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적영업익 2424억원 전년比 35.6% 급감영업이익률 4.37% 7개분기째 전년비 하락 근로자 8명 사망…2년연속 국감 '증인출석'성장발판 닦았지만…문책성 인사 가능성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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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기 3년차를 맞은 마창민 DL이앤씨 대표가 연임 기로에 섰다. 하지만 상황은 녹록치 않다. 잇단 건설현장 사망사고로 브랜드이미지에 적잖은 타격을 받은데다 주택시장 침체로 실적악화까지 겹치며 연임에 '빨간불'이 켜졌다. 대림산업에서 2021년 1월 지주사체제로 새롭게 출범하면서 DL이앤씨 성장발판을 마련한 공은 크지만 연이은 악재탓에 '문책성인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23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마창민 대표는 내년 임기만료를 앞둔 건설CEO 가운데 연임여부가 불투명한 인사중 한명으로 꼽힌다.우선 부동산 경기침체와 주택부문 원가율 상승에 따른 실적부진이 마 대표 발목을 잡고 있다.DL이앤씨 분기보고서 분석결과 연결기준 3분기 매출은 1조8374억원으로 직전분기 1조9075억원 대비 6.75% 줄었다. 전년동기 1조8488억원과 비교해도 0.61% 감소했다.주택부문 수익성 악화로 영업이익도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다. 3분기 누적영업익은 2424억원으로 전년동기 3767억원보다 35.6% 급감했다. 분기별 영업이익도 804억원으로 전년동기 1164억원 대비 30.9% 하락했다.영업이익률 역시 4.37%로 전년동기 6.29%보다 1.92%p 떨어졌다. 특히 영업이익률 경우 2022년 1분기부터 7개분기연속 전년대비 하락세가 이어졌다.연간실적도 전망이 어둡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DL이앤씨 연간 영업이익은 3453억원으로 전년대비 30.5% 줄어들 것으로 추산된다.원자잿값과 인건비 인상으로 인한 매출원가율 상승이 수익성 악화를 초래했다. 3분기 누적원가율은 90.1%로 전년동기 87.3% 대비 2.8%p 상승했다. 분기별 원가율은 3분기 90.4%로 지난해 4분기이후 4개분기연속 상승세를 기록중이다.특히 전체 매출의 66.5%를 차지하는 주택부문 원가율이 지난해 3분기 85.9%에서 1년만에 93.0%로 7.1%p 뛰면서 수익성이 급감했다.실적반등을 위한 동아줄은 플랜트가 될 전망이다. 플랜트부문은 3분기까지 전년동기대비 2.5배이상 증가한 총 2조4171억원 신규수주 실적을 올렸다.지난달 추가수주한 부천열병합발전소와 TW바이오매스를 더하면 수주물량은 3조527억원에 이른다. 연초에 제시한 플랜트부문 수주목표인 3조5000억원의 87% 수준이다.DL이앤씨 관계자는 "철저한 리스크관리 속에 수익성이 담보된 플랜트부문 신규수주를 큰폭으로 늘렸다"며 "향후 실적 턴어라운드에 따른 기업가치 증대효과가 빠르게 나타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김선미 신한투자증권 연구위원은 "2년연속 신규착공이 줄면서 건축부문 매출이 전년대비 19% 줄었고 원가율이 상승해 수익성 부진으로 이어졌다"며 "3분기 신규수주가 급증했지만 도시정비나 도시개발 등 착공까지 시일이 오래 걸리는 사업이 많아 주택매출 둔화와 더딘 수익성 개선 기조는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이어 "실적향방을 바꿀 사업부문은 플랜트"라며 "양호한 신규수주를 기반으로 플랜트부문 매출은 올해 대비 내년 57% 상승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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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같은 실적부진에 잇단 사망사고까지 터지면서 마 대표 입지는 더욱 좁아졌다.DL이앤씨는 지난해초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시행이후 현재까지 사망사고가 총 7건 발생했고 이로인해 근로자 8명이 목숨을 잃었다. 이는 10대건설사 가운데 가장 많은 사망자수다.마 대표는 잇단 사망사고로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국정감사 증인으로 출석해 고개를 숙였다. 지난해 국감당시 "안전대책을 강화하고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지만 올해에도 사망사고가 이어져 책임론을 피할 수 없게 됐다.시공능력평가 순위하락도 마 대표에게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3위를 기록한 DL이앤씨는 올해 6위로 3계단 내려앉았다.평가항목인 △공사실적평가액 △경영평가액 △기술능력평가액 △신인도평가액이 전년대비 모두 하락했다. 시공능력평가액도 9조9589억원에서 9조5496억원으로 4.1% 감소했다.마 대표는 마케팅전문가로 LG전자에서 글로벌마케팅전략팀 상무와 한국마케팅담당 상무, 북미영업FD담당 전무 등을 역임했다. 2020년 11월 당시 대림산업 건설사업부 경영지원본부장으로 영입됐고 2021년 1월 DL이앤씨 대표이사에 올랐다.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건설·부동산시장이 워낙 불안정해 CEO들 거취도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면서도 "다만 회사 출범초기를 비교적 안정적으로 이끈 인사를 당장 교체하기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이어 "물론 DL이앤씨가 플랜트부문에 더욱 힘을 주고 있는 만큼 관련전문가를 영입하거나 내부인사를 위로 올릴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고 귀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