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판가격 5월부터 7개월째 마라톤 협상10만원 인하된 톤당 90만원대 예상…이르면 이번 주 결론높아진 국산 후판에 中·日 후판 수입 확대 카드 ‘만지작’
  • ▲ 조선소에서 한 직원이 선박건조 작업을 하고 있다. ⓒ뉴시스
    ▲ 조선소에서 한 직원이 선박건조 작업을 하고 있다. ⓒ뉴시스
    조선업계와 철강업계 간 후판 가격 줄다리기가 조만간 결론이 날 전망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조선사와 철강사들은 올해 하반기 조선용 후판 가격 협상을 진행 중이다. 협상은 마무리 단계로, 이르면 이번 주 내로 합의점을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철광석 등 원자재 가격 변동 폭과 대외 환경 등을 고려해 양측이 톤(t)당 10만원 내외의 인하 방향으로 합의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철광석 가격은 후판가격을 결정하는 핵심지표다. 후판은 선박제조에 쓰이는 두께 6mm 이상의 두꺼운 철판으로, 전체 선박 건조 비용의 약 20% 이상을 차지해 조선사의 수익성을 좌우한다.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후판가격이 톤당 1만원만 올라도 초대형유조선은 약 3억6000만원, 초대형컨테이너선의 약 5억원의 원가 상승으로 이어진다.

    후판 가격 협상은 매년 상·하반기로 나눠 두 차례 진행하는데, 통상 2~3개월 안에 마무리된다. 그러나 올해 협상은 두 업계 간 이견이 커 협상이 장기화되고 있다.

    철강사는 원자재 상승과 전력비용 상승으로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주요 원자재인 철광석 가격 흐름을 보면 올해 1월 톤당 120달러이던 철광석은 5월 100달러대까지 하락했다가 이후 반등해 이달 24일 기준 134달러까지 오른 상태다.

    조선사 입장에서는 철강재 수요 둔화로 재고가 늘어나는데다 중국, 일본 등 수입산과 비교해 국산 후판의 가격이 지나치게 높다고 주장하고 있다. 

    중국산 후판의 경우 일부 계약이 톤당 70만원 후반에 유입되는 등 100만원대의 국내산 후판 보다 더 저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산 후판 역시 엔저 효과로 가격 경쟁력이 높아진 상태다.

    실제로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중국산 후판 수입량은 92만톤으로, 1년 전(64만톤)보다 43.7% 증가했다.

    조선업계는 국산 후판과 중국, 일본산 후판을 시장 상황에 따라 비중을 조절하며 함께 사용한다. 국내산 후판 가격이 급속히 상승하자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수입 후판 비중을 늘린 것으로 풀이된다. 조선업계 입장에서는 수입 후판 비중을 늘릴 수 있다는 점을 유리한 카드로 활용해 협상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후판 가격은 선박 건조에 많은 원가 비중을 차지하는 특성상 수익성과 직결되는 문제”라며 “작년부터 후판 가격 인상이 이어지면서 기존에 수주했던 선박 물량의 수익성이 확보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