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일스톤 중심 성과로 사상 최대 실적 달성올해는 반복수익 검증해 지속가능성 확보해야키트루다 SC 의존 완화와 로열티 연속성이 분수령하이브로자임 확장, '더 큰 알테오젠'을 가늠할 실질 토대
  • ▲ 알테오젠. ⓒ알테오젠
    ▲ 알테오젠. ⓒ알테오젠
    알테오젠이 기술수출 성과에 힘입어 역대 최대 실적을 거두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계약금과 마일스톤이 빚은 '반짝' 서프라이즈에 불과하다는 평이 나온다. 숫자만 보면 의심할 여지 없는 도약이지만, 실적 상당 부분이 단기 계약 성과에서 비롯됐다는 점에서 구조적 성장으로 규정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때문에 올해 실적의 핵심은 외형이 아니라 '로열티의 연속성'이 될 것으로 보인다. '키트루다 SC(피하주사)'의 로열티가 꾸준히 이어질 때 비로소 구조적 '퀀텀점프'가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동시에 키트루다 의존도를 낮추고 '하이브로자임' 플랫폼 기업으로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지도 관건이다.

    6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알테오젠은 최근 잠정실적 공시를 통해 별도 기준 지난해 매출 2021억원, 영업이익 1147억원의 영업실적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매출의 경우 전년 929억원에 비해 117% 늘어나면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으며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306억원에서 274% 급증하면서 역대 최고 실적을 나타냈다. 이 기간 영업이익률은 32.9%에서 56.7%로 23.8%p 뛰었다.

    이번 실적은 하이브로자임 플랫폼 기술수출계약에 따른 수익이 반영된 영향이 컸다. 하이브로자임 플랫폼은 IV(정맥주사) 제형을 SC 제형으로 전환해 투여시간을 단축하고 환자편의성을 높이는 기술이다. 아스트라제네카 계약에 대한 계약금과 MSD의 '키트루다 큐렉스'의 미국 및 유럽 승인 마일스톤(단계적 기술료) 등이 포함됐다.

    중국 파트너사 치루제약이 판매 중인 유방암 치료제 '허셉틴' 바이오시밀러 '안곡타'에 대한 판매 로열티(경상기술료) 수익과 'ALT-B4' 공급 매출도 기록됐다. ALT-B4는 피부 속 히알루론산을 일시적으로 분해해 대용량 SC를 가능하게 하는 제품으로, 하이브로자임 기술을 통해 개발됐다.

    다만 이번 실적은 일회성 요인이 적지 않았다는 점에서 구조적 성장으로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개별 계약 성과에 의존할 경우 향후 실적변동성이 반복될 수 있다는 우려도 뒤따른다.

    시장에서는 이미 이러한 신호를 드러낸 바 있다. 머크의 분기보고서를 통해 키트루다 SC 로열티율이 시장예상치에 못 미치는 2% 수준으로 알려지면서 알테오젠의 주가는 하루 만에 22% 이상 급락했다. 다른 계약의 로열티율도 비슷한 규모로 정해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반면 전태연 알테오젠 대표가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서 "추가 기술수출이 임박했다"고 언급했을 때는 주가가 10% 이상 반등했다. 이는 투자자들의 관심이 더 이상 '얼마를 벌었는지'가 아니라 '어떤 구조로 벌 것인지'로 이동했음을 보여준다.

    김선아 하나증권 연구원은 "비공개 조건이라 공개돼 있을 것으로 예상치 못했던 로열티가 머크의 분기보고서에 기재된 것이 알려지면서 시장에 큰 충격을 줬다. 시장 예상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었기 때문"이라며 "지금 상황에서 주가 회복에 가장 중요한 요소는 추가 계약의 빈도, 예상보다 많은 계약 수일 것"이라고 말했다.

    매출구조에서도 같은 문제가 확인된다. ALT-B4의 매출 비중은 2022년 25.9%에 불과했지만, 2023년 86.3%로 급등한 이후 2024년 73.6%, 2025년 3분기 79.0%를 기록했다. 사실상 실적 대부분이 단일 플랫폼과 단일 계열 제품에 의존하고 있다.

