된 NFL(미국프로풋볼)의 챔피언 결정전인 슈퍼볼(Super Bowl)도 '스피어'에서 차로 약 15분 거리에 있는 '얼리전트 스타디움(Allegiant Stadium)'에서 열릴 예정이다.
  • '스피어'의 새롭고 혁신적인 광고판을 어떻게 활용해야 할 지에 대한 고민도 존재한다.

    평면이 아닌, 모서리가 없는 돔 형태의 스크린을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것은 도전적인 과제로 꼽힌다. 일반 관람객뿐만 아니라 스피어 인근 호텔 투숙객, 스피어 근처를 지나가는 운전자들에게까지 효율적으로 광고 메시지와 콘텐츠를 전달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지난 10월 19일 크리에이티브 에이전시 215 맥켄(215 McCann)과 협력해 '스피어'에서 마이크로소프트 엑스박스(Xbox)의 '파워 유어 드림스(Power Your Dreams)' 캠페인을 선보인 3D 아나모픽(anamorphic) 전문 프로덕션 BCN 비주얼스(BCN Visuals)의 다비데 비앙카(Davide Bianca) 최고 크리에이티브 책임자(Chief Creative Officer, CCO)는 "엑스박스 로고를 회전시킴으로써 어떤 각도에서 보더라도 부분적으로 로고가 보일 수 있도록 했다"며 "(스피어에 캠페인을 집행할 때) 콘텐츠를 어떻게 설계해야 하는지에 대한 많은 전략적인 계획을 세워야 했다. 최종 그래픽 렌더링(2차원의 화상에 사실감을 불어넣은 뒤 3차원 화상을 만드는 과정)도 쉽지 않았다"고 밝혔다.

    '스피어'가 광고 시장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OOH 트렌드를 주도할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한편 미국 엔터테인먼트사인 메디슨 스퀘어 가든 컴퍼니(Madison Square Garden Company, MSG)가 운영하는 '스피어'는 스포츠 시설 전문 설계 회사인 파퓰러스(Populous)가 디자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