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 컨트롤타워 'CA협의체' 대대적 개편SK그룹 '수펙스추구협의회' 판박이… '전문성·책임' 강조계열사 많은 공통점… '제2의 도약' 관심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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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가 국내 재계 서열 2위 SK를 벤치마킹해 조직을 재정비한다. 스타트업 때를 벗고 본격적으로 대기업에 걸맞은 체계를 갖추게 될 전망이다.카카오가 SK를 표방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분석된다. 먼저 카카오와 SK는 계열사가 각각 100개, 200개가 넘을 정도로 지배구조가 복잡하고 공격적인 경영스타일을 구사한다는 공통점이 있다.또 카카오는 김범수 창업자가 현재 검찰에 송치된 만큼 사법리스크에 특화된 조직개편이 절실한 상태다. SK는 지난 2013년 최태원 회장이 수감됐을 당시 조직개편을 통해 2년 7개월간의 경영공백에 성공적으로 대응했다. 카카오에게 SK는 모범답안인 셈이다.3일 카카오에 따르면 회사는 컨트롤타워인 ‘CA협의체’를 전면 개편한다. 기존 CA협의체는 카카오 그룹 내 계열사 경영 문제를 조율·권고하는 기구에 머물러 있었다. 하지만 앞으로는 그룹 전체를 관리·감독하는 권한을 갖게 된다.카카오는 CA협의체 산하에 경영쇄신위원회, 전략위원회 등 다양한 위원회를 둘 예정이다. 위원회는 기존에 자율경영을 했던 계열사들을 그룹차원에서 관리하는 역할을 맡는다. 위원장은 계열사의 의사결정에 개입하고, 계열사 대표와 함께 경영성과에 연대책임을 지게 된다.이는 SK가 ‘SK수펙스추구협의회(이하 SK수펙스)’를 운영하고, 산하에 다양한 위원회를 둬 그룹을 운영하는 것과 유사하다. 2013년 공식 출범한 SK수펙스는 산하에 ▲환경사업위원회 ▲인재육성위원회 ▲Comm.위원회 ▲SV위원회 ▲ICT 위원회 ▲Governance위원회 총 6개 위원회를 두고 있다.SK는 지난해 2월 기준 계열사가 200개가 넘을 정도로 지배구조가 복잡하다. SK수펙스와 산하 6개 위원회는 ‘따로 또 같이’라는 슬로건 아래 그룹을 하나로 운영한다. SK수펙스는 그룹 주요 계열사 대표로 구성돼있어 전문성을 극대화한다.카카오는 지난달 기준 SM엔터테인먼트 포함 계열사가 138개일 정도로 몸집이 비대하다. 그만큼 다양한 계열사가 존재하고 전문분야도 천차만별이다. 카카오는 이를 오히려 장점을 살린다는 방침이다. 카카오는 CA협의체 산하 위원회를 주요 13개 계열사 대표들로 채워 전문성을 극대화할 예정이다.SK수펙스는 지난 2013년 최태원 회장이 회사자금 456억원을 횡령해 실형을 선고받고 장장 2년 7개월 동안 복역했을 당시 그룹의 중심을 잡으며 위기를 극복했다.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도 SM엔터테인먼트 시세조종 혐의로 지난해 11월 검찰에 송치돼 수사를 받고 있는데, 향후 사법리스크가 심화될 시 CA협의체가 그룹을 이끌어갈 것으로 전망된다.특히 카카오가 정신아 카카오 대표 내정자를 CA협의체의 공동의장으로 선임한 점이 눈에 띈다. 이로써 CA협의체 의장은 정 내정자와 김 창업자 두 명으로 구성된다. 즉 유사시 김 창업자의 공백이 발생해도 CA협의체는 정 내정자 단독 의장체제로 전환해 대응이 가능해진다.김 창업자는 이번 조직개편과 관련해 "사회의 눈높이와 신뢰에 부합하는 성장 방향과 경영 체계가 필요하다"며 “인적 쇄신을 비롯해 거버넌스, 브랜드, 기업문화 등 영역에서의 쇄신을 이끌어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