    게다가 지난해 4분기 머크로부터 219억원 규모의 마일스톤이 추가 인식된 점을 고려하면 연간 비중은 더 높아졌을 가능성이 크다. 이는 수익성의 강점인 동시에 리스크의 집중을 의미한다.

    알테오젠 측은 올해를 판매 연동 성과의 본격화 국면으로 보고 있다. 4월 발효 예정인 'J-code'로 키트루나 큐렉스의 판매와 연동되는 마일스톤이 유입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J-code는 미국 보건복지부 산하 건강보험 관련 정책을 총괄하는 연방기관인 메디케어·메디케이드 서비스센터(CMS)가 관리하는 의료청구 코드체계 표준코드다. 신약 허가시 부여받는 임시코드와 다르게 보험의 전자청구가 가능하고 자동심사가 가능해진다.

    이를 통해 보험청구 및 지급이 표준·간소화돼 시판 국가 확대에 따라 SC 제형 비중 상승으로 이어지면서 알테오젠 측은 결과적으로 판매량과 연동된 단계별 마일스톤 유입이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한다.
  • ▲ 키트루다. ⓒ연합뉴스
    ▲ 키트루다. ⓒ연합뉴스
    여기에 자체 개발 제품인 '테르가제주'와 안곡타 그리고 연내 유럽 상업화를 앞둔 '아이럭스비'까지 더해지면 상업화 자산이 총 4개로 늘어난다. 아이럭스비는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로, 지난해 하반기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로부터 판매허가를 취득했다.

    상장 12년 만에 처음으로 현금배당을 결정한 것도 반복적 현금흐름에 대한 회사의 자신감이라는 평이다.

    앞서 전태연 대표는 "그동안 연구개발에 집중하면서 투자금을 조달받던 단계였다면 이제는 실제 수익을 창출하고 주주와 성과를 공유하는 구조에 들어섰다"며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과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바탕으로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주주환원정책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알테오젠의 주주환원정책은 연내 구체화할 계획이다. 현금배당을 중심으로 무상증자 등 다양한 방식을 고려해 주주환원을 시행한다는 방침이다. 배당 규모와 시점은 추후 이사회 결의를 통해 확정한다.

    그럼에도 이 모든 성과가 구조적 도약을 의미한다고 단정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결국 △키트루다 SC 로열티의 연속성 △키트루다 의존 비중 완화 △하이브로자임 적용범위 확대 등이 충족될 때 지속가능한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바이오 담당 한 애널리스트는 "지난해 실적 규모는 컸지만, 계약금과 마일스톤 비중이 높아 구조적 이익이라고 보긴 어렵다"며 "올해부터는 로열티가 얼마나 규칙적으로 들어오는 지가 기업가치를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특히 ALT-B4 매출 비중이 75% 안팎까지 올라간 상황에서 하이브로자임을 다른 품목으로 얼마나 확장하느냐가 리스크 분산의 핵심 변수"라고 덧붙였다.

    한편 일각에서는 반복수익구조가 뚜렷해질수록 알테오젠은 스타트업형 조직을 넘어 중견기업형 운영체계로 전환해야 하는 과제도 해결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단기 프로젝트 중심의 민첩한 의사결정만으로는 △글로벌 파트너 관리 △다층적 계약구조 △로열티 정산 △규제 대응 △공급망 관리 등을 감당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얼마나 벌었느냐'가 아니라 그 규모의 사업을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조직 역량을 갖췄느냐가 관건이라는 것이다. 재무적으로는 이미 중견 바이오기업에 가까워졌지만, 조직문화와 운영방식은 여전히 스타트업 색채가 남아있는 지적이 나온다는 이유다.

    이러한 전환은 단순한 조직개편이 아니라 리스크 관리방식과 의사결정구조의 재설계를 요구한다. 반복수익이 일상화될수록 알테오젠의 경쟁력은 기술력 못지않게 '운영의 묘'에서 판가름 날 가능성이 크다.

    업계 한 관계자는 "매출이 2000억원을 넘고 글로벌 파트너가 늘어나는 단계에서는 스타트업식 운영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계약 관리, 규제 대응, 공급망 운영을 체계화하지 않으면 반복수익구조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알테오젠이 기술경쟁력은 입증했지만, 앞으로는 운영역량이 기업경쟁력을 가르는 변수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