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연속 내린 홍콩증시 올해도 고전활기 잃은 시장에 기업도 증권사도 떠나19조3천억 홍콩 ELS 올해부터 잇따라 만기
  • 홍콩증시가 하락 곡선을 지속하고 있다.

    4년째 하락세를 지속해온 증시는 올해 들어서도 항셍지수와 홍콩 H지수 역시 나란히 5% 대 하락 중이다.

    홍콩증시는 중국본토와 더불어 미·중 무역 갈등이 심화되고 부동산 위기, 내수 부진 및 수출 둔화가 이어지며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해에만 약 20% 내렸다. 지난해 일본 닛케이225가 27% 상승했고 코스피지수가 13% 상승한 것을 감안하면 더욱 심각한 상황이다.

    장기적 관점에서도 시장은 눈에 띄게 활력을 잃어가는 분위기다.

    지난해 홍콩 증시 신규 상장을 통한 기업들의 자금 조달 규모가 22년 만에 최저 수준인 58억8000만 달러(약 7조7000억원)를 기록하면서 자금줄이 막힌 중국 기업들의 경영난이 가중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신규상장이 정점을 찍었던 2010년 679억5000만 달러(약 89조원), 코로나19 확산 초반이던 2020년에도 516억3000만 달러(약 67조7000억원)와 비교해도 눈에 띄게 급감한 수준이다.

    홍콩증시를 떠나는 기업들과 증권사들도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지난해 총 55개사가 상장폐지됐는데 그 중 12개는 자발적 상장폐지였다.

    문을 닫은 증권사들도 2022년 49개에 이어 지난해도 30여곳으로 집계됐다.

    거래가 급감해 수입이 사라지고, 증권사들이 문을 닫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홍콩에 상장한 중국 국영기업들이 잇따라 민영화를 준비 중인 점도 악재다. 민영화가 완료되면 홍콩증시를 떠날 가능성이 높다.

    이런 상황에서 H지수를 추종하는 국내 H지수 ELS(주가연계증권) 상품도 비상이 걸린 상황이다. 금융감독원이 발벗고 현장감사에 나설 정도로 상황이 좋지 않다.

    현재 해당 ELS는 올해 만기를 앞두면서 수조원대 손실이 현실화되고 있다.

    금융업계에 따르면 홍콩H지수 ELS의 총 판매 잔액은 19조3000억원으로 이 중 절반이 넘는 55.8%(10조8000억원)이 원금 손실구간(녹인)에 진입했다.

    2021년 초부터 판매된 상품은 올해 1분기 3조9000억원, 2분기 6조3000억원 등 줄줄이 만기를 앞두고 있다.

    H지수 편입 ELS는 2021년 1만2000포인트를 넘었지만 지난해 연말 절반 수준인 5768.50포인트로 급락한 바 있다. 현재 홍콩H지수 가입자는 10만명에 이를 것으로 파악된다.